하얀 콩찜에 붉은 소스를 올리는 시간
밤에 검은눈콩을 물에 담가 두면, 다음 날 아침 주방은 조금 서아프리카의 준비실이 돼요. 물을 갈아 가며 콩을 비비면 얇은 껍질이 뜨고, 그릇 바닥에는 하얀 콩만 남아요. 거기서 기름에 튀기면 아카라(일본어)이고, 찜기로 향하면 에쿠루(Ekuru)가 돼요.
에쿠루는 나이지리아 남서부 요루바 지역에서 즐겨 먹는 하얀 콩찜이에요. 껍질을 벗긴 검은눈콩을 되직한 반죽으로 만들어, 기름이나 고추를 반죽에 섞지 않고 하얀 채로 쪄요. 먹을 때는 붉은 아타딘딘(Ata dindin) 같은 볶은 고추 소스를 올리기 때문에 접시 위에서 흰색과 붉은색의 대비가 뚜렷하게 나타나요.

나이지리아 요리 중에서 졸로프 라이스의 붉은 밥, 수야의 구운 향, 에구시 수프(일본어)의 진한 씨앗 수프에 비하면 에쿠루는 꽤 조용한 요리예요. 다만 조용한 만큼 얼버무릴 수가 없어요. 물을 너무 넣으면 단단해지지 않고, 공기를 넣지 않으면 무거워지고, 찜이 거칠면 갈라져요.
이 글에서는 구하기 쉬운 검은눈콩, 내열 컵, 가정용 찜기로 에쿠루를 만들어요. 바나나 잎이 있으면 향이 가까워지지만, 없는 날은 그릇에 담아 쪄도 괜찮아요. 지켜야 할 것은 콩 껍질을 벗길 것, 되직한 반죽을 만들 것, 소스를 따로 진하게 마무리할 것. 이 세 가지예요.
에쿠루란 무엇인가
에쿠루는 영어권 설명에서 plain steamed bean pudding이나 white moin moin으로 소개되기도 해요. 모인모인(moin moin)도 검은눈콩을 쓰는 찜 요리지만, 기름, 고추, 양파, 생선, 달걀 등을 반죽에 넣어 붉은빛이나 속 재료를 갖게 하는 경우가 많아요. 에쿠루는 그 반대로 하얀 반죽을 가볍게 찌고, 매운 소스는 바깥에서 곁들여요.
현지 이름은 Ekuru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요루바의 가정 요리로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아요. 위키백과에서도 나이지리아 남서부 요루바의 콩 요리로 정리되어 있어요. 처음에는 '하얀 모인모인'이 아니라 '하얀 채로 쪄서 붉은 소스와 먹는 다른 요리'로 기억하는 편이 만들기 쉬워요.
| 요리 | 주된 익히기 | 반죽의 색과 맛 | 먹는 법 |
|---|---|---|---|
| 에쿠루 | 찐다 | 하얗다. 콩, 소금, 물이 중심 | 아타딘딘, 에코, 파프와 함께 |
| 모인모인 | 찐다 | 붉은빛이 돌고 기름이나 속 재료를 섞는 경우가 많다 | 그대로, 밥, 가리, 파프와 함께 |
| 아카라 | 튀긴다 | 양파나 고추를 넣은 콩 반죽 | 아침 식사, 빵, 파프, 고추 소스 |
이렇게 본체와 소스가 나뉘어 있어서, 에쿠루는 가족이 함께 먹는 날 조절하기 쉬운 요리이기도 해요.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붉은 소스를 많이, 아이나 매운 것이 약한 사람은 하얀 콩찜을 작게 떼어 소스를 조금만. 반죽 자체를 맵게 하지 않으니 식탁에서 맛의 폭을 만들 수 있어요. 집에서 재현할 때도 이 '하얀 본체와 붉은 소스를 나눈다'는 생각을 무너뜨리지 않는 편이 모인모인과의 차이가 보여요.
에쿠루는 기름을 줄이고 싶은 날의 콩 요리로도 쓸 수 있어요. 다만 담백하기만 한 요리는 아니에요. 붉은 소스를 제대로 졸여 기름이 배어 나오는 데까지 가져가면, 콩의 흰색과 소스의 향이 맞물려요.
재료(4인분)

주재료는 콩이에요. 대두, 땅콩, 다른 콩류에 반응이 있는 사람은 피하거나 의사의 지시를 따르세요. 소스에 말린 새우 가루나 크로피시 가루를 쓸 경우 갑각류 알레르기에 주의해요. 고추는 소량이라도 강하므로, 아이나 어르신과 먹는 날은 소스를 따로 담아 매운맛을 나중에 더해요.
장볼 때 눈여겨볼 것
에쿠루는 고기나 유제품을 따로 찾아야 하는 요리가 아니에요. 눈여겨볼 것은 가까운 곳에서 찾기 어려운 검은눈콩, 되직한 콩 반죽을 만들 수 있는 푸드 프로세서, 찜이 안정되는 찜기예요. 검은눈콩은 아카라, 가나의 레드레드, 와체(일본어)에도 쓸 수 있으니 한 봉지 있으면 서아프리카 요리의 입구가 넓어져요. 검은눈콩은 아프리카나 중동 식료품점, 곡물 가게, 온라인에서 찾을 수 있어요.
껍질을 벗긴 콩은 물을 적게 넣고 갈아야 해요. 보통 믹서로도 되지만, 안 돈다고 물을 너무 더하면 쪘을 때 단단해지지 않아요. 되직한 반죽을 만들 수 있는 작은 푸드 프로세서가 있으면 아카라나 향미 페이스트에도 돌려 쓸 수 있어요.
에쿠루는 찜이 약하면 가운데가 무르고, 너무 세면 갈라지기 쉬워요. 2단 찜기는 잎에 싼 것과 내열 컵을 나란히 놓기 편해요.
만드는 법
에쿠루의 실패는 수분이 많음, 공기 부족, 찜이 거침, 이 세 가지에 모여요. 콩은 전날 밤 불려 두고, 당일 껍질을 벗긴 뒤 단숨에 찌면 순서가 편해요. 소스는 찌는 동안 만들어요.
집 주방에서 본고장에 가깝게 하는 갈림길 표
에쿠루는 재료를 늘려 화려하게 하기보다 하얀 콩 반죽을 가볍게 찌는 쪽으로 맞추는 편이 현지다움이 남아요. 장볼 때 망설여지는 부분은 지킬 것과 바꿀 것을 나누어 생각해요.
| 망설여지는 점 | 지키고 싶은 것 | 집에서의 현실적인 답 |
|---|---|---|
| 검은눈콩이 없다 | 껍질을 벗기면 하얗고 가벼운 콩 반죽이 되는 것 | 흰강낭콩보다 검은눈콩을 찾는 쪽이 가깝다 |
| 바나나 잎이 없다 | 증기로 폭신하게 굳히는 것 | 내열 컵에 기름을 얇게 발라 찐다 |
| 고추가 너무 맵다 | 매운맛은 소스 쪽에서 조절하는 것 | 반죽에 넣지 않고 소스를 따로 담는다 |
| 붉은 팜유가 없다 | 소스를 제대로 졸이는 것 | 쌀겨유로 만들고 색과 향은 파프리카와 졸임으로 보충한다 |
| 에코나 파프가 없다 | 하얀 콩을 받쳐 줄 곡물을 곁들이는 것 | 부드러운 밥, 옥수수 전분 죽, 묽은 폴렌타 |
붉은 팜유를 쓰면 향이 가까워지지만, 처음부터 필수로 하면 장보기의 벽이 높아져요. 에쿠루 본체의 흰색, 반죽의 농도, 소스를 따로 졸이는 구성만 지키면 집 주방에서도 충분히 요리로 성립해요.
실패 원인

쪘는데 물기가 많다
반죽의 물이 많거나 찌는 시간이 부족해요. 휘저을 때의 물은 100ml부터 시작하고, 칼날이 돌지 않을 때만 큰술 1씩 더해요. 다 쪘을 때 꼬치에 하얀 반죽이 달라붙으면 중불로 5분 더해요. 도중에 물이 줄면 불이 약해져 가운데가 잘 굳지 않아요.
단면이 꽉 차고 무겁다
껍질이 많이 남았거나, 젓기가 부족하거나, 콩이 충분히 불지 않았을 수 있어요. 껍질은 완벽하지 않아도 되지만 8할 이상은 벗기고 싶어요. 반죽으로 만든 뒤 소금을 넣고 3분쯤 세게 저어 흰빛과 잔 거품을 확인해요.
표면이 갈라진다
컵에 너무 채웠거나 증기가 너무 세요. 반죽은 8할에서 멈추고 위에 1.5cm쯤 여백을 남겨요. 증기가 오르면 센 불로 두지 말고 중불로 낮춰요. 갈라져도 먹을 수 있지만 마르기 쉬우니 소스를 조금 넉넉히 곁들여요.
소스가 묽다
토마토와 파프리카의 수분이 날아가지 않았어요. 약한 중불로 12~14분 졸여, 나무 주걱으로 바닥을 훑었을 때 순간 길이 남을 때까지 불을 넣어요. 기름이 가장자리에 붉게 배어 나오면 콩의 흰색에 지지 않는 맛이 돼요.
먹는 법, 보관, 상차림

에쿠루는 뜨거울 때 붉은 소스를 올려 먹는 것이 가장 어우러져요. 하얀 콩 반죽만 먹으면 허전하므로, 소스는 조금이 아니라 한 입마다 조금씩 묻을 만큼 준비해요. 에코나 파프가 있으면 현지 식탁에 가까워지지만, 부드러운 밥이나 묽은 폴렌타로도 매운맛을 받쳐 주는 역할을 해요.
상차림으로 한다면 에쿠루를 전채처럼 소량 내고, 주식에 졸로프 라이스를 두면 붉은 밥과 하얀 콩의 대비가 살아요. 가벼운 점심이라면 아바차(일본어) 같은 신맛 있는 샐러드류를 옆에 두면 콩과 기름의 무거움이 끊어져요.
| 상태 | 보관 기준 | 다시 데우기 |
|---|---|---|
| 갓 쪘을 때 | 바로 먹는다 | 3분 쉬게 하고 소스를 곁들인다 |
| 냉장 | 2일 | 찜기에서 중불 5–7분. 전자레인지라면 600W로 40–60초 |
| 냉동 | 2주 | 냉장고에서 반쯤 해동하고 중불로 8–10분 다시 찐다 |
| 소스 | 냉장 3일 | 작은 냄비에 약불로 3분. 보글보글하면 끈다 |
보관할 때는 에쿠루와 소스를 나눠요. 소스를 올린 채 냉장하면 표면이 눅눅해지고 하얀 반죽의 향이 흐려져요. 다음 날 먹는다면 에쿠루를 다시 찌고, 소스는 따로 데운 뒤 합쳐요.
자주 묻는 질문
Q1. 검은눈콩 껍질은 전부 벗기지 않으면 만들 수 없나요?
전부가 아니어도 만들 수 있지만, 껍질이 많으면 회색빛이 돌고 식감이 무거워져요. 집에서는 8할 이상을 목표로 하세요. 물속에서 비비고 떠오른 껍질을 몇 번 흘려보내면 빨리 진행돼요.
Q2. 통조림 콩으로 만들 수 있나요?
추천하지 않아요. 통조림 콩은 이미 가열되어 있고 수분이 많아서 되직한 반죽을 만들기 어려워요. 에쿠루는 말린 검은눈콩을 불려 껍질을 벗긴 뒤 으깨는 요리로 생각하는 편이 실패가 적어요.
Q3. 모인모인과 같은 요리인가요?
가까운 콩찜이지만 같게 다루지 않는 편이 만들기 쉬워요. 모인모인은 기름, 고추, 생선, 달걀 등을 반죽에 넣기도 해요. 에쿠루는 하얀 채로 찌고 붉은 소스를 바깥에서 합치는 것이 특징이에요.
Q4. 바나나 잎이 없는 날은 어떻게 하나요?
내열 컵으로 만들 수 있어요. 안쪽에 식물성 기름을 얇게 바르고 반죽을 8할까지 넣어 쪄요. 잎의 향은 나지 않지만 하얀 콩찜으로서의 식감은 재현할 수 있어요.
Q5. 소스 없이도 먹을 수 있나요?
먹을 수는 있지만 꽤 담백해요. 소금 간을 한 콩찜으로는 성립해도, 에쿠루다운 식탁에는 붉은 소스가 있으면 좋아요. 매운맛을 약하게 하는 경우에도 파프리카, 양파, 기름을 졸인 소스는 곁들이세요.
Q6. 남은 검은눈콩은 어디에 쓸 수 있나요?
같은 나이지리아라면 아카라(일본어), 가나라면 레드레드나 와체(일본어)에 쓸 수 있어요. 콩 껍질 벗기기에 익숙해지면 튀기기, 찌기, 끓이기의 차이가 보이고, 서아프리카의 콩 요리가 단번에 만들기 쉬워져요.
참고 자료
- Wikipedia, "Ekuru", https://en.wikipedia.org/wiki/Ekuru
- Nigerian Food TV, "Ekuru - How to Make Ekuru", https://www.nigerianfoodtv.com/ekuru-how-to-make-ekuru-plain-steamed/
- Sisiyemmie, "Ekuru Recipe: How to Cook Ekuru aka Ofuloju", https://sisiyemmie.com/2021/04/ekuru-recipe-how-to-cook-ekuru-aka.html
-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Ekuru", https://www.fao.org/in-action/inpho/resources/cookbook/detail/en/c/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