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김 기름에 반죽을 떨어뜨린 순간, 잔 거품이 생선 둘레를 감싸요. 몇 분 뒤 망에 건지면 튀김옷은 옅은 황금빛으로 바뀌고, 칼을 넣은 흰 살에서 김이 올라와요. 옆에는 바깥만 바삭한 굵은 칩스가 쌓여 있고, 소금과 식초 향이 피어올라요.
피시 앤 칩스(fish and chips)는 생선튀김과 감자를 같은 접시에 담기만 하는 요리가 아니에요. 생선은 폭신하게, 튀김옷은 가볍게, 칩스는 속이 포슬포슬하게. 이 세 가지 식감을 서로 다른 온도로 따로 만들어 먹기 직전에 합치는 데 집에서 재현하는 재미가 있어요.
런던의 가게에서 볼 수 있는 몰트 식초, 북부에서 선택되기 쉬운 해덕(haddock), 지역에 따라 곁들이는 머시 피(mushy peas)나 카레 소스까지 알면 같은 이름의 한 접시가 땅마다 조금씩 다른 이유도 보여요. 차가운 탄산수, 말린 감자, 기름 온도를 잘 구분해 쓰면 전용 튀김기가 없어도 식탁에 올릴 수 있어요.
생선과 칩스의 역사와 지역의 식탁

하나의 발명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음식 문화의 합류
튀김옷을 입혀 튀긴 생선이 영국에 전해진 경로에 대해, 런던 박물관은 16세기에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온 세파르디계 유대인의 요리 문화와의 연결을 소개해요. 금요일 밤에 먹는 흰살생선을 미리 튀겨 두는 지혜가 런던 음식 문화의 일부가 되었다는 설명이에요.
한편 가늘고 길게 썬 감자를 튀겨 파는 장사는 잉글랜드 북부에서도 퍼졌어요. 생선튀김과 칩스를 처음 조합한 가게에 대해서는 1860년에 런던 베스널 그린에서 조지프 말린(Joseph Malin)이 가게를 열었다는 설과 북부의 다른 가게를 시작점으로 보는 설이 나란히 있어요. 최초의 한 곳을 단정하기보다 19세기 도시에서 생선, 감자, 기름, 값싼 테이크아웃 음식이 갖춰져 일하는 사람들의 식사로 단숨에 퍼졌다고 보는 편이 실상에 가까워요.
튀긴 감자를 소스와 건더기의 받침으로 삼는 요리로는 캐나다의 푸틴(일본어)이 치즈 커드와 그레이비가 주인공이에요. 피시 앤 칩스는 감자를 굵게 썰어 생선과 같은 접시에 놓고 식초로 맛을 조여요. 이 차이를 나란히 놓으면 같은 '튀긴 감자'라도 식탁의 구성이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런던 박물관은 19세기에 트롤 어업과 냉장 기술이 생선 유통을 넓혔고, 1850년에 빌링스게이트 시장이 문을 열었다는 점도 설명해요. 해변의 관광 요리라는 인상이 강한 한 접시지만 원래는 시장, 항구, 공장, 주택가를 잇는 도시의 음식이었어요. 제1차·제2차 세계대전 중에도 배급 대상에서 제외되었다고 소개될 만큼 일상의 식사로 자리 잡아 갔어요.
북부는 해덕, 남부는 대구라는 기준
생선 이름을 정하지 않고 '흰살생선'이라고만 쓴 가게도 있지만, 대구(cod)와 해덕(haddock, 대구과의 흰살생선)은 맛과 육질이 달라요. Seafish의 영국 전역 조사에서는 스코틀랜드, 요크셔 일부, 미들랜즈에서는 해덕이 우세하고 그 밖의 지역에서는 대구가 많다고 정리돼 있어요. 대구는 두툼하고 순한 맛, 해덕은 살이 단단하고 훈제를 떠올리게 하는 향이 나기 쉬운 생선이에요.
| 지역·가게의 경향 | 생선의 선택 | 집에서의 판단 |
|---|---|---|
| 스코틀랜드 | 해덕이 주역이 되기 쉬워요 | 살이 단단한 필레를 고르고 튀김옷을 너무 두껍게 하지 않아요 |
| 요크셔·미들랜즈 일부 | 해덕이 눈에 띄어요 | 신맛이 강한 식초보다 소금을 먼저 소량 뿌려요 |
| 런던 등 많은 지역 | 대구가 기본이 되기 쉬워요 | 두께 2.5cm 안팎의 필레라면 익는 정도를 보기 쉬워요 |
| 가게별 메뉴 | 폴록, 헤이크, 플레이스 등도 나와요 | 이름이 표시된 생선을 고르고 살의 두께로 시간을 조절해요 |
생선을 살 때 대구라고 표시되지 않은 필레를 대구의 맛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어요. Seafish는 영국의 가게에서 대구, 해덕, 스캠피, 피시 케이크가 자주 다뤄지고 그 밖에도 헤이크, 플레이스, 폴록 등이 메뉴에 올라온다고 보고해요. 신선한 대구, 명태, 헤이크, 폴록을 후보로 하고 필레의 두께와 수분량을 우선해서 고르세요.
식초, 콩, 종이봉투가 만드는 가게의 기억
칩스에 뿌리는 것은 레몬만으로는 만들 수 없는 맥아 향을 지닌 몰트 식초예요. 머시 피는 콩의 모양을 완전히 으깨지 않고 생선의 기름을 받아 주는 부드러운 곁들임이에요. 타르타르 소스를 놓는 가게도 있고, 카레 소스, 그레이비, 튀김옷 조각인 스크랩스(scraps)를 곁들이는 가게도 있어요. 런던 박물관도 머시 피, 카레 소스, 스크랩스를 가게마다의 선택지로 들어요.
포장지에 배는 식초와 손에 쥐었을 때의 뜨거움도 음식 문화의 일부였어요. 지금은 식품용 포장재가 쓰이지만 요리의 구성은 변하지 않았어요. 생선을 먼저, 칩스를 나중에 튀기고, 산미는 마지막에 더한다. 이 순서를 지키면 집 접시에서도 가게 한 접시다운 윤곽이 나와요.
재료(4인분)

식초를 고르면 맛이 정해져요
몰트 식초는 영국다운 향을 만드는 재료지만 30ml밖에 쓰지 않으므로, 평소 튀김이나 드레싱에 식초를 쓰는지에 따라 살지 말지의 판단이 달라져요. 영국의 향을 우선한다면 수입 식료품점에서 몰트 식초를 찾고, 칩스 외에 쓸 계획이 없다면 화이트 와인 식초로 산미를 대체하세요. 쌀식초도 가능하지만 향이 둥글어져 맥아 쪽에서 멀어져요.
가까이서 살 수 있는 식초를 쓸 때는 처음부터 전량을 뿌리지 말고 접시 위에서 5ml씩 시험하세요. 신맛이 강하면 소금으로 조절하고, 약하면 더하는 편이 튀김옷을 눅눅하게 하지 않아요.
생선은 냉장고에서 해동하고, 쓴 도마와 칼은 세제로 씻은 뒤 다른 재료에 써요. 기름에서 연기가 나면 불을 끄고 냄비를 움직이지 말고 식히세요. 기름에 물을 넣거나 젖은 생선을 그대로 넣으면 튀고 불이 붙을 위험이 있어요. 밀가루, 생선, 마요네즈에는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것이 들어 있으니 표시를 확인하세요.
만드는 법: 감자는 두 번, 생선은 튀김옷을 입힌 순간에 튀겨요
튀김은 재료를 같은 냄비에 가득 넣는 요리가 아니에요. 감자는 속을 먼저 부드럽게 하고 표면을 말린 뒤 두 번 튀겨요. 생선은 튀김옷을 미리 많이 만들어 두지 말고 기름에 넣기 직전에 입혀요.
밑준비
튀기기
튀김옷과 칩스가 무거워졌을 때 되돌리는 법

튀김옷 배합을 바꾸기 전에 재료의 수분과 기름 온도를 봐요. 피시 앤 칩스의 실패는 가루의 종류보다 '젖은 생선을 넣었다', '냄비에 가득 채웠다', '망에서 김에 눌렸다' 중 하나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 상태 | 주된 원인 |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 |
|---|---|---|
| 칩스가 눅눅하고 기름져요 | 밑삶은 뒤 수분이 남았거나 기름에 너무 많이 넣었다 | 망에서 10분 말리고 185도C에서 1–2분만 다시 튀긴다 |
| 튀김옷이 생선에서 벗겨져요 | 생선 표면이 젖었거나 묻힌 가루가 두껍다 | 키친타월로 물기를 누르고 가루를 얇게 다시 턴다 |
| 겉만 짙고 속이 날것이에요 | 필레가 두껍거나 기름이 너무 뜨겁다 | 170–175도C로 낮추고 약한 거품으로 1–2분 추가한다 |
| 튀김옷이 끈적여요 | 탄산수가 미지근하거나 너무 섞었다 | 볼을 차게 하고 다음 생선에는 새 튀김옷을 소량만 쓴다 |
| 식초로 튀김옷이 금방 눅눅해져요 | 먹기 전에 전량을 끼얹었다 | 식초를 따로 내고 한입씩 찍는다 |
생선도 칩스도 튀긴 직후에 종이에 겹치면 바닥에서 나온 김을 다시 빨아들여요. 금속 망에 한 겹으로 놓고 생선은 튀김옷 면을 위로 하세요. 접시로 옮기는 것은 기름이 빠지고 표면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대면 사각거리는 30초에서 1분 뒤예요.
베이킹파우더가 없어도 박력분 150g, 전분 40g, 차가운 탄산수 270–300ml, 소금으로 만들 수 있어요. 튀김옷의 부풂은 줄지만 섞자마자 튀기고 생선을 냄비에 너무 많이 넣지 않으면 얇은 껍질이 돼요. 베이킹소다만 같은 양으로 바꾸면 쓴맛이 나기 쉬우니, 쓴다면 한 꼬집부터 시험해요.
머시 피와 소스로 식탁 꾸리기

콩은 너무 곱게 하지 마세요
영국의 머시 피는 냉동 완두콩을 가볍게 으깨는 간이 버전과 마른 마로팻 완두를 불려 끓이는 가게의 맛에서 인상이 달라져요. 마른 콩을 쓴다면 표시대로 하룻밤 물에 불리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삶은 뒤 소금을 넣어요. 베이킹소다를 쓰는 레시피도 있지만 너무 넣으면 콩 향이 사라지므로 처음에는 표시량을 지키거나 생략하세요.
냉동 완두콩은 2분 삶아 굵게 으깨기만 해도 생선 튀김옷과 어울리는 곁들임이 돼요. 완전한 페이스트가 아니라 절반쯤 알갱이가 남은 상태라면 칩스의 짠맛을 받아내면서 입안을 가볍게 할 수 있어요. 민트를 소량 더하면 상큼해지지만 영국의 가게를 재현하려면 먼저 콩과 소금만으로 맛을 보세요.
타르타르, 카레 소스, 그레이비
타르타르 소스는 생선의 기름을 산미로 끊는 역할을 해요. 마요네즈, 피클, 케이퍼, 양파를 섞어 냉장고에 15분 두면 양파의 매운맛이 어우러져요. 달걀을 쓰므로 생선을 다룬 기구와는 다른 깨끗한 숟가락으로 덜어 내세요.
카레 소스나 그레이비를 곁들이는 가게도 있지만, 주인공인 튀김옷을 맛보려면 첫 한 조각은 소금과 식초만으로 먹어요. 카레 가루를 튀김옷에 섞는 것은 가정의 응용으로 재미있지만 생선의 향과 몰트 식초의 조합에서는 멀어져요. 여럿이 먹는다면 소스를 따로 접시에 담아 각자 맛의 방향을 고르게 하면 무리가 없어요.
가정 주방에서 바꿔도 되는 곳, 남길 곳

맥주는 향, 탄산수는 다루기 쉬움
튀김옷에 맥주를 쓰면 맥아 향이 더해져 몰트 식초와의 연결이 만들기 쉬워요. 반면 탄산수라면 알코올을 피할 수 있고 맛이 깔끔해요. 둘 다 차가운 채로 쓰고, 가루와 섞은 뒤 오래 두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아이와 함께 먹는다면 맥주를 가열해도 알코올이 완전히 없어진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탄산수를 고르세요.
생선을 바꿀 때의 조절
대구나 해덕 필레가 없으면 명태, 헤이크, 폴록으로 만들 수 있어요. 살이 얇은 생선은 튀기는 시간을 줄이고, 두꺼운 생선은 튀김옷이 짙어지기 전에 기름을 170–175도C로 낮춰요. 냉동 생선은 냉장고에서 천천히 해동하고 나온 물기를 두 번 닦아요. 반쯤 언 채로 튀기면 튀김옷이 먼저 색이 나고 속은 차가운 채로 남아요.
이름을 알 수 없는 필레를 쓸 때는 판매 표시를 확인하세요. Seafish는 음식점이 메뉴에 대구나 해덕 같은 특정 생선 이름을 표시하는 경우, 그 명칭이 해당 어종이어야 한다고 설명해요. 집에서도 표시가 '흰살생선'이라면 '대구 같은 것'이라 단정하지 말고 어종에 맞춰 익는 정도를 보세요.
튀기지 않는 방법은 다른 요리로 생각하기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로 칩스를 굽고 생선에 빵가루를 입히는 방법도 있어요. 기름 양을 줄일 수 있지만 깊은 기름 속에서 튀김옷이 부푸는 영국식과는 식감이 달라요. 튀김을 피하고 싶은 날에는 충분한 대안이지만 같은 요리의 실패를 줄이는 방법은 아니에요. 구울 때도 감자는 수분을 빼고 생선은 중심까지 불투명해진 것을 확인하세요.
보관과 다시 먹기

피시 앤 칩스는 튀긴 직후가 가장 맛있고, 보관은 맛과 식감의 타협이에요. 남으면 생선과 칩스를 나누어 망 위에서 김을 빼고, 얕은 보관 용기에 옮겨 냉장해요. 실온에 오래 두지 말고 다음 날까지를 기준으로 먹어요. 타르타르 소스와 머시 피도 따로 용기에 담아요.
다시 먹을 때는 생선을 망에 놓고 200도C 오븐에서 10–15분, 칩스는 같은 온도에서 8–10분 데워요. 생선의 두께에 따라 시간을 바꾸고, 중심이 불투명하고 포크로 살이 풀리는 상태를 확인하세요. 전자레인지만 쓰면 튀김옷이 눅눅해져 부드러워지므로 쓰더라도 짧게 예열하는 데 그치고, 마지막은 오븐이나 토스터로 표면을 말려요.
자주 묻는 질문

대구와 해덕 중 어느 쪽이 좋은가요?
어느 쪽으로도 만들 수 있어요. 대구는 두꺼운 필레를 구하기 쉽고 맛이 순하며, 해덕은 살이 단단하고 생선의 향을 즐기기 쉬운 생선이에요. 영국의 지역 차이를 의식한다면 스코틀랜드와 북부 쪽은 해덕, 런던의 기본에 가깝게 하려면 대구를 고르세요. 살 때는 어종보다 뼈가 없고 두께가 고른 것을 우선하세요.
맥주 없이도 튀김옷이 바삭한가요?
차가운 무가당 탄산수로 만들 수 있어요. 맥주의 맥아 향은 없어지지만 튀김옷은 가볍게 완성돼요. 박력분 150g, 전분 40g에 탄산수 300ml를 합쳐 가루가 보이지 않게 되는 곳에서 섞기를 멈춰요. 탄산이 빠지기 전에 튀기기 시작하면 튀김옷 표면이 굳기 쉬워요.
몰트 식초가 없어요.
화이트 와인 식초를 조금씩 쓸 수 있어요. 산미의 방향은 가까워지지만 맥아 향까지는 재현되지 않아요. 쌀식초라면 더 둥근 맛이 되므로 처음에는 5ml만 뿌리고 소금과 레몬을 따로 시험하세요. 갓 튀긴 것에 한 번에 전량을 끼얹지 않는 것이 튀김옷을 지키는 포인트예요.
베이킹파우더 없이도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어요. 튀김옷의 부풂이 약해지므로 박력분과 전분을 섞고 탄산수를 차가운 채로 더해 바로 튀겨요. 베이킹소다를 많이 넣어 대신하면 쓴맛이나 짙은 색이 나기 쉬우니, 쓴다면 한 꼬집부터 조절하세요. 글루텐을 피해야 한다면 밀가루를 쌀가루로 바꾸고 기구와 기름의 공용을 피하세요.
남은 것을 냉동할 수 있나요?
냉동하면 튀김옷과 칩스의 식감이 떨어지기 쉬우므로 냉장해서 다음 날까지 먹는 방법을 우선해요. 꼭 냉동한다면 생선과 칩스를 완전히 나누고 식힌 뒤 싸세요. 해동하지 않고 오븐에서 데워 중심까지 뜨거워지고 생선 살이 불투명해진 것을 확인하세요. 재냉동은 피하세요.
참고 자료
- London Museum「How London got hooked on fish & chips」(2026년 8월 21일 참조·확인)
- National Federation of Fish Friers「About NFFF」(2026년 8월 21일 참조·확인)
- Seafish「Seafish publishes landmark study of the UK’s favourite takeaway meal」(2026년 8월 21일 참조·확인)
- Food Standards Agency「Cooking your food」(2026년 8월 21일 참조·확인)
- BBC Good Food「Classic fish & chips」(2026년 8월 21일 참조·확인)
- Waitrose & Partners「Fish & Chips With Tartare Sauce」(2026년 8월 21일 참조·확인)
- Great British Chefs「Gluten-free fish and chips recipe」(2026년 8월 21일 참조·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