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채 밝기 전에 길모퉁이에서 숯이 붉어지기 시작해요. 석쇠 위에 늘어선 것은 달콤한 양념을 두른 얇게 썬 돼지고기. 기름이 숯에 떨어질 때마다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탄 설탕과 마늘 냄새가 길 건너까지 흘러가요. 접시에 밥을 담고 구운 돼지고기를 올리고, 새콤달콤한 절임을 한 젓가락. 옆에는 작은 그릇에 담은 국. 캄보디아 사람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한 접시, 바이 삿 츠루크(돼지고기 밥)예요.
아침 8시가 지나면 사라지는, 연기 나는 노점

크메르어로 បាយសាច់ជ្រូក라고 쓰고, 뜻은 그대로 ‘밥과 돼지고기’예요. 이름에 꾸밈은 없지만 캄보디아에서 가장 친근한 아침 식사 중 하나로, 수도 프놈펜에서는 길모퉁이 곳곳에서 팔아요. 방콕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음식을 취재해 온 오스틴 부시(Austin Bush)는 캄보디아 사람들은 일찍 일어나기 때문에 아침 8시가 지나면 만드는 사람도 먹는 사람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써요. 노점은 동틀 녘에 석쇠에 불을 넣고 아침 안에 다 팔고 문을 닫아요.
양념은 가게마다 조금씩 달라요. 기본은 간장과 팜 슈거의 단짠 조합이고, 거기에 코코넛 밀크를 더하는 가게도 있고 피시 소스와 마늘을 강하게 쓰는 가게도 있어요. 지역에 따라서도 배합이 바뀐다고 하며, 하나로 정해진 맛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공통점은 돼지고기를 얇게 썰어 설탕이 타서 윤기가 날 때까지 숯불에서 제대로 굽는 것이에요. 석쇠에 떨어진 코코넛 밀크와 돼지기름이 연기가 되어 고기에 고소함을 옮겨요.
노점의 밥은 알이 짧은 싸라기쌀인 경우가 많다고 해요. 원래 싼 쌀을 쓰던 흔적이라고도 하지만, 지금은 그 포슬포슬한 식감이 이 요리다움의 하나가 되었어요.
이 요리를 이름 이상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곁들이는 것들이에요. 작은 접시의 절임은 오이, 당근, 무를 새콤달콤하게 절인 것으로, 구운 돼지고기의 단맛과 기름을 신맛이 산뜻하게 바꿔 줘요. 가게에 따라서는 풋망고 채와 어성초 종류의 허브(fish mint)를 합친 신맛이 강한 절임을 내는 곳도 있어요. 국은 옆 국수집에서 나눠 받기도 한다고 오스틴 부시가 쓴 것도 노점다운 이야기예요. 맑은 닭 육수에 무와 튀긴 양파를 띄워 내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예요.
집 부엌에서 만들 때 알아 둘 것

숯불이 없어도 그릴 팬이나 두꺼운 프라이팬으로 충분히 맛있게 구울 수 있어요. 다만 양념에는 설탕과 코코넛 밀크가 듬뿍 들어 있어서 센 불에서 단숨에 구우면 속보다 먼저 겉이 타요. 중불보다 약간 센 불로, 고기 한 면에 색이 나면 뒤집는 것을 지키세요.
돼지고기는 기름이 알맞게 섞인 목살이 어울려요. 호주 요리 매체 SBS Food의 레시피는 돼지 목덜미(pork neck)를 쓰지만, 슈퍼마켓에서 같은 부위를 찾기는 어려우니 비슷한 육질의 목살로 대신해요. 두께는 5mm 안팎이 기준이에요. 샤브샤브용처럼 너무 얇으면 굽는 동안 줄어들어 단단해지고, 1cm를 넘으면 양념의 단맛이 속까지 닿기 어려워요.
팜 슈거는 덩어리로 파는 경우가 많은 설탕이에요. 칼등으로 긁거나 강판에 굵게 갈아서 계량하면 양념에 잘 녹아요. 찾지 못하면 같은 무게의 황설탕이나 흑설탕으로 만들 수 있어요. 깊은 맛이 나는 갈색 설탕을 고르면 노점의 단맛에 가까워져요.
코코넛 밀크는 캔 제품이 가장 편해요. 열면 위에 굳은 지방이 떠 있는 경우가 있으니 잘 섞어서 계량하세요. 피시 소스는 태국 요리용 생선 간장으로, 슈퍼마켓 에스닉 코너에서도 보이게 되었어요. 노점의 싸라기쌀에 가깝게 하고 싶다면 태국 재스민 쌀을 쓰면 향이 가까워요. 평소의 흰밥도 물론 잘 어울려요.
재료(4인분)

돼지고기와 양념의 분량은 SBS Food에 실린 피비 우드(Phoebe Wood)의 레시피(6인분)를 바탕으로 해요. 1인당 돼지고기 150g으로 잡고, 가정용으로 4인분에 딱 맞게 쓰도록 배합했어요.
이 요리에는 대두와 밀(간장), 생선(피시 소스)이 들어가요. 코코넛 밀크는 코코넛이 원료예요. 절임의 붉은 고추는 씨째 넣으면 많이 매우니, 아이가 먹는다면 빼세요.
바이 삿 츠루크 만드는 법
절임과 돼지고기는 둘 다 전날 밤에 준비하는 것이 기본이에요. 작업 시간은 밑준비 약 40분, 굽기와 담기 약 20분이지만, 돼지고기를 냉장고에서 하룻밤(약 12시간) 재우므로 전체로는 약 13시간을 잡아요. 아침에는 밥을 데우고 고기를 굽기만 하면 식탁이 차려져요.
돼지고기는 날로 먹을 수 없어요. 일본 후생노동성은 돼지고기를 중심부의 색이 변할 때까지 가열하고, 중심부를 75°C에서 1분 이상 가열하도록 당부해요. 얇게 썬 것이라도 구운 색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가장 두꺼운 부분을 잘라 속 색을 확인하세요. 요리용 온도계가 있으면 중심 온도를 재면 더 확실해요.
양념에 설탕이 많아서 프라이팬 표면에 탄 찌꺼기가 쌓여요. 두 번째 이후를 굽기 전에 키친타월로 탄 찌꺼기를 닦아 내세요. 탄 찌꺼기를 둔 채 다음을 구우면 쓴맛이 옮겨 가요.
구운 맛을 좌우하는 것은 불 조절과 기름

노점의 석쇠 구이와 집 프라이팬의 가장 큰 차이는 기름이 가는 곳이에요. 석쇠에서는 떨어진 기름이 숯 위에서 연기가 되어 고기에 향을 되돌려 줘요. 프라이팬에서는 기름이 고기 둘레에 고여 굽는다기보다 튀기듯 굽게 돼요. 그릴 팬의 홈은 이 기름을 고기에서 떨어뜨려 주니 표면이 마르고 고소하게 구워지는 것이 장점이에요. 프라이팬으로 구울 때는 고인 기름을 가끔 키친타월로 빨아들이세요.
색의 기준은 군데군데 탄 줄이 들어가고 전체는 짙은 호박색. 양념에 든 코코넛 밀크는 타면 달고 고소한 냄새를 내지만 너무 태우면 써져요. 오스틴 부시는 노점의 돼지고기를 “꽤 마를 때까지 굽는다”고 표현해요. 촉촉하고 부드러운 일본식 생강구이와는 달리, 조금 씹는 맛이 날 정도까지 굽는 편이 밥과 절임의 조합이 살아나요.
생선 구이 그릴로도 구울 수 있어요. 석쇠에 알루미늄 포일을 깔면 양념이 떨어져 연기가 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포일 위에 겹치지 않게 늘어놓고, 중불에서 한 면 4–5분을 기준으로 색을 보며 뒤집으세요.
먹는 법과 곁들이는 것

먹을 때는 돼지고기와 밥을 한 입씩, 사이사이에 절임의 신맛과 국의 따뜻함을 끼워 넣어요. 이 오감이 달게 구운 고기를 끝까지 질리지 않게 해 줘요. 노점에 따라서는 구운 고기 위에 양념을 큰술 2쯤 끼얹거나 다진 돼지고기를 더하기도 한다고 해요. 집에서 같은 것을 하려면 양념을 작은 냄비에 옮겨 1분 이상 확실히 끓여 익힌 뒤에 쓰세요.
SBS Food의 레시피는 볶은 건조 코코넛을 뿌려 먹는 법도 소개해요. 코코넛 파인을 프라이팬에서 약불로 2–3분, 옅은 황금색이 될 때까지 볶으면 고소함이 더해져요. 식탁에는 고추를 넣은 피시 소스나 후추와 라임을 합친 소스를 놓아도 좋아요. 캄보디아 가정 요리를 한 가지 더 만든다면, 깍둑썰기한 소고기를 달콤매콤하게 볶는 록락(Lok Lak)(일본어)이나, 코코넛 밀크로 생선을 쪄 내는 아목(Amok)(일본어)도 같은 팜 슈거와 피시 소스를 돌려 쓸 수 있어요.
노점에서는 돼지고기 대신 닭고기를 구운 ‘닭고기 밥’을 내기도 해요. 같은 양념은 닭다리살에도 잘 어울려요. 닭고기로 만들 때는 속까지 익고 육즙이 투명해질 때까지 구우세요.
응용하는 즐거움

닭다리살로 만든다면 껍질을 떼고 두께 1cm쯤으로 펴서 같은 양념에 재워요. 굽는 시간은 한 면 5분쯤이 기준이고 돼지고기보다 조금 더 걸려요. 절임은 노점에 따라 풋망고 채를 쓴다고 소개돼요. 덜 익은 풋망고를 구하기 어려울 때는 대신 청사과를 가늘게 썰어 같은 절임물에 30분쯤 절이면 신맛과 아삭함이 있는 곁들임이 돼요.
도시락으로 한다면 구운 돼지고기를 충분히 식힌 뒤 밥에 올리고, 절임은 국물을 꼭 짜서 다른 용기에 담아요. 양념의 단맛 덕분에 식어도 고기가 단단해지기 어렵고, 식어도 맛있는 것도 이 요리의 좋은 점이에요.
자주 묻는 질문

하룻밤 재울 시간이 없을 때는?
최소한 3시간은 재우세요. 여행과 요리 사이트 Grantourismo의 레시피도 3시간 이상, 가능하면 하룻밤이라고 해요. 짧은 시간이라면 고기를 5mm보다 얇게 썰면 맛이 배기 쉬워요.
팜 슈거가 없다면?
같은 무게의 황설탕이나 흑설탕으로 만들 수 있어요. 하얀 백설탕으로도 만들 수 있지만 팜 슈거 특유의 깊은 맛이 옅어지고 단맛이 깔끔한 쪽으로 가요.
절임은 얼마나 오래 가나요?
SBS Food의 레시피에서는 열탕 소독한 병에 넣어 냉장하면 6주 간다고 해요. 다만 집의 용기와 냉장고 상태에 따라 달라지니, 깨끗한 젓가락으로 꺼내고 냄새나 색에 변화가 있으면 먹지 마세요.
구운 돼지고기는 미리 만들어 둘 수 있나요?
구운 돼지고기는 한 김 식힌 뒤 냉장고에 넣고 다음 날까지 먹으세요. 데울 때는 프라이팬에서 속까지 뜨거워질 때까지 다시 구워요. 재운 상태의 생돼지고기도 냉장으로 다음 날 안에 구우세요.
국은 꼭 곁들여야 하나요?
필수는 아니에요. 노점에서는 닭 국을 곁들여 내는 경우가 많지만, SBS Food의 레시피에서도 국은 ‘취향에 따라’예요. 닭 육수 가루를 뜨거운 물에 풀어 무나 파를 띄우기만 해도 아침 식탁다운 조합이 돼요.
참고 자료
- SBS Food, Phoebe Wood, “Pork and rice (bai sach chrouk),” 2015년 6월 25일 공개. (2026년 10월 22일 참조 및 확인) https://www.sbs.com.au/food/recipes/pork-and-rice-bai-sach-chrouk
- Austin Bush, “Bai sach chrouk,” Austin Bush Photography. (2026년 10월 22일 참조 및 확인) https://www.austinbushphotography.com/blog/blog/bai-sach-chrouk.html
- Grantourismo, “Cambodian Pork and Rice Recipe for Bai Sach Chrouk.” (2026년 10월 22일 참조 및 확인) https://grantourismotravels.com/cambodian-pork-and-rice-recipe
- Wikipedia, “Bay sach chruk.” (2026년 10월 22일 참조 및 확인) https://en.wikipedia.org/wiki/Bay_sach_chruk
- 일본 후생노동성, “소·돼지 간이나 돼지고기는 속까지 충분히 가열하세요”(음식점 게시용 리플릿). (2026년 10월 22일 참조 및 확인) https://www.mhlw.go.jp/file/06-Seisakujouhou-11120000-Iyakushokuhinkyoku/innsyokutenn.pd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