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식탁, 뚜껑을 열 때마다 계단이 한 칸씩 늘어나요
상상해 보세요. 찜기 뚜껑을 살짝 들어 올리면 하얀 김 너머로 연둣빛 면이 보여요. 거기에 다음 반죽을 붓고 다시 뚜껑을 닫아요. 금방 완성되는 과자는 아니에요. 하지만 아홉 번째 김을 빼고 칼을 넣은 단면에는 들인 수고가 그대로 줄무늬로 남아요.
태국의 카놈 찬(ขนมชั้น / Khanom Chan)은 쌀가루, 타피오카 전분, 코코넛 밀크, 설탕을 섞어 한 겹씩 찌는 과자예요. 식감은 일본의 우이로처럼 유연하면서 타피오카에서 오는 가벼운 탄력이 있어요. 판단을 넣은 초록 겹은 단맛보다 먼저 풋풋한 향이 올라와 흰 겹의 코코넛 맛을 잡아 줘요.
이 글에서 만드는 것은 18cm 사각 틀로 9겹을 쌓는 가정판이에요. 현지와 같은 재료를 모두 갖추기보다, 가루가 가라앉지 않게 하기, 겹마다 굳힌 뒤 다음 겹을 붓기, 뚜껑의 물방울을 떨어뜨리지 않기를 우선해요. 판단을 구하지 못한 날에도 흰 겹만으로 '카놈 찬다운 식감'을 먼저 확인할 수 있게 구성했어요.
태국 정부관광청은 태국어 '찬'이 '층·계층'을 뜻한다는 데서, 카놈 찬을 승진이나 경사, 그리고 그것을 비는 자리를 위한 과자로 소개해요. 중부에서 잘 알려진 과자지만, 집집마다 가게마다 가루 조합이나 색의 진하기가 달라요. 태국 정부관광청의 중부 음식 문화 소개(일본어)와 길한 과자 해설(일본어)을 읽으면, 겉모습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이름에 소원을 담는 식탁이 보여요.

- 판단 향을 우선한다면 냉동 잎을 찾아요. 찾지 못하면 흰 겹만으로도 만들 수 있어요.
- 탄력 있는 식감을 우선한다면 타피오카 전분을 감자 전분으로 너무 많이 대신하지 않아요.
- 단면을 예쁘게 하고 싶다면 18cm 사각 틀에 얇게 9번 나눠 부어요.
- 한 번만 만들 거라면 가지고 있는 감자 전분으로 시험해 봐도 돼요. 탄력 있는 식감을 재현하고 싶다면 타피오카 전분을 써요.
재료(18cm 사각 틀·9겹, 6인분)
현지 배합은 가정이나 가게마다 폭이 있어요. 여기서는 단맛을 줄이면서, 겹을 받쳐 주는 가루 비율과 코코넛 향을 알 수 있는 양으로 맞췄어요. 틀은 18cm 사각, 깊이 4cm 이상. 금속 사각 틀이든 내열 유리든 상관없지만, 찜기 안에서 수평으로 놓을 수 있는 것을 써요.

찌기 위해 준비할 것
| 도구·재료 | 기준 | 확인할 것 |
|---|---|---|
| 18cm 사각 틀 | 1개 | 찜기 안에서 뚜껑에 닿지 않는 높이 |
| 찜기 또는 대나무 찜기 | 24cm 이상 | 틀을 수평으로 놓을 수 있는 안지름 |
| 찜기용 물 | 1.5L | 9번 쪄도 물이 졸아 바닥나지 않는 양 |
| 뚜껑에 감을 면포 | 1장 | 물방울이 반죽에 떨어지지 않게 하는 깨끗한 것 |
| 고운 체 | 1개 | 판단 섬유와 가루 멍울을 걸러요 |
코코넛, 쌀, 타피오카를 써요. 칡 전분, 감자 전분, 코코넛 밀크는 제조 라인에서 밀, 유제품, 땅콩, 견과류를 다루기도 하니 필요한 사람은 제품 표시를 확인해 주세요. 판단 에센스나 색소를 쓸 때도 원재료 표시를 봐요. 다 찐 뒤에는 깨끗한 접시로 옮기고, 한 김 식으면 보관해요. 밀을 피해야 한다면 칡 전분·감자 전분·타피오카 전분을 포함해 포장의 '밀 함유' 표시까지 확인해 주세요.
대체한다면, 향과 식감을 나눠서 생각해요
판단은 초록색만 원한다면 식용 색소로도 낼 수 있지만, 풀을 떠올리게 하는 푸른 향까지는 되살아나지 않아요. 반대로 향이 없어도 흰 반죽을 예쁘게 찌면 카놈 찬의 식감은 잡을 수 있어요. 색과 향을 같은 문제로 다루지 않는 것이 장보기에 지치지 않는 요령이에요.
| 원하는 것 | 가장 가까운 선택 | 구할 수 없을 때 | 달라지는 점 |
|---|---|---|---|
| 판단의 향 | 냉동 판단 잎 30g | 흰 겹만으로 만들기 | 향과 초록색이 약해져요 |
| 판단의 초록색 | 판단 에센스를 표시대로 사용 | 식용 색소 아주 조금 | 색은 나지만 향은 나지 않아요 |
| 타피오카의 탄력 | 타피오카 전분 120g | 감자 전분 80g, 칡 전분 80g으로 | 투명감이 약하고 씹는 맛이 조금 달라져요 |
| 팜슈거의 향 | 팜슈거 110g | 비정제 설탕 110g | 단맛은 나지만 캐러멜 같은 향은 약해요 |
| 칡 전분 | 칡 전분 40g | 감자 전분 40g | 매끄러움보다 가벼움이 나요 |
한 번만 만든다면 감자 전분으로 시험해도 모양은 나와요. 다만 9겹의 '썰었을 때 살짝 되돌아오는 탄력'을 원한다면 타피오카 전분이 도움이 돼요. 감자 전분만으로 만들면 식감은 다른 과자에 가까워져요.
코코넛 밀크 고르는 법
코코넛 밀크는 무가당이고 400ml 안팎의 캔이며, 원재료가 코코넛과 물 중심인 것을 골라요. 향료가 든 음료용은 맞지 않아요.
찌는 도구 고르기
24cm 대나무 찜기는 18cm 사각 틀을 놓을 여유와 뚜껑에 면포를 감을 여유를 확보하기 쉬운 크기예요. 가지고 있는 깊은 냄비와 찜판으로도 만들 수 있어요. 찜기를 고를 때는 바깥지름이 아니라 안지름, 단 수, 뚜껑 높이, 집 냄비에 올라가는지를 확인해 주세요.
찜기나 틀에 따라 시간은 달라져요. 표면의 액체가 사라진다, 틀을 흔들어도 물결이 생기지 않는다, 건드리면 탄력이 돌아온다. 이 3가지가 갖춰지면 다음 겹으로 넘어가는 것이 안전해요.
실패했을 때 되돌리는 법
실패를 한 번에 판단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이 과자의 좋은 점이에요. 겹 하나마다 원인이 보이니 다음 겹에서 고칠 수 있어요.

겹이 번져요
앞 겹이 굳기 전에 다음 겹을 부었거나, 다음 반죽을 높은 곳에서 떨어뜨렸어요. 표면에 액체가 남아 있다면 찌는 시간을 2분 늘리고, 다음부터는 60~65ml로 줄여요. 이미 번진 겹은 되돌릴 수 없지만, 식은 뒤 썰면 전체가 한데 어우러져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겹이 두껍고 떡처럼 무거워요
한 겹의 양이 많거나, 타피오카 전분이 바닥에 가라앉아 진한 부분이 생겼어요. 다음에는 계량컵으로 재고, 붓기 전에 바닥부터 섞어요. 감자 전분으로 바꿨다면 투명감이 떨어지니, 흰 겹만의 과자로 즐기는 편이 무리가 없어요.
표면에 구멍이나 물방울 자국이 있어요
뚜껑에 면포를 감지 않아 맺힌 물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아요. 뚜껑을 닦으려고 여는 시간도 짧게 하고, 면포는 김 구멍을 막지 않게 감아요. 구멍이 작다면 마름모꼴로 썰면 잘 보이지 않아요.
초록색이 칙칙하고 향이 약해요
판단 물을 오래 두었거나, 코코넛 물이 너무 뜨거웠을 가능성이 있어요. 판단 물은 만들자마자 쓰고, 코코넛 물은 40℃ 이하로 식힌 뒤 섞어요. 잎이 없다면 색만 더하기보다 흰 겹으로 돌아가는 편이 맛이 자연스러워요.
먹는 법과 보관
칼을 넣은 직후에는 겹의 경계가 조금 촉촉해 보여요. 접시로 옮겨 10분쯤 두면 표면의 윤기가 차분해지고, 손가락으로 집어도 모양이 잘 무너지지 않아요. 초록의 향이 너무 강하지 않아서, 단 과자를 잘 안 먹는 사람에게도 한 조각 권하기 좋은 맛이에요.
태국의 축하 과자는 단맛만 겨루지 않아요. 코코넛의 둥근 맛, 가느다란 소금기, 판단의 풀 향이 겹쳐지고, 마지막에 쌀가루의 조용한 여운이 남아요. 매운 요리 뒤에 조금 내면 식탁의 분위기를 달콤한 향으로 바꿀 수 있어요.

보관 기준
한 김 식으면 하나씩 랩으로 싸서 밀폐 용기에 넣어요. 상온에서는 당일 안, 냉장에서는 2일 이내가 기준이에요. 냉장하면 가루의 식감이 단단해지니 먹기 15분 전에 실온에 꺼내 두세요. 단단함이 신경 쓰이면 찜기에서 2분만 데워요. 전자레인지는 수분이 빠지기 쉬우니, 쓴다면 적신 키친타월을 살짝 덮고 600W에서 10~15초씩 상태를 봐요.
냉동은 식감이 변하기 쉬워 처음에는 권하지 않아요. 꼭 냉동한다면 완전히 식힌 뒤 하나씩 싸서 2주 이내에 써요. 언 채로 찜기에서 5~6분 데워 가운데가 돌아오면 먹어요. 다시 냉동하지 않아요.
9겹에 도전할지 고민된다면
- 9겹이 어울리는 날: 축하 자리나 모임에서 모양을 즐기고 싶다, 태국 과자를 계속 만들어 보고 싶다, 판단이나 타피오카의 향과 식감을 경험해 보고 싶다.
- 다른 과자가 어울리는 날: 찜기를 꺼내는 것이 부담스럽다, 짧은 시간에 먹고 싶다. 그런 날은 태국의 카놈 크록(일본어)처럼 한 번에 구울 수 있는 과자가 더 부담 없어요.
한 번을 위해 모든 것을 살 필요는 없어요. 흰 겹만, 감자 전분으로 대체, 가지고 있는 깊은 냄비. 이 세 가지로 과정을 시험해 보고, 또 만들고 싶어지면 타피오카 전분과 판단을 더해요. 카놈 찬은 장보기를 먼저 완벽하게 하는 과자가 아니라, 김 너머에서 한 겹씩 판단을 쌓아 가는 과자예요.
태국 요리로 상을 차린다면, 달콤한 겹 과자 앞에 팟타이(일본어)나 똠얌꿍(일본어)을 두면 신맛에서 단맛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기 쉬워요. 좀 더 소박한 쪽의 과자를 시험하고 싶은 날에는 코코넛 구움 과자 카놈 크록(일본어)과 비교하면 가루의 탄력과 향의 차이를 알 수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
9겹이 아니면 카놈 찬이 아닌가요?
9겹은 길한 대표적인 모양이지만, 집에서는 틀 크기나 반죽 양에 따라 겹 수가 달라져요. 먼저 7겹으로 연습해도 만드는 법의 핵심은 같아요. 다만 이 글의 분량은 9겹을 전제로 하니, 7겹으로 줄인다면 한 겹을 90ml 안팎으로 하고 찌는 시간을 6~7분으로 조절해 주세요.
판단이 없으면 실패인가요?
실패가 아니에요. 흰 코코넛 반죽만으로 만들면 색과 향은 달라지지만, 겹쳐 찌는 식감은 확인할 수 있어요. 식용 색소로만 초록을 내기보다 흰 과자로 완성하는 편이 향을 속이지 않아도 돼요.
타피오카 전분을 모두 감자 전분으로 바꿀 수 있나요?
모양은 나지만 탄력과 투명감이 약해져요. 120g을 모두 감자 전분으로 바꾸기보다 감자 전분 80g과 칡 전분 80g으로 나누는 편이 겹이 너무 단단해지지 않는 배합이에요. 썰 때 잘 갈라진다면 너무 차갑게 하지 않았는지도 확인해 주세요.
찜기 뚜껑에 면포를 감는 이유는?
맺힌 물방울이 표면에 떨어져 구멍이나 줄을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예요. 면포 끝이 불에 닿지 않게 하고, 김 구멍을 완전히 막지 마세요. 전용 뚜껑 커버가 없다면 깨끗한 얇은 천을 써요.
아이와 함께 만들 수 있나요?
반죽 섞기, 겹 세기, 식은 뒤 썰기는 함께 할 수 있어요. 찜기 뚜껑이나 뜨거운 틀은 어른이 다루고, 판단 에센스나 색소를 쓸 때는 표시도 함께 확인해 주세요.
참고한 자료
- Thailand Foundation「Nine Auspicious Thai Desserts」(카놈 찬의 재료, 겹, 이름에 담긴 의미)
- 태국 정부관광청「タイの食文化について〜中央部編〜」(일본어)(중부의 카놈 찬, 얇은 겹을 쪄서 쌓는 방법)
- 태국 정부관광청「縁起の良い食べ物〜タイ中央部編〜」(일본어)(경사와 카놈 찬의 위치)
- Thai Food Guide「Khanom Chan」(가정용 레시피 구성, 판단 물, 다 쪄졌는지 보는 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