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부엌에서 코코넛 밀크 캔을 따면 뚜껑 안쪽에 하얀 크림이 조금 굳어 있어요. 거기에 갈색 페이스트를 떨어뜨려 나무 주걱으로 펴면 계피, 커민, 마늘, 볶은 양파 같은 향이 천천히 올라와요. 태국 요리 하면 떠오르는 날카로운 매운맛이 아니라 달고 둥글면서도 피시 소스와 신맛으로 밥을 부르는 향이에요.
마사만 카레(แกงมัสมั่น / gaeng matsaman)는 태국 남부와 무슬림계 식문화와 엮여 이야기되는 일이 많은, 향신료의 두께를 즐기는 카레예요. 집에서 만든다면 닭다리살, 감자, 양파, 코코넛 밀크, 시판 마사만 카레 페이스트를 축으로 삼고 타마린드, 피시 소스, 설탕, 땅콩으로 마지막 윤곽을 정해요.
이 글에서는 페이스트를 태우지 않고 깨우는 불 조절, 감자가 무르지 않게 끓이는 법, 타마린드가 없는 날의 대체, 다음 날 데우는 법까지 집 부엌에서 재현하기 쉬운 형태로 정리해요.
마사만 카레란|단 향 뒤에 있는 남쪽 부엌
마사만은 깽 펫(일본어)이나 똠카가이(일본어) 같은 코코넛계 태국 요리와 같은 선반에 두고 싶어지지만 향의 방향은 꽤 달라요. 고추의 밝은 매운맛보다 계피, 카르다몸, 정향, 커민, 고수의 따뜻한 향이 앞에 나와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기사에서도 마사만은 붉은 카레나 초록 카레만큼 고추가 주인공이 아니고 아시아 각지 향신료의 영향을 받은 온화한 카레로 소개돼요.
태국어 แกง은 국물이나 카레에 가까운 말이고 มัสมั่น은 무슬림계 배경과 엮어서 설명되는 일이 많은 이름이에요. 엄밀한 기원을 하나로 정하기는 어렵지만 미쉐린 가이드의 해설에서도 궁정 요리, 교역, 무슬림 공동체, 남부 식문화가 겹친 요리로 다뤄요. 그래서 집에서 만들 때도 그저 단 코코넛 카레로 하기보다 향신료의 깊이, 고기의 감칠맛, 신맛과 짠맛의 착지점을 소중히 하면 요리의 모습이 또렷해져요.
카오 소이(일본어)가 면과 튀긴 면으로 가벼움을 만드는 요리라면 마사만은 흰밥이나 로티에 조금씩 끼얹어 소스의 달고 짠맛을 받아 주는 요리예요. 식탁에서는 솜땀처럼 신맛 있는 곁들임이나 오이를 가볍게 소금에 주무른 것을 옆에 두면 끝까지 무겁지 않아요.
깽 펫과 무엇이 다른가
마사만 카레를 레드 카레의 단 버전으로 만들면 꽤 흐려져요. 차이는 매운맛의 세기만이 아니에요. 냄비 안에서 지켜야 할 향, 재료, 맛의 마무리가 달라요.
| 비교할 점 | 마사만 카레 | 깽 펫 |
|---|---|---|
| 향 | 계피, 카르다몸, 정향, 커민, 고수 등 따뜻한 향신료 | 붉은 고추, 레몬그라스, 카피르 라임 잎, 갈랑갈의 향 |
| 매운맛 | 온화하고 단맛이 앞에 나오기 쉽다 | 매운맛과 허브의 푸름이 선다 |
| 재료 | 닭고기 또는 소고기, 감자, 양파, 땅콩 | 닭고기, 가지, 죽순, 바질 등 |
| 신맛 | 타마린드로 둥근 신맛을 더한다 | 신맛은 강하게 넣지 않고 허브로 끊는다 |
| 먹는 법 | 밥, 로티, 오이나 신맛 있는 곁들임 | 자스민 쌀, 허브, 가벼운 채소 곁들임 |
시판 마사만 페이스트를 쓸 때도 타마린드, 피시 소스, 설탕, 땅콩을 마지막에 넣어 맛을 만들면 레토르트 같은 평평한 단맛이 되기 어려워요. 타마린드는 신맛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말린 과일 같은 어두운 단맛도 있어서 레몬만으로 바꾸면 윤곽이 딱딱해져요. 없으면 대체는 되지만 처음 한 병으로 살 가치가 있어요.
재료|집 부엌에서 가깝게 하는 장보기

4인분이에요. 닭고기는 구하기 쉽고 짧은 시간에도 감칠맛이 나는 닭다리살로 구성해요. 소고기로 만들 때는 뒤쪽 갈림길 표를 보고 끓이는 시간을 바꾸세요.
주재료
알레르기 면에서는 땅콩, 어간장, 코코넛, 닭고기에 주의하세요. 시판 페이스트에는 새우, 생선, 유제품, 밀, 대두가 들어 있을 수 있어요. 가족이 함께 먹을 때는 페이스트의 원재료 표시를 먼저 확인하세요.
장보기에서 헷갈리는 재료

마사만 페이스트는 수입 식재료점이나 태국 식재료점에서 살 수 있는 시판품을 쓰면 안정적이에요. 붉은 고추, 레몬그라스, 갈랑갈뿐 아니라 계피나 카르다몸 계열의 향이 든 것을 고르세요. 레드 카레 페이스트에 계피를 더하는 것만으로도 임시 대응은 되지만 처음 한 번은 마사만 전용 페이스트가 맛의 착지점을 잡기 쉬워요.
타마린드, 코코넛 밀크, 피시 소스는 이 요리의 맛을 정하는 재료예요. 고기와 감자는 동네 마트에서 살 수 있지만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갖추면 다음 팟타이나 똠얌꿍(일본어)에도 돌려 쓸 수 있어요.
만드는 법|페이스트를 깨우고 감자를 무르지 않게
마사만 카레는 페이스트를 깨우고, 고기에 향을 입히고, 감자를 조용히 끓이고, 마지막에 새콤달콤하게 정리하는 순서예요. 재료를 전부 썰어 두고 불을 켜면 페이스트가 타기 전에 침착하게 진행할 수 있어요.
냄비에서만 맛을 보면 단맛과 짠맛이 강하게 느껴져요. 밥 1작은술에 카레를 소량 얹고, 씹은 뒤에 단맛, 짠맛, 신맛이 차례로 나오는지 보세요. 밥과 함께 먹어서 조금 진한 정도가 식탁에서는 알맞아요.
집 부엌에서 지킬 갈림길 표

마사만 카레는 고기와 단맛 재료에 폭이 있어요. 다만 페이스트, 코코넛, 타마린드, 피시 소스를 동시에 생략하면 태국 카레라기보다 단 조림이 돼요. 바꾼다면 하나씩이에요.
| 바꾸고 싶은 재료 | 대체 | 쓰는 법 |
|---|---|---|
| 닭다리살 | 소 사태, 소 어깨살, 소 양지 | 600g을 4cm 크기로 썰어 약불로 90분 이상 끓인다. 감자는 마지막 25분에 넣는다 |
| 감자 | 고구마, 연근 | 고구마는 달아지니 설탕을 2작은술로 줄인다. 연근은 1.5cm 두께 |
| 팜 슈거 | 황설탕, 흑설탕 | 황설탕은 같은 양. 흑설탕은 향이 강하니 2작은술부터 |
| 타마린드 | 레몬즙 2작은술, 매실 과육 1작은술, 황설탕 1/2작은술 | 비상용. 냄비가 아니라 그릇에서 소량씩 더하면 신맛이 튀지 않는다 |
| 땅콩 | 캐슈너트 | 굵게 다져 같은 양. 견과류가 안 되면 빼고 코코넛 밀크를 50ml 늘려 풍미를 낸다 |
| 피시 소스 | 연한 간장 1큰술, 소금 1/4작은술 | 어간장의 향은 나지 않는다. 태국다움은 약해지지만 가정판으로는 성립한다 |
소고기 버전은 향이 깊어지지만 짧은 시간에는 질겨져요. BBC Good Food의 소고기 버전에서도 끓이는 데 긴 시간을 들이고 감자와 양파를 합치는 구성이에요. 평일 저녁이라면 닭다리살, 주말에 냄비를 지켜볼 수 있다면 소 사태로 나누면 만들기 쉬워요.
실패 원인|분리됨, 묽음, 너무 달음을 고치기

기름이 크게 떠요
코코넛 기름이 나오는 것 자체는 실패가 아니에요. 문제는 세게 끓이다 기름방울이 커지고 소스가 까칠해지는 상태예요. 불을 약불로 낮추고 코코넛 밀크 2큰술을 더해 1분 섞어요. 그릇에 담기 전에 5분 쉬게 하면 기름이 잘게 가라앉아요.
소스가 묽어요
물이 많거나 감자와 양파에서 물이 나온 거예요. 뚜껑을 열고 약간 약한 중불로 3〜5분 졸여요. 먼저 피시 소스를 더하면 짜지니 먼저 수분을 날리고 나무 주걱에 얇게 묻는 농도로 되돌린 뒤 맛을 봐요.
달기만 하고 조여지지 않아요
설탕을 너무 더했거나 타마린드가 약한 상태예요. 타마린드 1작은술을 물 2작은술에 풀어 약불로 1분 어우러지게 해요. 짠맛이 모자라면 피시 소스 1작은술을 더해요. 레몬즙을 직접 많이 넣으면 향이 날카로워져 마사만다운 둥글음에서 멀어져요.
감자가 무너져요
너무 작게 썰었거나 센 불에서 많이 저은 거예요. 3cm 크기로 썰고 끓이는 동안은 나무 주걱으로 바닥에서 크게 2번 뒤집는 정도로 해요. 다음엔 잘 무르지 않는 감자를 쓰고, 분질 감자라면 15분에 한 번 꼬치를 찔러 일찍 불을 끄고 여열로 마무리해요.
페이스트의 향이 날것 같아요
코코넛 크림으로 볶는 시간이 짧았을 수 있어요. 페이스트를 넣고 바로 물을 더하면 향신료의 가루 같은 느낌이 남아요. 다음엔 중불로 3〜4분, 냄비 가장자리에 기름이 배어 나올 때까지 볶아요. 타려고 할 때는 물보다 식용유 2작은술을 더하는 편이 향이 덜 날아가요.
보관과 식단|다음 날은 밥에 조금 끼얹어요

한 김 식으면 카레와 밥은 따로 용기에 담아 냉장해요. 냉장은 2일 이내, 냉동은 2〜3주가 기준이에요. 감자는 냉동하면 식감이 조금 변하니 냉동을 전제로 한다면 작게 으깨 소스에 섞거나 감자만 먼저 먹고 나서 냉동하는 편이 다루기 쉬워요.
데울 때는 냄비라면 약불로 6〜8분, 전자레인지라면 600W로 2분, 섞고 나서 1분 더가 기준이에요. 세게 끓이면 코코넛이 거칠게 분리되니 보글보글하면 바로 멈춰요. 땅콩은 보관 중에 눅눅해지니 먹기 직전에 더하는 편이 고소함이 남아요.
식단은 무거운 카레를 신맛과 식감으로 끊으면 어우러져요. 태국 요리로 갖춘다면 푸른 향의 가파오를 소량, 신맛 있는 솜땀, 고소한 까이양을 곁들이면 매운맛의 방향이 분산돼요. 가볍게 끝내는 날은 오이, 적양파, 식초, 소금, 소량의 설탕으로 10분만 두어 만든 즉석 입가심도 충분해요.
자주 묻는 질문
Q1. 시판 마사만 페이스트만으로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어요. 다만 페이스트만으로는 단맛과 짠맛이 처음부터 강하고 신맛이 약할 수 있어요. 타마린드, 피시 소스, 설탕은 소량이라도 따로 더하면 맛의 조절 폭이 생겨요. 처음에는 페이스트 70g에서 멈추고, 마지막에 냄비가 아니라 밥과 함께 맛을 보세요.
Q2. 땅콩 없이도 괜찮나요?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다면 넣지 마세요. 고소함은 줄지만 코코넛 밀크를 50ml 늘리고 마무리에 튀긴 양파를 소량 뿌리면 아쉬움을 보충할 수 있어요. 캐슈너트로 바꿀 때도 알레르기 확인은 필요해요.
Q3. 소고기로 만들 때는 어떻게 바꾸나요?
소 사태나 소 어깨살 600g을 4cm 크기로 썰어 페이스트를 입힌 뒤, 물을 300ml로 늘려 약불로 90분 이상 끓여요. 감자와 양파는 처음부터 넣지 않고 마지막 25분에 더해요. 소고기가 젓가락으로 갈라질 만큼 부드러워진 뒤에 타마린드와 피시 소스로 맛을 정해요.
Q4. 코코넛 밀크가 분리되면 먹을 수 없나요?
먹을 수 있어요. 태국 카레에서는 기름이 표면에 조금 뜨는 것이 보통이에요. 큰 기름층이 되었을 때만 불을 줄이고 코코넛 밀크 2큰술을 더해 섞은 뒤 5분 쉬게 하고 담으세요. 겉모습을 위해 기름을 전부 걷어 내면 향도 빠져요.
Q5. 맵지 않은 카레로 아이에게도 줄 수 있나요?
페이스트의 매운 정도에 달렸어요. 처음부터 페이스트를 50g으로 줄이고 피시 소스와 타마린드로 윤곽을 만들어요. 어른은 식탁에서 칠리 오일이나 고추를 더하는 편이 안전해요. 달게 하려고 설탕을 늘리면 물리는 맛이 돼요.
참고 자료
- National Geographic, "Deconstructing massaman curry, Thailand's mellow classic", 2023년 4월 13일 갱신, https://www.nationalgeographic.com/travel/article/deconstructing-massaman-curry-thailand-mellow-classic
- Michelin Guide Thailand, "What Is Massaman Curry and Where to Find the Best Bowl in Thailand", https://guide.michelin.com/th/en/article/features/iconic-dishes-what-is-massaman-curry-thailand
- Temple of Thai, "Thai Massaman Curry Recipe", https://www.templeofthai.com/recipes/massaman_curry.php
- BBC Good Food, "Beef massaman curry recipe", https://www.bbcgoodfood.com/recipes/beef-massaman-curry
- Thai Food Guide, "Massaman Curry", https://www.thaifoodguide.com/recipes/massaman-curr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