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각 김이 피어오르는 태국 노점의 갈색 접시
태국 시장에서 카오카무를 주문하면 접시 위가 거의 갈색이에요. 흰밥, 까맣게 조린 족발, 조림 달걀, 갓절임, 데친 채소. 화려한 허브는 별로 없는데도, 노점 냄비에서 피어오르는 팔각과 달큰한 간장 향을 맡으면 왜 줄을 서는지 알 수 있어요. 숟가락으로 돼지 껍질을 무너뜨리면 밥에 스며드는 건 기름이 아니라 조림 국물을 머금은 젤라틴이에요.
카오카무(ข้าวขาหมู / khao kha mu)는 태국의 족발 조림덮밥이에요. khao는 밥, kha는 다리, mu는 돼지라는 뜻이에요. 뼈 있는 족발이나 돼지 사태를 팔각, 시나몬, 노추(다크 간장), 설탕, 마늘, 고수 뿌리와 함께 오래 조려 밥 위에 올려요. 접시 옆에는 삶은 달걀, 카이란과 비슷한 푸른 채소, 갓절임, 그리고 새콤한 고추 소스가 곁들여져요.
카오카무는 태국으로 이주한 화교, 특히 차오저우(조주) 요리의 영향을 받아 퍼진 요리로 알려져 있어요. 다른 이름인 '카무 팔로'의 팔로(พะโล้)는 향신료와 간장으로 조리는 요리를 가리키는 말이에요. 지금은 길모퉁이 노점부터 백화점 푸드코트, 이름난 전문점까지 태국 도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점심밥이 되었어요.
집에서 만들 때 어려운 점은 돼지고기를 얼마나 본고장에 가깝게 맞추느냐예요. 통족발은 정육점이나 중국·아시아 식재료점이 아니면 구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이 글에서는 구할 수 있으면 족발이나 껍질 붙은 돼지 사태를, 없으면 돼지 목살과 돼지 등갈비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요. 꼭 지켜야 할 윤곽은 껍질과 힘줄의 탱글한 식감, 팔각의 달콤한 향, 진한 갈색 조림 국물, 그리고 새콤한 곁들이예요.
카오만가이(일본어)가 닭 삶은 국물로 지은 밥을 담백하게 먹는 요리라면, 카오카무는 조림 국물을 밥에 끼얹어 먹는 요리예요. 같은 태국 노점 밥 요리라도 방향이 꽤 달라요. 바쿠테 같은 약재풍 돼지고기 수프와도 달리, 달고 짭짤한 국물과 새콤한 소스로 술술 넘어가는 점심용 한 접시예요.
통족발에 너무 집착하기보다 젤라틴이 많은 부위를 넣을 것, 팔각과 시나몬은 조금만 살릴 것, 노추로 색을 낼 것, 갓절임과 식초 고추 소스로 단맛을 끊어 줄 것. 이 네 가지만 지키면 집 부엌에서도 태국 노점 맛에 가까워져요.
카오카무는 무엇을 올려 먹는 요리일까요
Thai Cookbook TV의 카오카무에는 족발, 코코넛 슈거, 연간장(라이트 소이), 달콤한 다크 소이, 오향분, 팔각, 시나몬, 마늘, 고수 뿌리, 후추, 달걀, 카이란, 갓절임, 식초와 고추로 만든 소스가 들어가요. 핵심은 돼지고기를 조리는 요리이면서도, 접시의 완성은 곁들이까지 포함해서 정해진다는 점이에요.
현지 접시에서는 조림 국물을 넉넉히 끼얹은 밥 위에 살코기, 껍질, 비계를 조금씩 올려요. 고기를 산처럼 쌓기보다 국물, 절임 채소, 데친 채소, 달걀로 질리지 않게 먹도록 구성하는 게 노점다운 방식이에요. 작은 접시의 식초 고추 소스는 매운맛보다 신맛이 주인공이에요. 달큰한 국물을 한 입마다 깔끔하게 잡아 주고, 돼지 껍질의 묵직함을 가볍게 해 줘요.
갓절임은 태국의 팍깟동(ผักกาดดอง)이 가장 좋지만, 중국식 쏸차이(酸菜)나 일본의 다카나 절임을 물에 살짝 헹궈 썰면 꽤 비슷한 역할을 해요. 카이란이 없으면 청경채나 고마쓰나 같은 연한 잎채소로 충분해요. 돼지고기는 껍질 붙은 사태가 가장 가까워요. 구하기 어렵다면 돼지 목살 600g에 등갈비 300g을 더하면 살코기와 뼈의 감칠맛이 나요. 다만 껍질의 탱글한 식감은 약해지니, 족발을 조금이라도 섞을 수 있다면 섞어 주세요.
| 요소 | 태국 노점에서의 역할 | 집에서 맞추는 방법 |
|---|---|---|
| 족발·돼지 사태 | 껍질, 힘줄, 살코기를 국물로 하나로 묶어요 | 족발이나 껍질 붙은 사태. 없으면 목살과 등갈비 |
| 노추(다크 간장) | 짠맛보다 색과 캐러멜 같은 향 | 진간장만으로는 색이 옅어요. 흑설탕을 조금 더해요 |
| 팔각·시나몬 | 달콤한 향을 국물에 옮겨요 | 과하지 않게, 팔각 2개와 시나몬 1개까지 |
| 갓절임 | 달큰한 국물을 끊는 신맛과 짠맛 | 쏸차이나 다카나 절임을 헹궈 썰어요 |
| 식초 고추 소스 | 껍질과 비계의 묵직함을 덜어 줘요 | 쌀식초, 마늘, 고추, 조림 국물로 만들어요 |
팔각을 살린 조림을 더 만들어 보고 싶다면 베트남의 소고기 조림 보코(Bò kho)(일본어)도 가까운 요리예요.
재료: 돼지고기, 조림 국물, 곁들이로 나눠 생각해요
이 레시피는 4인분이에요. 조리는 시간은 긴 편이지만 냄비 옆에 계속 붙어 있을 필요는 없어요. 돼지고기를 데치고 향신 채소를 볶은 뒤, 약불로 조리는 동안 달걀, 채소, 식초 고추 소스를 준비해요.

이 요리에는 돼지고기, 달걀, 대두와 밀이 들어간 간장, 생선이 들어간 피시 소스가 쓰여요. 돼지고기는 날것이나 덜 익은 상태로 먹지 마세요. 일본 후생노동성은 고기를 중심부까지 충분히 가열해야 하며, 병원체 대부분은 75℃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사멸한다고 안내하고 있어요. 뼈 있는 고기나 두꺼운 고기는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중심부까지 뜨거워진 뒤에도 더 조려 주세요.
장보기: 따로 찾아볼 만한 양념
돼지고기, 달걀, 쌀, 채소, 절임 채소는 평소 다니는 가게에서 살 수 있어요. 아시아 식재료점이나 온라인에서 따로 찾아볼 만한 건 평범한 돼지고기가 아니라 카오카무다운 향과 색을 만드는 양념이에요. 노추는 색, 팔각은 향, 피시 소스는 조림 국물의 감칠맛을 받쳐 줘요.
팔각은 오향분 가루로는 내기 어려운 달콤한 향을 국물에 옮겨 줘요. 너무 많이 넣으면 약 냄새가 나니 4인분이면 2개로 충분해요. 남은 팔각은 바쿠테나 보코(일본어)에도 쓸 수 있어요.
피시 소스는 1큰술만 넣어도 국물의 깊이가 꽤 달라져요. 짠맛을 더하는 양념이 아니라, 돼지고기 향을 노점 쪽으로 끌어오는 감칠맛으로 생각하면 쓰기 편해요. 똠얌꿍(일본어)에도 활용할 수 있어요.
만드는 법: 약불로 껍질이 무너지기 직전까지 조려요
돼지고기 조림은 세게 끓이면 껍질이 갈라지고 기름 때문에 국물이 탁해져요. 냄비 바닥에서 작은 기포가 올라오는 약불을 유지하고, 중간중간 위아래를 뒤집어 주기만 하면 충분해요. 달걀과 채소는 마지막에 넣어 조림 냄비의 향을 입혀요.

데치기와 향신 채소 볶기까지는 같아요. 압력솥에 돼지고기, 조림 국물, 향신료를 넣고 고압 35분, 자연 감압 20분을 기준으로 해요. 뚜껑을 연 뒤 달걀을 넣고 약불에서 15분 조리면 색이 들어요. 국물이 묽다고 느껴지면 뚜껑을 열고 중불에서 8분 정도 졸여요.
실패하기 쉬운 원인과 해결법
카오카무의 실패는 양념보다 불 조절에서 생겨요. 세게 끓이기, 설탕 태우기, 절임 채소를 헹구지 않기. 이 세 가지만 피해도 결과가 꽤 안정돼요.
| 상태 | 원인 | 해결법 |
|---|---|---|
| 껍질이 무너지고 기름져요 | 너무 세게 끓였어요 | 약불로 줄이고 뚜껑을 살짝 비스듬히 덮어요 |
| 국물이 써요 | 설탕이나 마늘을 태웠어요 | 색이 빨리 드는 단계라면 불을 끄고 물 2큰술로 온도를 낮춰요. 탄내가 나면 다시 만들어요 |
| 색이 옅어요 | 노추가 부족해요 | 노추 2작은술을 더하고 8분 조려요 |
| 짜요 | 국물을 너무 졸였어요 | 뜨거운 물 100ml와 설탕 1작은술을 더해요 |
| 고기가 질겨요 | 조린 시간이 짧아요 | 뜨거운 물을 보태고 약불로 20분 더 조려요 |
| 접시가 묵직해요 | 신맛과 절임 채소가 부족해요 | 식초 고추 소스와 갓절임을 늘려요 |
놓치기 쉬운 부분은 곁들이의 역할이에요. 카오카무는 돼지고기 조림만으로 완성되지 않아요. 갓절임은 짠맛, 채소는 쌉쌀함, 식초 고추 소스는 신맛, 오이는 수분을 더해요. 이걸 빼면 그냥 달고 짭짤한 돼지고기 덮밥에 가까워져요. 처음 만들 때일수록 곁들이를 생략하지 말아 주세요.
보관과 데우기
돼지고기는 조림 국물에 담근 채로 보관해요. 한김 식힌 뒤 깨끗한 보관 용기에 담아 냉장으로 2일이 기준이에요. 냉동할 때는 돼지고기와 국물을 1인분씩 나눠 2~3주 안에 다 먹어요. 해동한 뒤에는 작은 냄비에 약불로 올려, 국물이 보글보글 끓는 상태로 5분 이상 데워요.
밥은 따로 보관해요. 국물을 끼얹은 채로 보관하면 밥알이 퍼져서 다음 날 묵직해져요. 데친 채소는 당일 안에, 갓절임과 식초 고추 소스는 냉장으로 2일까지예요. 달걀은 국물에 담가 두면 계속 짠맛이 배니, 다음 날 먹을 만큼만 남기고 2일째에는 먼저 먹어요.
다음 날은 돼지고기를 잘게 찢어 국물 조금과 데우고, 달걀 프라이와 오이를 곁들이면 간편한 점심이 돼요. 태국 요리 한 상으로 차린다면 새콤한 쏨땀(일본어)이나 허브 향이 강한 랍(일본어)과 함께 내면 조림의 단맛이 겹치지 않아요.
자주 묻는 질문
족발을 구하지 못하면 무엇으로 만들 수 있나요?
돼지 목살 600g과 등갈비 300g으로 만들 수 있어요. 목살만 쓰면 국물은 맛있어지지만 껍질과 힘줄의 탱글한 식감이 나지 않아요. 정육점에서 족발을 300g만 더할 수 있다면 목살과 함께 조리는 게 현실적이에요.
노추 없이도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지만 색이 옅어져요. 진간장 2큰술, 흑설탕 2작은술, 타마리 간장 1작은술을 섞으면 비슷해져요. 다만 노추는 짠맛보다 색을 내는 역할이 커서, 앞으로도 동남아시아 요리를 만든다면 작은 병 하나쯤 갖춰 두면 편해요.
팔각 향이 싫어요
팔각을 1개로 줄이고 시나몬도 절반으로 줄여 주세요. 오향분을 넣으면 그 향이 남으니, 싫다면 오향분도 빼요. 완전히 빼면 태국 노점의 윤곽은 옅어지지만, 마늘, 생강, 노추, 피시 소스만으로도 조림 요리로는 충분히 성립해요.
달걀을 처음부터 넣어도 되나요?
처음부터 넣으면 흰자가 단단해지고 냄비 바닥에서 깨지기 쉬워요. 삶은 달걀로 만든 뒤 마지막 15분만 국물에 넣으면 흰자의 식감을 지키면서 색을 입힐 수 있어요. 더 진하게 하고 싶다면 불을 끈 국물에 30분 담가 두세요.
갓절임 대신 다카나 절임을 써도 되나요?
써도 돼요. 다카나 절임은 짠맛이 강한 것이 많으니, 물에 살짝 헹궈 물기를 짠 뒤 1cm 폭으로 썰어요. 참기름 향이 강한 제품보다 단순한 소금 절임이나 신맛이 있는 것이 잘 어울려요. 중국식 쏸차이도 마찬가지로 쓸 수 있어요.
참고 자료
- Thai Cookbook TV, “Khao Kha Moo Recipe | How to Make Thai Braised Pork Leg Roast | ข้าวขาหมู”, https://www.thaicookbook.tv/thai-recipes/one-dish-meals/khao-kha-moo-thai-stewed-pork-leg/ (2026년 10월 22일 참조)
- Wikipedia, “Khao kha moo”, https://en.wikipedia.org/wiki/Khao_kha_mu (2026년 10월 22일 참조)
- 일본 후생노동성 「고기는 잘 익혀 먹어요」(일본어), https://www.mhlw.go.jp/stf/seisakunitsuite/bunya/0000049964.html (2026년 10월 22일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