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 돼지고기를 새콤달콤한 소스에 담그는 하노이의 점심
갓 구운 고기를 접시에 올리는 게 아니라, 따뜻하고 새콤달콤한 소스에 그대로 담가요. 분짜를 처음 만들면 여기서 조금 놀라요. 애써 노릇하게 구운 고기를 왜 국물에 넣을까 싶거든요. 하지만 몇 분 뒤 쌀국수를 조금 집고, 허브를 뜯고, 소스에서 돼지고기 완자를 건져 함께 먹으면 이유를 알게 돼요. 태운 설탕의 향, 피시 소스의 짠맛, 라임의 신맛, 허브의 풋풋함이 한입 안에서 비로소 하나로 모이기 때문이에요.
분짜(Bún chả)는 베트남 북부 하노이를 대표하는 구운 돼지고기와 쌀국수 요리예요. 남부의 분팃느엉(Bún thịt nướng) 같은 비빔 쌀국수와 비슷해 보이지만, 하노이식은 쌀국수, 허브, 고기가 든 소스를 따로 내는 것이 특징이에요. 반미처럼 프랑스에서 온 빵을 베트남식으로 바꾼 요리와는 다른 방향으로, 숯불 향과 피시 소스의 새콤달콤함을 쌓아 올려요. 베트남 국가관광청도 하노이에서 먹어 볼 만한 요리로 소개하는데,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를 차가운 쌀국수와 함께 새콤달콤한 찍어 먹는 소스에 곁들이는 형태가 기본이에요.

가정 주방에서 어려운 건 숯불 향과 청파파야예요. 여기서는 숯불 대신 생선구이 그릴이나 그릴 팬으로 진한 구움색을 내서 가깝게 만들고, 청파파야는 무와 당근으로 대신해요. 완전한 대체는 아니지만 지켜야 할 핵심은 네 가지예요. '구운 돼지고기의 고소함', '따뜻한 느억참', '차가운 쌀국수', '수북한 허브'예요.
재료 (4인분)

피시 소스는 생선으로 만들어요. 제품에 따라 밀이나 대두가 들어간 간장류 조미료와 같은 공장에서 다루기도 해요. 소스를 다 마신다고 하면 염분이 높아지기 쉬우니, 처음에는 고기와 면을 담글 만큼만 쓰고 싱겁게 하고 싶으면 뜨거운 물을 2큰술씩 더해요.
쌀국수, 피시 소스, 중심 온도계가 분짜의 완성도를 좌우해요. 특히 돼지고기 완자는 구움색만으로 속까지 익었는지 판단하기 어려우니, 두툼하게 빚는다면 온도계를 확인할 만해요.
만드는 법: 굽고, 담그고, 먹는 순서
분짜는 '구이'와 '찍어 먹는 국수'를 동시에 만드는 요리예요. 고기를 굽기 시작하기 전에 소스, 절인 채소, 국수, 허브까지 준비해 두면 갓 구운 향을 놓치지 않고 식탁에 낼 수 있어요.
현지다운 맛을 좌우하는 포인트
숯불이 없어도 눌은 자국을 두려워하지 않기
분짜의 매력은 돼지고기 표면에 붙는 진한 구움색이에요. 설탕과 피시 소스가 들어가서 타기 쉬운 반면, 연하게 구우면 그냥 달콤한 돼지고기가 돼요. 그릴 팬, 생선구이 그릴, 오븐 토스터 중 무엇이든 표면에 고소한 점을 만들되 검고 쓴 탄 맛은 피해요. 이 경계를 노려요.

청파파야는 무로 대신할 수 있지만 역할은 달라요
현지에서는 청파파야나 콜라비에 가까운 식감의 채소를 새콤달콤한 절임물에 넣기도 해요. 청파파야를 구할 수 없다면 무와 당근으로도 충분히 성립해요. 다만 무는 물이 잘 나오니 2 mm 두께로 썰어 소금에 10분 뒀다가 소스에 넣으면 물기를 줄일 수 있어요.
분짜와 쌀국수는 먹는 리듬이 달라요
포 가(일본어)나 분보훼(일본어)는 그릇 안에서 국물, 면, 고명이 완성돼요. 분짜는 먹는 사람이 쌀국수를 집고 허브를 더해, 소스에 담근 고기와 합치는 요리예요. 반쎄오(일본어)처럼 식탁에서 직접 조합하는 즐거움이 있어요.
보관과 데우기

구운 돼지고기는 한 김 식힌 뒤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하고, 2일 안에 먹는 것을 기준으로 해요. 데울 때는 프라이팬에 소스 2큰술을 넣고 약불에서 2–3분 데워, 고기 표면이 촉촉하게 돌아오면 꺼요. 전자레인지라면 600W에서 40–60초이지만, 너무 오래 가열하면 완자가 단단해져요.
느억참은 고기를 넣기 전 상태라면 냉장으로 3일 정도 가요. 고기를 담근 뒤의 소스는 당일에 다 쓰는 편이 무난해요. 쌀국수는 냉장하면 뭉치기 쉬우니, 다음 날로 미룬다면 끓는 물을 10초 부어 풀고 바로 찬물에 다시 헹궈요.
허브는 젖은 키친타월로 싸서 용기에 담아 냉장해요. 민트와 고수는 향이 날아가기 쉬우니, 다음 날에는 팟타이나 솜땀 같은 새콤달콤한 요리에 더하면 다 쓰기 쉬워요.
실패하기 쉬운 부분
고기가 딱딱해요
원인은 완자를 너무 두껍게 빚었거나 너무 구웠기 때문이에요. 두께가 1.5cm를 넘으면 속까지 익히는 동안 겉이 조여지기 쉬워요. 다음에는 납작하게 빚고 중심이 75℃에 이르면 바로 꺼내세요.
소스가 짜요
피시 소스의 염분은 제품마다 차이가 있어요. 물 2큰술, 설탕 1작은술, 라임즙 1작은술을 더해 단맛과 신맛도 함께 되돌리면 묽게 해도 맛의 윤곽이 흐려지지 않아요. 쌀국수를 넣으면 짠맛이 약하게 느껴지니, 소스만 맛봤을 때 조금 진한 정도가 기준이에요.
쌀국수가 달라붙어요
삶은 뒤의 미끈거림이 남아 있는 거예요. 흐르는 물에 30초 씻고 체에서 5분 물기를 뺀 뒤, 먹기 직전에 손으로 작게 풀어요. 기름을 버무리면 소스를 잘 빨아들이지 못하니, 분짜에는 물로 정리하는 쪽이 어울려요.
자주 묻는 질문
분짜는 따뜻한 요리인가요, 차가운 요리인가요?
고기와 소스는 따뜻하게, 쌀국수와 허브는 상온에서 조금 차가운 상태로 먹어요. 전부 뜨겁게 하면 허브가 시들고, 전부 차갑게 하면 구운 돼지고기의 기름이 무겁게 느껴져요.
돼지고기 말고도 만들 수 있나요?
닭 허벅지살로도 비슷하게 먹을 수 있지만, 요리 이름으로서의 분짜다움은 돼지고기에서 나와요. 닭으로 만든다면 치킨 이나살처럼 신맛이 있는 밑간을 하고 구움색을 진하게 내면 만족감이 커요.
청파파야는 꼭 필요한가요?
꼭 필요하지는 않아요. 현지의 식감에 가깝게 하고 싶다면 청파파야나 콜라비가 어울리지만, 가정에서는 무와 당근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어요. 중요한 건 새콤달콤한 채소를 얇게 썰고 소스가 묽어지지 않게 하는 거예요.
느억참은 미리 만들어 둘 수 있나요?
고기를 넣기 전이라면 냉장으로 3일을 기준으로 보관할 수 있어요. 마늘과 고추를 넣으면 향이 강하게 나니, 다음 날 쓸 거라면 먹기 직전에 더하면 가볍게 마무리돼요.
참고 자료
- Vietnam National Authority of Tourism「10 must-try Hanoi dishes」
- Serious Eats「Bún Chả Hà Nội Recipe」
- 일본 후생노동성「고기는 충분히 익혀 드세요」(일본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