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헬의 메마른 땅이 낳은 ‘치대기의 예술’
서아프리카의 내륙국 부르키나파소. 국토 대부분이 사헬 지대의 건조한 초원으로 덮여 있고, 프랑스어로 ‘올곧은 사람들의 나라’를 뜻하는 이름을 가졌어요. 사하라 사막 남쪽 끝에 자리해 우기와 건기가 번갈아 찾아오는 혹독한 기후 속에서, 사람들은 한정된 곡물로 놀랄 만큼 풍성한 식문화를 일궈 왔어요. 그 중심에 있는 것이 토(Tô)예요.
토(Tô / Toh)는 수수나 진주기장 가루를 물로 치대어 만든 쫀득한 식감의 주식이에요. 일본의 떡과 서아프리카의 우갈리 중간쯤의 식감으로, 입에 넣으면 곡물의 소박한 단맛이 은은하게 퍼져요. 부르키나파소에서는 아침, 점심, 저녁을 가리지 않고 식탁에 오르며, 반드시 소스, 특히 오크라 소스(sauce gombo)나 바오바브 잎 소스(sauce de feuilles de baobab)와 함께 먹어요.
말리의 마페(일본어)나 세네갈의 체부젠(일본어) 같은 서아프리카 요리가 주목받는 가운데, 이 지역의 ‘주식’ 자체가 이야기되는 일은 아직 드물어요. 이 글에서는 부르키나파소 가정에서 매일 만드는 토의 본격적인 조리법을, 구하기 쉬운 재료로 재현하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요.
재료(4인분)

조리 요령
토를 치대는 과정에서는 약불을 사수하세요. 중불 이상이면 바닥이 순식간에 눌어붙고 쓴맛이 전체에 퍼져요. 토는 약불과 인내의 요리이고, 탄내가 나면 이미 늦었어요. 두꺼운 바닥의 법랑 냄비나 주물 냄비가 이상적이에요.
시판 수수 가루에는 ‘곱게 간 것’과 ‘굵게 간 것’이 있어요. 토에는 곱게 간 것을 쓰세요. 굵게 간 것은 덩어리지기 쉽고 완성이 까끌까끌해요. 구입 전에 포장의 ‘메시’ 표기를 확인하고 ‘fine’ 또는 ‘미분말’이라고 적힌 것을 고르세요.
수수 가루를 구할 수 없으면 옥수수 가루로 대체할 수 있지만, 옥수수는 풍미가 다르므로 통밀가루를 3할 섞으면 수수에 가까운 곡물의 복잡함을 보충할 수 있어요. 또 옥수수 가루는 수수 가루보다 흡수하는 물이 적으니 물을 50ml 정도 줄여 조절하세요.
토는 식으면 단단해지는데, 이것은 정상이에요. 다시 데우려면 적당량을 냄비에 넣고 물 큰술 2–3을 더해 약불에서 다시 치대요. 전자레인지에서 30초 가열한 뒤 치대는 것도 간편한 방법이에요.
변주
바오바브 잎 소스
오크라 소스 대신 말린 바오바브 잎(가루) 큰술 3을 물 300ml에 불려 소스로 만들어요. 바오바브 잎은 오크라처럼 점성이 있고 레몬을 닮은 상큼한 신맛이 특징이에요. 말린 바오바브 잎은 아프리카 식료품 전문점이나 온라인 몰에서 ‘baobab leaf powder’로 구할 수 있어요.
땅콩 소스 버전
말리의 마페(일본어)의 땅콩 소스와 함께 먹는 것도 부르키나파소의 정석이에요. 토를 뜯어 땅콩 소스에 적셔 먹으면 곡물의 소박한 단맛과 견과류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극상의 맛이 돼요. 마페 레시피에서 소스 부분만 만들어 토에 맞추면 부르키나파소와 말리 식문화의 교차를 즐길 수 있어요.
진주기장 가루 토
수수 가루 대신 진주기장(millet) 가루를 쓰면 더 밝은 노란색의 토가 돼요. 진주기장은 수수보다 단맛이 강하고 가벼운 식감으로 완성돼요. 일본에서는 ‘잡곡 가루 믹스’에 들어 있는 경우가 많으니, 원재료 표시에서 기장(millet) 비율이 높은 것을 찾아보세요.
시금치 소스 버전
오크라가 싫다면 시금치 300g과 토마토 통조림 200g으로 소스를 만들 수 있어요. 시금치를 5분 삶아 잘게 썰고, 팜유로 볶은 양파·마늘·토마토에 합쳐 10분 끓여요. 르완다의 이솜베(일본어)의 기법과 통하는 잎채소 소스로, 오크라의 점성이 싫은 분에게도 추천해요.
카레풍 변주
토 자체의 맛은 곡물의 소박한 단맛이라 일본 카레와도 궁합이 좋아요. 밥 대신 토를 카레 옆에 두고 뜯어 적셔 먹어요. 글루텐 프리 ‘카레와 난’ 같은 느낌으로 즐길 수 있어요. 수수 가루의 쫀득함이 카레의 향신료를 받아 줘요.
이 요리의 배경

사헬의 곡물 문화
부르키나파소는 사하라 사막 남쪽 끝, 사헬 지대에 있는 내륙국이에요. 강수량이 한정되어 밀이나 벼 재배에는 적합하지 않아요. 이 혹독한 환경에서 건조에 강한 수수와 진주기장이 오랜 세월 재배돼 왔어요.
크게 나누면 서아프리카의 치댄 주식은 세 계통으로 갈려요. 첫째는 뿌리줄기 계통(카사바, 얌)으로 푸푸(일본어)가 대표예요. 둘째는 곡물 계통(옥수수)으로 우갈리(일본어)가 그것이에요. 그리고 셋째는 잡곡 계통(수수, 진주기장)으로, 토는 이 계통의 가장 순수한 형태예요.
수수의 영양학적 가치
수수는 영양학적으로 주목받는 곡물이에요. 게다가 글루텐을 포함하지 않아 셀리악병이나 글루텐 과민증이 있는 분에게도 안전한 곡물이에요.
2020년대 들어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작물로서 수수가 세계적으로 재평가받고 있어요. 수수는 가뭄 내성이 매우 높고, 밀이나 옥수수보다 적은 물로 재배할 수 있어요.
치대는 도구
토 만들기에 쓰이는 전통 도구는 ‘바통 드 토(bâton de tô)’라고 불리는 나무 막대예요. 끝이 살짝 넓어진 모양으로, 무거운 반죽을 효율적으로 치댈 수 있어요.

함께 만들면 좋은 요리
- 무암바 데 갈리냐(일본어) - 같은 지역의 식재료와 향을 돌려 쓸 수 있어요.
- 풀 메다메스 만드는 법(일본어) - 같은 지역의 식재료와 향을 돌려 쓸 수 있어요.
- 키트포 만드는 법(일본어) - 같은 지역의 식재료와 향을 돌려 쓸 수 있어요.
- 에바 만드는 법(일본어) - 같은 지역의 식재료와 향을 돌려 쓸 수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
토와 우갈리는 무엇이 다른가요?
우갈리(일본어)는 옥수숫가루가 주원료이고, 토는 수수 가루가 주원료예요. 식감은 우갈리가 약간 단단하고 담백한 데 비해 토는 쫀득함이 강하고 곡물 풍미가 풍부해요. 치대는 법도 달라서, 토는 먼저 슬러리를 만든 뒤 가루를 더하는 반면 우갈리는 끓는 물에 가루를 바로 넣어요.
수수 가루는 건강에 좋은가요?
수수는 글루텐 프리이고 식이섬유와 미네랄이 풍부해요.
냉장 보관할 수 있나요?
토는 냉장 보관으로 2일 가요. 밀폐 용기에 넣고 랩을 밀착시켜 냉장고에 두세요. 다시 데울 때는 냄비에 넣고 물 큰술 2–3을 더해 약불에서 다시 치대거나, 전자레인지에서 30초 가열한 뒤 섞어요. 오크라 소스는 냉장 3일, 냉동이라면 1개월 보관할 수 있어요.
영양 성분(4인분 중 1인분)
| 영양소 | 함량 |
|---|---|
| 에너지 | 420kcal |
| 단백질 | 12g |
| 지방 | 14g |
| 탄수화물 | 65g |
| 식이섬유 | 8g |
| 나트륨 | 480mg |
| 철분 | 4.2mg |
| 마그네슘 | 98mg |
참고 자료
- FAO. FAOSTAT: Crops and livestock products(수수 등 곡물의 생산 통계). Rome: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