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을 데우면 바젤의 과자점에 조금 가까워져요
꿀과 설탕을 작은 냄비에 데우면 부엌에 가장 먼저 퍼지는 건 꽃향기예요. 여기에 시나몬과 카다멈, 다진 오렌지 필이 들어가면 갑자기 '그냥 구운 과자'가 아니게 돼요. 바슬러 레커리(Basler Läckerli)는 스위스 북서부 바젤의 꿀 향신료 과자예요. 네모나게 자른 모양은 소박하지만, 씹으면 꿀, 시트러스, 견과류, 향신료가 차례로 느껴져요.

스위스의 식문화 자료에서는 바젤의 레커리를 꿀, 설탕, 견과류, 설탕에 절인 시트러스, 향신료를 쓰는 과자로 소개해요. 집에서 만들 때 어려운 건 특별한 틀이 아니에요. 과하게 굽지 않을 것, 따뜻할 때 글레이즈를 얇게 바를 것, 완전히 굳기 전에 자를 것. 이 세 가지예요.
이 글에서는 구하기 쉬운 박력분, 꿀, 아몬드, 헤이즐넛, 오렌지 필, 레몬 필을 써요. 키르슈(Kirsch, 체리 브랜디)가 있으면 향이 현지에 가까워지지만, 아이가 있거나 술을 피하고 싶은 식탁에서는 오렌지 주스로 바꿀 수 있어요. 목표는 현지 레커리다운 '너무 딱딱하지 않은 씹는 맛'과 '시트러스의 쌉싸름함을 조금 남긴 단맛'이에요.
Basler Läckerli에서 Basler는 '바젤의', Läckerli는 '작고 맛있는 것'이라는 뜻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아요. 독일어권의 발음을 한글로 완벽하게 옮기기는 어려워서, 여기서는 읽기 쉬운 '바슬러 레커리'로 표기해요.
이 과자에서 지켜야 할 것
바슬러 레커리는 폭신한 쿠키가 아니에요. 목표는 겉은 얇게 마르고, 속은 꿀로 촉촉하며, 씹으면 견과류와 필이 느껴지는 상태예요. 갓 구웠을 때는 부드럽고, 식으면 단단해지며, 다음 날부터 향이 하나로 모여요.

| 지켜야 할 것 | 현지다운 맛 | 집에서 만드는 요령 |
|---|---|---|
| 꿀 반죽 | 설탕만으로는 나지 않는 묵직한 향과 촉촉함 | 꿀 160g을 쓰고 너무 졸이지 않아요 |
| 시트러스 필 | 설탕에 절인 오렌지와 레몬의 쌉싸름함 | 제과용 필을 5mm 이하로 다져요 |
| 견과류 | 아몬드와 헤이즐넛의 식감 | 두 가지를 섞으면 향이 단조롭지 않아요 |
| 향신료 | 단맛을 잡아 주는 따뜻한 향 | 시나몬을 중심으로 카다멈과 올스파이스를 조금 |
| 자르는 타이밍 | 굳기 전에 네모나게 잘라요 | 글레이즈를 바른 뒤 10분 안에 칼을 넣어요 |
값싼 믹스 과일 필만 쓰면 향이 흐려져요. 오렌지 필을 넉넉히, 레몬 필을 조금 더하면 꿀의 단맛에 윤곽이 생겨요. 레몬 필이 없다면 오렌지 필을 100g으로 늘리고, 마무리 글레이즈에 레몬즙 1작은술을 넣어요.
재료(32조각)
이 분량은 약 24cm 정사각 오븐 팬 1장 분량이에요. 두께는 7mm 정도로 밀고, 구운 뒤 2.5cm×4cm 정도의 작은 직사각형으로 잘라요. 한 조각은 작지만 꿀과 견과류가 꽉 차 있어서 차나 커피와 함께 먹으면 충분히 만족스러워요.

이 레시피에는 밀, 아몬드, 헤이즐넛이 들어가요. 견과류가 걱정된다면 같은 양의 말린 크랜베리나 건포도로 바꿀 수 있지만, 현지다운 식감은 약해져요. 키르슈를 쓰는 경우 글레이즈는 가열하지 않으므로 알코올이 남아요. 술을 피하는 식탁에서는 과즙으로 바꿔요.
향신료 고르기
밀가루, 꿀, 설탕, 견과류, 슈거파우더는 가까운 마트에서 다 구할 수 있어요. 신경 쓸 가치가 있는 건 향의 기둥이 되는 향신료예요. 특히 카다멈은 가루 병을 오래 두면 향이 날아가기 쉬우니, 통카다멈을 조금 사서 쓰기 직전에 깨면 구운 결과가 꽤 달라져요.
시나몬은 파우더만으로도 만들 수 있어요. 다만 꿀을 데울 때 스틱을 1개 넣어 5분 두었다가 꺼낸 뒤 가루와 섞으면 향이 둥글어져요. 남은 스틱은 차이나 뱅쇼에도 쓸 수 있어요.
올스파이스는 정향, 시나몬, 육두구 사이를 이어 주는 듯한 향이에요. 너무 넣으면 약 냄새가 나니 1/4작은술이면 충분하지만, 있으면 레커리다운 깊이가 생겨요.
만드는 법
이 과자는 반죽을 만들어 구울 때까지는 단숨에 진행하고, 구운 뒤에는 서둘러요. 따뜻할 때 글레이즈를 바르고 자르는 데까지 끝내요. 식은 뒤에 자르면 표면의 당의가 갈라지고 모서리가 부서지기 쉬워요.
너무 구웠거나 자르다 실패했을 때
가장 흔한 실패는 타는 게 아니라 너무 마르는 거예요. 레커리는 식을수록 단단해지기 때문에, 꺼낼 때 이미 '완성된 쿠키의 단단함'이라면 다음 날에는 꽤 씹기 힘들어져요.

| 상태 | 원인 | 되살리는 법 |
|---|---|---|
| 너무 딱딱해요 | 꿀 시럽을 끓였거나 너무 구웠어요 | 통에 사과 껍질 1조각을 넣고 반나절만 두었다가 꺼내요 |
| 가장자리만 써요 | 반죽 가장자리가 얇았어요 | 다음에는 가장자리를 눌러 두께를 맞추고 14분에 한 번 확인해요 |
| 자르면 갈라져요 | 식은 뒤에 잘랐어요 | 다음에는 글레이즈 후 5~10분에 잘라요. 칼을 데워요 |
| 표면이 하얗고 두꺼워요 | 글레이즈가 너무 되직했어요 | 물을 1/2작은술씩 더해 비치는 농도로 맞춰요 |
| 향이 약해요 | 향신료 가루가 오래됐어요 | 카다멈은 통으로 깨고, 시나몬은 꿀에 향을 옮겨요 |
| 단맛이 무거워요 | 필이 적거나 산미가 없어요 | 레몬 필을 늘리거나 글레이즈에 레몬즙을 넣어요 |
사과 껍질을 쓸 때는 계속 넣어 두지 않아요. 반나절에서 하룻밤이면 충분해요. 습기가 너무 들어가면 표면의 당의가 끈적해지니, 조금 부드러워지면 껍질을 꺼내고 뚜껑을 살짝 열어 30분 둬요.
바젤에서 먹는 의미와 우리 집 식탁
바젤은 스위스, 독일, 프랑스의 경계에 가까운 도시예요. 바슬러 레커리의 매력은 화려한 크림 과자가 아니라, 교역 도시다운 저장성과 향에 있어요. 꿀, 향신료, 시트러스 필, 견과류. 모두 조금만으로도 향이 강하고 오래가며, 겨울의 차 과자로도 잘 어울려요.
진한 커피, 홍차, 호지차와 잘 맞아요. 달기만 한 게 아니라 향신료가 남아서 식후에 한 조각만 내도 아쉽지 않아요. 짭짤한 스위스 요리에서 이어 간다면, 녹인 치즈를 즐기는 라클레트(일본어) 다음에 작게 자른 레커리를 내면 같은 지역의 흐름이 만들어져요.
향신료 과자의 흐름으로 읽는다면 남아프리카의 쿡시스터(Koesister)(일본어)는 튀긴 반죽에 시럽을 머금게 하는 방향, 스리랑카의 비비칸(Bibikkan)(일본어)은 코코넛과 당밀의 방향이에요. 유럽의 밀가루 과자로는 오스트리아의 아펠퀴흘레(Apfelküchle)(일본어)와 과일과 향신료 쓰는 법을 비교해 볼 수 있어요.
보관과 숙성
완전히 식으면 유산지를 깐 통이나 밀폐 용기에 넣어요. 구운 당일에는 향이 조금 날이 서 있지만, 다음 날부터 꿀, 시트러스, 향신료가 어우러져요. 먹기 30분 전에 실온에 꺼내 두면 향이 잘 돌아와요.
| 보관 방법 | 기간 | 포인트 |
|---|---|---|
| 실온 | 2주 | 너무 마르지 않는 통이나 밀폐 용기에 보관해요 |
| 냉장 | 권하지 않아요 | 표면이 눅눅해지고 향이 둔해지기 쉬워요 |
| 냉동 | 1개월 | 한 조각씩 싸고, 자연 해동한 뒤 통에서 반나절 둬요 |
| 선물 | 3일째 이후 | 향이 안정된 뒤에 담아요 |
장마철이나 한여름에는 실온 보관 기간을 짧게 해요. 습기가 많은 날에는 먹을 만큼만 꺼내고 나머지는 마르고 깨끗한 용기에 다시 넣어요. 반대로 겨울철 건조한 방에서는 딱딱해지기 쉬우니, 더 단단히 밀폐하고 건조제를 너무 많이 넣지 않는 편이 식감을 지켜 줘요.
자주 묻는 질문
키르슈 없이도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어요. 반죽의 키르슈 25ml는 오렌지 주스 20ml와 레몬즙 5ml로 바꿔요. 글레이즈도 레몬즙과 물로 만들 수 있어요. 향은 조금 가벼워지지만 시트러스의 윤곽이 살아나 먹기 편해져요.
헤이즐넛이 없어요
아몬드 120g으로 만들 수 있어요. 헤이즐넛을 넣으면 향이 둥글어지지만, 구하기 어렵다면 무리해서 찾지 않아도 괜찮아요. 호두를 쓰면 떫은맛이 나기 쉬우니 처음에는 아몬드만 쓰는 편이 안정적이에요.
반죽을 하룻밤 재워야 하나요?
집에서 처음 만든다면 밀어서 10분 휴지하는 것으로 충분해요. 전통적인 방법에는 반죽을 재우는 예도 있지만, 수분이 적고 무거운 반죽이라 집에서는 오히려 다루기 어려울 수 있어요. 향은 구운 뒤 통에서 숙성시키는 편이 조절하기 쉬워요.
오븐이 세서 가장자리가 타요
오븐 팬을 두 장 겹치거나, 14분에 한 번 꺼내 가장자리 색을 봐요. 가장자리가 먼저 짙어진다면 다음부터 반죽의 네 변을 조금 두껍게 다듬어요. 온도를 170℃로 낮춘다면 16~18분을 기준으로 하고, 가운데가 마르기 전에 멈춰요.
어느 정도 단단한 게 맞나요?
구운 당일에는 조금 부드럽고, 다음 날 씹는 맛이 생기는 정도예요. 이로 깨지지 않을 만큼 딱딱하거나, 단면이 퍼석하게 부서지거나, 표면의 글레이즈가 가루처럼 들뜬다면 너무 구운 거예요. 다음에는 꿀을 끓이지 말고 굽는 시간을 2분 줄여요.
크리스마스 말고도 먹나요?
겨울 과자로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지만, 오래 두고 먹는 차 과자로서 계절을 너무 한정하지 않고 즐길 수 있어요. 연말 구움과자뿐 아니라 진한 홍차나 커피에 곁들이는 작은 상비 과자로 만들어 두면 편해요.
참고 자료
- Kulinarisches Erbe der Schweiz「Basler Läckerli」
- Migusto「Basler Läckerli」
- Wikipedia contributors「Basler Läckerl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