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파프리카 껍질이 검게 될 때까지 구우면, 단맛이 접시에 남아요
빨간 파프리카를 구우면 겉껍질이 부풀고, 오븐 팬에 떨어진 즙이 조금씩 진해져요. 검은 껍질을 벗긴 과육에서 나는 달콤한 향에, 마른 팬에 볶은 호두의 고소함과 석류 당밀의 깊은 신맛을 겹쳐요. 따뜻한 피타로 한 번 떠 먹으면, 붉은 페이스트 속에서 호두 알갱이가 작게 풀려요.
무하마라(muhammara, محمرة)는 시리아 북부 알레포에서 유래한 붉은 딥이에요. Food Heritage Foundation에 따르면 레바논을 포함한 레반트 지역의 식탁으로 퍼졌고, 요리 이름은 아랍어로 '붉게 만든 것'이라는 뜻에서 왔다고 해요. 여러 지역을 넘나든 요리인 만큼, 빨간 파프리카를 굽는 방식만이 유일한 정답은 아니에요.
집 부엌에서 맛을 가르는 건 재료를 늘리는 것보다 수분과 알갱이를 어떻게 남기느냐예요. 파프리카 즙을 빼지 않고 갈면 빵에서 흘러내리고, 호두를 오래 갈면 기름이 나와 무거워져요. 석류 당밀도 2큰술을 넘겨 넣으면 과일의 신맛이 파프리카의 단맛을 덮어 버려요.
이 글의 배합은 구운 빨간 파프리카, 호두, 빵가루를 거친 페이스트로 모으는 방식이에요. 알레포 페퍼가 있으면 말린 과일 같은 매운맛으로 맞출 수 있지만, 구하기 어려울 때는 훈제 파프리카 파우더와 고춧가루로 매운맛을 지키면서 다른 향으로 바꿀 수 있어요. 지켜야 할 축은 검게 구운 단맛, 호두 알갱이, 석류의 신맛, 이 세 가지예요.
재료(4인분)

4명이 전채로 먹는 양이에요. 빵에 발라 먹으면 4인분, 채소에 찍어 먹기만 하면 6명 정도로 나눌 수 있어요. 시리아 자료에는 타히니를 넣는 배합도 있지만, 이번에는 호두 향을 앞에 내세우기 위해 넣지 않아요. 처음에는 재료를 늘리지 말고, 신맛과 거친 정도의 차이를 확인해 보세요.
호두와 밀을 사용해요. 호두 알레르기가 있다면, 이 요리를 다른 견과류로 바꾸면 맛도 안전성도 크게 달라져요. 무리하게 대체하지 말고 빨간 파프리카 마리네이드로 바꿔 주세요. 밀을 피하고 싶다면 글루텐프리 빵가루 40g을 써요. 알레르기 대응 제품은 원재료와 동일 공장 표시까지 제품마다 확인해 주세요.
석류 당밀은 빨간 파프리카의 단맛을 잡아 주고, 호두의 기름기를 무겁지 않게 하는 과일의 신맛을 지녀요. 레몬즙과 흑설탕으로도 만들 수 있지만, 석류 특유의 진한 향은 남지 않아요. 서아시아 요리를 계속 만들 사람이라면 살 가치가 있고, 한 번만 시도해 볼 사람이라면 대체로 충분해요.
훈제 파프리카 파우더는 알레포 페퍼 그 자체가 아니에요. 알레포 페퍼의 말린 과일 같은 향이 아니라, 훈연 향이 앞에 나와요. 알레포 페퍼를 찾아 여러 가게를 돌기보다, 이번 대체용으로 한 병만 사는 정도로 생각하면 돼요. 이미 파프리카 파우더와 고춧가루가 있다면 사지 않아도 괜찮아요. 고를 때는 원재료가 파프리카 가루이고 '훈제(스모크)'라고 표시된 것인지 확인해 주세요.
파프리카를 구울 때 나온 즙은 버리지 말고 남겨 두면, 페이스트가 너무 될 때 1작은술씩 넣어 조절할 수 있어요. 처음부터 전부 넣으면 흘러내리기 쉬우니 조금씩 써 주세요.
조리 요령: 질면 더하고, 무거우면 빼요

무하마라는 후무스처럼 균일한 크림으로 만드는 요리가 아니에요. 빵 표면에 머물고, 호두 알갱이가 가끔 씹히는 거친 페이스트가 다루기 좋은 상태예요. 기름이 주변에 뜬다면 파프리카 수분이 너무 많은 것이니, 빵가루 2작은술을 섞고 냉장고에서 10분 기다려요. 푸석푸석하면 레몬즙이나 올리브유를 1작은술씩 더해요. 큰술로 한 번에 고치려 하면 파프리카의 단맛과 신맛의 균형을 되돌릴 수 없어요.
돌리는 시간이 길면 호두 기름이 나와 페이스트가 무거워져요. 절구와 칼이 있다면 이 요리를 위해 기계를 살 필요는 없어요. 호두를 5mm 정도로 다지고, 빨간 파프리카를 칼로 다진 뒤 볼에서 섞으면 알갱이 크기를 직접 정할 수 있어요.
응용과 변형: 남은 것을 다음 식사로

따뜻하게 데운 피타에 3큰술 정도 바르고 오이, 래디시, 파슬리를 겹치면, 채소가 무하마라의 기름기를 받아 줘요. 시리아 식문화 자료가 소개하는 메제(mezze)에서는 딥뿐 아니라 납작빵, 샐러드, 절임, 올리브 등을 작은 접시에 나눠 담아요. 고기 요리의 소스로 한 접시에서 끝내기보다, 신맛과 짠맛이 다른 것을 조금씩 늘어놓는 편이 파프리카의 단맛을 오래 즐길 수 있어요.
매운맛을 낮추고 싶은 날에는 고춧가루를 빼고 훈제 파프리카 파우더를 1/2작은술로 해요. 매운 걸 먹는 사람만 덜어 낸 접시에 알레포 페퍼나 고춧가루를 더하면, 전체를 맵게 하지 않아도 돼요. 달걀이나 유제품을 쓰지 않는 배합이니, 빵가루를 식물성 또는 글루텐프리 제품으로 바꾸면 식탁의 조건에 맞추기 쉬운 요리예요.
UNHCR Canada에 실린 시리아 출신 사람들의 레시피에는 토마토, 양파, 붉은 고추 페이스트, 시나몬, 석류 당밀을 넣어 불에 익히고, 식힌 뒤 먹는 방식도 있어요. 구운 파프리카판보다 수분이 많아 소스에 가까운 완성이에요. 이것은 이번 배합이 실패했을 때의 대용이 아니라, 다른 집의 맛으로 시도해 보세요.
구운 흰살생선이나 닭고기 옆에 낼 때는 레몬즙을 1작은술만 더해 조금 묽게 해요. 파스타 소스로 쓴다면 면수로 풀기 전에 올리브유를 1작은술 넣어요. 물로만 풀면 호두 알갱이가 껄끄러워지기 쉬워요. 남은 것은 빵에 바르는 것 말고도 구운 채소에 1작은술씩 곁들이면, 같은 맛을 계속 먹는 느낌이 줄어요.
식문화 배경: 알레포의 붉은색이 메제의 접시로 퍼진 이유

Food Heritage Foundation은 무하마라를 시리아 알레포에서 유래한 붉은 딥이라고 설명해요. 요리 이름은 아랍어 '붉게 만든 것'에서 왔고, 레바논을 포함한 레반트의 식탁으로 퍼졌어요. 전채, 딥, 빵에 바르는 스프레드로 먹어 온 요리라서, 재료 하나가 다르다고 옳고 그름을 정하기보다 어느 지역과 어느 집의 맛을 재현할지를 보는 편이 실제에 가까워요.
Metro South Health의 시리아 식문화 자료는 식사 형태가 지역, 종교, 사회 집단에 따라 달라진다는 주의를 덧붙이고 있어요. 그 자료에는 명절 메제에 딥, 샐러드, 납작빵, 절임 등을 늘어놓고, 바비큐에도 빵과 딥을 곁들이는 예가 소개돼 있어요. 무하마라는 한 접시로 식사를 끝내는 소스라기보다, 빵으로 떠서 다른 작은 접시와 조금씩 맛을 주고받는 요리로 두면 현지 식탁에 가까운 역할이 돼요.
같은 자료에는 빨간 파프리카, 빵가루, 호두, 마늘, 타히니, 석류 당밀, 커민, 고추를 쓰는 배합도 있어요. 한편 UNHCR Canada의 『Tastes from Home』에 실린 시리아 출신 사람의 레시피 "Muhammara with Walnut"는 토마토 5개와 양파 3개를 붉은 고추 페이스트, 석류 당밀, 시나몬 등과 함께 불에 올리고, 식힌 뒤 호두를 섞어요. 구운 파프리카가 주인공인 이번 배합과는 재료도 가열 방식도 달라서, 수분이 많고 부드러운 완성이에요. 실패했을 때의 대용이 아니라 다른 집의 맛으로 알아 두면 레시피의 폭을 좁히지 않을 수 있어요.
집 부엌에서는 식감을 먼저 정하면 재료 선택에서 헤매지 않아요. 구운 파프리카판은 빵 위에 머무는 진한 페이스트, 토마토를 끓이는 판은 요리에 곁들여 떠 먹는 부드러운 딥이에요. 석류 당밀이 있으면 한 병으로 과일의 신맛을 더할 수 있고, 레몬즙과 흑설탕이라면 신맛과 단맛을 따로 조절할 수 있어요. 대체 재료로 잃는 진한 과일 맛까지 똑같이 만들려 하지 말고, 가진 재료로 식탁에 올리고 싶은 되기를 고르는 것이 현실적이에요.
같은 메제 상에 한 가지를 더한다면, 매끄러운 후무스(일본어), 구운 가지로 만드는 바바가누시(일본어), 허브가 주인공인 타불레가 잘 어울려요. 붉은 무하마라, 하얀 후무스, 초록 허브 샐러드를 납작빵과 나눠 먹으면, 같은 딥만 계속 먹을 때보다 한입마다 향과 신맛이 달라져요.
자주 묻는 질문

석류 당밀 대신 일반 식초를 써도 되나요?
쌀식초만으로는 신맛이 먼저 튀어요. 레몬즙 1큰술과 흑설탕 1작은술을 섞는 편이 더 가까워요. 대체판은 산뜻하게 완성되니, 호두를 조금 넉넉하게 130g으로 해도 좋아요.
빨간 파프리카는 병조림으로도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어요. 물기를 잘 닦은 구운 파프리카 300g을 써 주세요. 다만 식초에 절인 것은 맛이 달라지니 피해요. 직접 구울 때보다 훈연 향이 약하니 훈제 파프리카 파우더를 1작은술로 해요.
호두를 아몬드로 바꿔도 되나요?
알레르기가 없다는 전제라면 요리로는 만들 수 있지만, 무하마라다운 쌉쌀함과 기름기가 줄어요. 대체의 안전성을 우선하고 싶다면, 다른 견과류로 바꾸기보다 빨간 파프리카 마리네이드로 만드는 편이 안심이에요.
며칠 동안 보관할 수 있나요?
한 김 식기를 계속 기다리지 말고, 얕고 깨끗한 용기로 옮겨 2시간 안에 냉장해요. 풍미를 지키는 기준은 만든 날을 포함해 3일 이내예요. 먹을 만큼만 다른 접시에 덜고, 남은 것에는 한 번 쓴 빵이나 채소가 닿지 않게 해 주세요. 냉동하면 해동 후 파프리카와 기름이 분리되기 쉬우니, 조금씩 만드는 편이 다루기 쉬워요.
질척해졌을 때 다시 만들지 않고 되돌릴 수 있나요?
빵가루를 2작은술씩 더하고 10분 차게 해요. 그래도 흐르면 호두 10g 정도를 잘게 다져 섞어요. 가열해서 수분을 날리면 파프리카 향이 둔해지니, 먼저 차게 해서 조절해 주세요.
참고 자료
- Food Heritage Foundation, "Muhammara"(유래, 레반트로의 확산, 기본 재료와 먹는 법을 확인. 2026년 8월 21일 참조·확인)
- UNHCR Canada, Tastes from Home, "Muhammara with Walnut"(토마토와 양파를 쓰는 시리아 출신 사람들의 다른 계열 배합을 확인. 2026년 8월 21일 참조·확인)
- Metro South Health, "Syrian food and cultural profile"(지역 차이, 메제와 바비큐의 식탁, 타히니가 들어간 재료 예를 확인. 2026년 8월 21일 참조·확인)
- Saveur, "Red Pepper and Walnut Dip (Muhammara)"(구운 파프리카판의 재료, 가열, 거친 정도의 기준을 확인. 2026년 8월 21일 참조·확인)
- FoodSafety.gov, "People at Risk of Food Poisoning"(남은 음식을 얕은 용기로 옮겨 2시간 안에 냉장하는 일반적인 취급을 확인. 2026년 8월 21일 참조·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