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고 금식을 마치는 소리가 거리에 울려 퍼지면, 식탁의 큰 접시에 작고 노란 황금빛 공이 산처럼 쌓여요. 겉은 얇고 바삭하고 깨물면 속은 폭신해요. 위에 걸쭉하게 끼얹은 짙은 갈색 대추야자 시럽이 손끝에 감기고, 사프란과 카르다몸의 향이 코로 빠져나가요. 루카이마트(لقيمات / luqaimat)는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한 페르시아만 연안 나라들에서 친숙한 한입 크기의 튀김 과자예요. 이름은 아랍어로 '작은 한입'이라는 뜻이에요.
금식을 마친 식탁에 놓인 황금빛 작은 공

루카이마트는 UAE,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같은 걸프 나라들에서 널리 먹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라마단(금식월) 철이에요. 하루의 금식을 마친 해 질 녘 식사인 이프타르 상에 달콤한 한 가지로 오르는 것이 정석이에요. 아랍 커피나 홍차와 함께 집어 먹는 것이 걸프 가정의 늘 하는 즐기는 방법이에요.
반죽은 밀가루와 물과 이스트라는 아주 소박한 재료로 만들어요. 여기에 걸프 부엌에서 낯익은 사프란과 카르다몸을 더하고, 갓 튀긴 것에 대추야자(야자나무 열매)로 만든 시럽을 끼얹어요. 대추야자가 삶을 떠받쳐 온 땅답게 단맛의 주인공은 설탕이 아니라 대추야자 시럽이에요. 시럽 대신 꿀을 쓰는 가정도 있어요.
이 과자에는 오래된 친척도 있어요. 13세기 아랍 과자 '루크마트 알카디(재판관의 한입)'가 조상이라고 하며, 아바스 왕조 시대에는 적어도 레시피가 기록되어 있었어요. 같은 계통의 튀김 과자는 튀르키예에서는 '로크마', 그리스에서는 '루쿠마데스'라고 불리며 꿀이나 시럽을 끼얹어 먹어요. 걸프의 루카이마트는 이 무리에 사프란과 카르다몸의 향을 더한 모습이라 할 수 있어요.
표기도 하나가 아니에요. 영어 철자로는 luqaimat 외에 ligemat, lukemat, lgeimat 등도 보여요. 모두 같은 과자를 가리키고, 걸프 방언의 발음 차이가 그대로 철자에 나타난 거예요.
루카이마트라는 이름의 바탕이 된 아랍어 '루크마(luqma)'는 '한입'이라는 뜻이에요. 그 작은 것이 많이 있다는 뉘앙스의 복수형이 루카이마트예요. 이름 그대로 하나씩 손가락으로 집어 입에 던져 넣는 것이 어울리는 과자예요.
하룻밤 기다리는 반죽과 1시간이면 튀기는 반죽

루카이마트 반죽은 빵처럼 치대어 뭉치는 반죽이 아니에요. 두바이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셰프 하랄드 오베렌더(Harald Oberender)가 걸프 신문 Gulf News에서 소개한 전통 방식에서는 반죽을 '빵 반죽보다 조금 묽은' 상태로 섞은 뒤 따뜻한 곳에서 6~10시간 발효시켜요. 시간을 들여 발효시키면 튀겼을 때 속이 폭신하고 가벼워져요.
가정에서 간단히 만들 때는 더 짧은 방법도 있어요. 요리 블로그 Munaty Cooking을 운영하는 무나 케니(Muna Kenny)는 재료를 모두 믹서에 갈아 매끈한 반죽을 만들고 약 1시간 동안 두 배로 부풀린 뒤 튀기는 배합을 소개해요. 이 글의 레시피도 이 방법을 따랐어요. 옥수수 전분을 조금 넣는 것은 겉을 바삭하게 마무리하기 위한 요령이에요.
튀기는 데도 요령이 있어요. 반죽은 숟가락으로 뜨고, 다른 숟가락으로 기름 속으로 밀어내듯 떨어뜨려요. 뜨거운 기름 속에서 데굴데굴 굴리며 튀기면 전체가 고른 색으로 튀겨지고 동그란 모양으로도 뭉치기 쉬워요. 집마다 반죽에 요구르트를 더하거나 참깨를 뿌리는 등 조금씩 다른 방법이 이어져 내려와요.
사프란과 대추야자 시럽 준비하기

재료 대부분은 일반 마트에서 갖출 수 있어요. 밀가루는 중력분이 가장 가깝지만 구할 수 없다면 박력분과 강력분을 반반 섞으면 알맞은 탄력과 가벼움이 나와요. 인스턴트 이스트도 제빵 재료 코너에서 구할 수 있어요.
향을 좌우하는 사프란은 마트 향신료 코너에서 소량의 작은 병으로 팔아요. 값은 높은 편이지만 이 배합에서 쓰는 것은 한 꼬집뿐이에요. 카르다몸은 꼬투리째 파는 것을 쪼개 속의 씨를 갈면 향이 강하고, 가루는 손쉽게 쓸 수 있어요.
대추야자 시럽은 수입 식품점이나 중동 식재료점, 온라인에서 찾을 수 있어요. 구할 수 없다면 꿀로 대신하는 것이 걸프 가정에서도 하는 방법이에요. 꿀을 쓰면 단맛이 가볍고, 대추야자 시럽을 쓰면 깊고 진한 단맛이 나요.
재료 (약 25개 분량, 4인분)

미지근한 물은 체온보다 조금 따뜻한 40°C 안팎이 기준이에요. 너무 뜨거우면 이스트가 약해져요. 가루에 따라 흡수하는 물의 양이 다르니 처음에는 3/4컵보다 조금 적게 넣고 반죽의 상태를 보며 더하세요. 핫케이크 반죽보다 조금 무거운 정도가 알맞은 묽기예요.
사프란은 쓰기 전에 분량의 미지근한 물 일부(2큰술 정도)에 5분쯤 담가 두면 노란 색과 향이 물에 우러나 반죽 전체에 고루 퍼져요.
튀김 기름은 고온이에요. 반죽을 떨어뜨릴 때는 기름에 너무 가까이 대지 말고, 숟가락을 기름 표면 바로 위에서 기울여 조용히 떨어뜨리세요. 기름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하면 온도가 너무 오른 것이니 바로 불을 꺼요. 다 튀긴 기름은 완전히 식은 뒤에 치우세요.
시럽은 갓 튀겨 뜨거울 때 끼얹으면 김 때문에 눅눅해져요. 무나 케니도 독자의 질문에 답하며 조금 식힌 뒤에 시럽을 끼얹어야 바삭한 식감이 유지된다고 권해요.
반죽이 남았을 때는 깊은 볼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 두세요. 이스트 때문에 크게 부풀므로 용기는 넉넉한 것을 고르세요. 쓰기 전에 실온으로 되돌린 뒤 튀기세요.
아랍 커피와 함께

걸프의 가정에서는 루카이마트를 아랍 커피(카흐와)나 홍차와 함께 내요. 집에서 즐긴다면 라이트 로스트 커피에 카르다몸을 한 꼬집 넣거나 밀크티를 곁들이면 반죽의 카르다몸과 향이 이어져요.
하나씩 손가락으로 집어 먹을 수 있어서 사람이 모이는 자리에 큰 접시로 내기에도 알맞아요. 걸프 나라들에서는 라마단이나 잔칫날에 빠지지 않는 과자지만, 집 부엌에서는 주말 간식으로도 가볍게 만들 수 있어요.
같은 걸프 요리라면 향신료를 넣고 지어 내는 바레인의 마치부스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캅사(일본어)가 루카이마트 앞에 먹는 식사로 잘 어울려요. 단것을 비교한다면 오만의 오마니 할와(일본어)도 사프란과 카르다몸이 향긋한 과자예요.
자주 묻는 질문

속까지 익었는지 걱정돼요.
하나를 갈라 보았을 때 속이 촉촉한 스펀지 모양이면 익은 거예요. 가운데에 걸쭉한 반죽이 남아 있다면 기름 온도가 너무 높아 겉만 먼저 색이 났을 수 있어요. 불을 조금 줄이고 시간을 들여 튀기세요.
동그란 모양이 안 나와요.
반죽이 너무 묽으면 납작하게 퍼지고 너무 되면 울퉁불퉁한 모양이 돼요. 숟가락에서 걸쭉하게 떨어지는 무게를 기준으로 미지근한 물이나 가루로 조절하세요. 튀기는 동안 자주 굴리면 동그랗게 뭉치기 쉬워요.
미리 만들어 둘 수 있나요?
바삭한 식감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니 튀긴 날 먹는 것이 가장 좋아요. 남았다면 시럽을 끼얹지 말고 밀폐 용기에 보관하고, 먹기 전에 오븐 토스터에서 살짝 데운 뒤 시럽을 끼얹으세요.
대추야자 시럽 대신 쓸 수 있는 것이 있나요?
꿀이 가장 손쉬운 대체품이에요. 걸프 가정에서도 꿀이나 설탕 시럽을 쓰는 일이 있어요. 흑당 시럽을 쓰면 깊은 단맛에 가까워져요.
알레르기 때문에 조심할 재료가 있나요?
반죽에 밀가루를 써요. 깨를 뿌릴 때는 참깨 알레르기도 조심하세요. 깨를 빼도 루카이마트의 맛은 충분히 즐길 수 있어요.
참고 문헌
- Munaty Cooking, “Luqaimat Recipe (Crispy Emirati Sweet Dumplings).” 참조·확인일: 2026년 10월 22일. https://www.munatycooking.com/crunchy-sweet-dumplings-luqaimat/
- Gulf News, “Traditional Emirati Luqaimat.” 참조·확인일: 2026년 10월 22일. https://gulfnews.com/food/cooking-cuisines/traditional-emirati-luqaimat-1.1609659664372
- Wikipedia, “Lokma.” 참조·확인일: 2026년 10월 22일. https://en.wikipedia.org/wiki/Lokm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