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 껍질을 벗기면 푸른 향이 달콤해져요
부엌에서 고추를 직화에 가까이 대면 가장 먼저 피어오르는 것은 매운맛이 아니라 푸른 껍질이 타는 달콤한 냄새입니다. 표면이 까맣게 부풀면 볼에서 뜸을 들인 뒤 껍질을 벗깁니다. 거기에 치즈를 채우고, 거품 낸 달걀흰자로 만든 옷으로 감싸, 붉은 토마토 소스로 돌려보내요. 칠레 레예노(chile relleno / chiles rellenos)는 이름 그대로 "속을 채운 고추"를 먹는 멕시코 요리입니다.

흔한 오해는 이것을 "피망 고기 채우기의 멕시코 버전"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고기를 채우는 지역 차이도 있지만, 집에서 먼저 잡아야 할 것은 포블라노의 껍질을 태워 벗기는 것, 부드럽게 녹는 치즈를 채우는 것, 달걀옷을 너무 두껍지 않게 가볍게 튀기는 것입니다. 이것이 빠지면 그저 튀긴 피망에 가까워집니다.
멕시코에서는 포블라노를 쓰는 것이 정석이지만, 한국 마트에서 매일 살 수 있는 채소는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포블라노를 구할 수 있을 때의 생각을 축으로 하면서, 큰 피망, 아이용 피망, 가늘고 긴 단고추로 만들 때의 낙착점도 적습니다. 완벽한 재료를 기다리는 요리가 아니라 탄 껍질, 부드러운 살, 치즈, 붉은 소스의 순서로 지키는 요리라고 생각하면 만들기 쉬워져요.
같은 멕시코 요리라도 소스의 향을 깊이 알고 싶다면 몰레 포블라노, 옥수수 아침 식사 쪽으로 가려면 칠라낄레스가 가까운 입구입니다. 칠레 레예노는 채소 요리이면서 달걀과 치즈로 든든한 주요리가 됩니다.
현지다움은 고추, 치즈, 달걀옷, 소스로 정해져요
영어권에서는 "stuffed poblano"라고 설명하기도 하지만 현지 이름은 chile relleno, 복수형은 chiles rellenos입니다. 푸에블라와 연결해 소개하는 경우가 많고, 포블라노에 치즈나 피카디요를 채우고 달걀옷으로 감싸 튀겨 토마토 계열 소스를 곁들이는 형태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 요소 | 현지의 축 | 한국에서 지킬 것 |
|---|---|---|
| 고추 | 포블라노, 지역에 따라 다른 푸른 고추 | 살이 두껍고 길이 10cm 이상, 껍질을 태워 벗길 수 있는 것을 고른다 |
| 속재료 | 오악사카 치즈, 치와와 치즈, 피카디요 등 | 모차렐라와 슈레드 치즈를 섞어 짠맛을 보충한다 |
| 옷 | 달걀흰자를 거품 낸 달걀옷 | 밀가루를 얇게 묻히고 거품을 누르지 않고 입힌다 |
| 기름 | 옷을 굳히기 위한 튀김 기름 | 170~180도에서 짧게, 온도를 너무 낮추지 않는다 |
| 소스 | 토마토, 양파, 마늘, 허브 | 보글보글 졸여 물기를 날리고 옷에 엉기는 농도로 한다 |
포블라노가 없으면 큰 피망은 모양이 비슷하고 매운맛이 약해 가족용으로 만들기 쉽습니다. 다만 살이 얇은 것은 껍질을 벗기면 찢어지기 쉽고 치즈를 채울 때 갈라져요. 가늘고 긴 단고추나 만가닥 고추는 향이 좋아도 용량이 작으니, 치즈 양을 줄이고 옷을 얇게 해서 곁들임 쪽으로 합니다.
치즈는 한국에서 사기 쉬운 모차렐라를 주축으로 합니다. 수분이 많은 프레시 타입만으로는 튀기기 전에 새기 쉬우니, 저수분 모차렐라나 슈레드 치즈를 섞으면 안정됩니다. 페타나 체더를 많이 넣으면 짠맛이나 향이 이기니 처음에는 조금만 쓰는 게 안전합니다.
재료(4인분)
이 분량으로 큰 칠레 레예노 4개를 만듭니다. 주요리라면 한 사람에 하나, 포솔레 로호(일본어)나 콩 요리를 곁들인다면 반씩이어도 충분합니다.

달걀, 유제품, 밀을 씁니다. 치즈를 채운 고추는 속이 잘 뜨거워지지 않으니, 튀긴 직후에 베어 물지 말고 소스에서 데운 뒤 식탁에 내세요. 이쑤시개로 고정했다면 담기 전에 반드시 빼세요.
장볼 때 고민되는 것

포블라노나 치즈는 구할 수 있는 가게가 지역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신선 식품은 동네에서 상태를 보고 사는 편이 실패가 적습니다. 따로 사 둘 가치가 있는 것은 붉은 소스를 멕시코 요리 쪽으로 기울이는 말린 오레가노, 소량으로 깊이를 내는 커민, 튀김 기름을 170~180도로 유지하는 온도계입니다.
말린 오레가노는 토마토 소스를 그저 양식 토마토 조림으로 만들지 않는 향입니다. 1작은술밖에 쓰지 않지만 타코스 알 파스토르나 소페(일본어)에도 돌려 쓸 수 있어요.
커민은 주역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1/3작은술만 넣으면 토마토와 양파의 단맛 뒤에 건조한 향이 남습니다. 남으면 콩 요리, 케밥, 카레에도 쓰기 좋은 향신료예요.
칠레 레예노에서 무서운 것은 기름 온도가 내려가 달걀옷이 기름을 먹고 무거워지는 것입니다. 기름 온도를 잴 수 있으면 첫 번째가 무너지지 않고 나머지도 같은 상태로 튀길 수 있습니다.
영양과 식단의 생각

이 레시피는 4인분 전체로 약 2160kcal입니다. 1인분은 칠레 레예노 1개, 소스, 밥 150g을 가정하며, 치즈와 달걀에서 단백질, 기름에서 지방이 들어옵니다. 튀김이지만 고기를 채우지 않는 가정 버전이라면 주요리로 너무 무겁지 않고, 상추와 래디시의 신맛으로 먹기 편해집니다.
| 항목 | 4인분 합계 기준 | 1인분 기준 |
|---|---|---|
| 에너지 | 2160kcal | 540kcal |
| 단백질 | 82g | 20.5g |
| 지방 | 132g | 33g |
| 탄수화물 | 130g | 32.5g |
| 식이섬유 | 20g | 5g |
| 소금 환산량 | 약 10.7g | 약 2.7g |
염분을 줄이고 싶은 날은 치즈의 짠맛을 보고 소스의 소금을 3/4작은술로 줄이세요. 매운맛을 더하고 싶을 때도 하바네로나 고춧가루를 옷에 넣기보다 식탁에서 살사를 소량 곁들이는 편이 조절하기 쉽습니다.
만드는 법
고추는 먼저 태워서 뜸을 들이고, 그 사이에 소스를 만듭니다. 채운 뒤에는 달걀옷의 거품이 꺼지기 전에 튀기고 싶으니, 기름, 덧가루, 치즈, 이쑤시개를 손 닿는 곳에 늘어놓고 시작하세요.
실패하기 쉬운 원인과 고치는 법

칠레 레예노는 어려운 요리라기보다 과정의 순서가 어긋나면 단번에 다루기 어려워지는 요리입니다. 태우기 전에 소스를 끓여 버리면 고추가 식지 않고, 달걀옷을 만든 뒤 속재료를 망설이면 거품이 꺼집니다. 준비의 순서를 고정하면 실패가 줄어요.
| 일어나는 일 | 주된 원인 | 고치는 법 |
|---|---|---|
| 껍질이 벗겨지지 않는다 | 탄 정도가 얕다, 뜸 부족 | 2분 더 굽고 뚜껑을 덮어 5분 뜸 들인다 |
| 고추가 찢어진다 | 껍질을 너무 문질렀다, 씨를 세게 당겼다 | 칼집을 넓히지 말고 덧가루를 얇게 묻혀 옷으로 받친다 |
| 치즈가 샌다 | 너무 채웠다, 기름 온도가 낮다 | 치즈를 2할 줄이고 170도 이상에서 튀기기 시작한다 |
| 옷이 무겁다 | 흰자 거품이 약하다, 기름 온도가 내려갔다 | 뿔이 설 때까지 휘핑하고 한 개씩 튀긴다 |
| 소스가 묽다 | 토마토 수분이 많다 | 약한 중불로 3~5분 더 졸인다 |
큰 피망으로 만들 때는 껍질을 완전히 벗기는 데 너무 집착하지 않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포블라노만큼 껍질이 두껍지 않으니 벗겨지는 부분만 떼고 남은 껍질은 고소함으로 다룹니다. 반대로 파프리카는 달고 살이 두껍지만 수분이 많고 치즈와 합치면 전체가 달아지므로, 커민을 늘리기보다 소스의 신맛을 조금 강하게 합니다.
찢어졌을 때는 겉모습보다 기름 온도와 채운 양을 먼저 다시 살펴보세요. 껍질이 조금 갈라져도 덧가루, 달걀옷, 소스 순으로 받쳐 주면 식탁에서는 하나로 모입니다. 반대로 기름 온도가 낮은 채로 이어 가면 다음 것도 무거워지니, 냄비 앞에서는 "다음 것을 넣기 전에 170도로 되돌린다"를 우선하세요.
보관과 먹는 법

갓 만든 것은 옷이 부풀어 소스를 너무 빨아들이기 전이 가장 가볍습니다. 식탁에서는 밥, 따뜻한 토르티야, 상추, 라임을 곁들이면 치즈의 진함이 풀려요. 세미타 포블라나(일본어) 같은 빵 요리와 맞추기보다 쌀이나 콩, 샐러드로 받는 편이 가정에서는 먹기 쉽습니다.
| 상태 | 보관 방법 | 다시 데우기 |
|---|---|---|
| 태워서 껍질 벗긴 고추 | 냉장 1일. 키친타월로 싸서 용기에 | 채우기 전에 물기를 닦는다 |
| 채운 상태 | 냉장 1일. 덧가루는 튀기기 직전에 | 찬 채로 옷을 입혀 튀긴다 |
| 튀긴 본체 | 냉장 2일. 소스와 분리 | 160도 토스터에서 5분, 소스에서 3분 데운다 |
| 토마토 소스 | 냉장 3일, 냉동 3주 | 작은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을 때까지 데운다 |
도시락에 넣는다면 달걀옷이 눅눅해지는 것을 전제로 소스를 별도 용기에 담으세요. 식은 채로도 먹을 수 있지만 치즈가 굳으니, 가능하면 전자레인지 600W로 40~60초 데우고 소스만 나중에 끼얹으세요.
자주 묻는 질문

포블라노가 없을 때는 어떤 채소가 가깝나요?
한국에서는 큰 피망이 가장 다루기 쉽습니다. 매운맛은 약해지지만 껍질을 태워 벗기고, 치즈를 채우고, 달걀옷으로 튀기는 흐름은 재현할 수 있어요. 가늘고 긴 단고추는 향이 가까워도 용량이 작으니 치즈를 절반으로 하세요.
고기를 채워도 되나요?
됩니다. 멕시코에는 피카디요를 채우는 형태도 있어요. 다만 이 레시피에서는 처음에 실패하기 어려운 치즈 버전 쪽으로 기울였습니다. 고기를 넣는다면 볶은 다짐육을 완전히 식히고 수분을 날린 뒤 채우세요.
달걀옷을 생략하고 굽기만 해도 되나요?
할 수 있지만 다른 요리에 가까워집니다. 칠레 레예노다운 폭신한 겉과 소스가 엉기는 느낌은 달걀옷으로 냅니다. 기름을 줄이고 싶다면 달걀옷을 얇게 하고 기름을 깊이 1cm로 해서 지져 내세요.
맵게 하고 싶을 때는 무엇을 더하나요?
고추 자체를 맵게 하기보다 마무리에 살사를 곁들이는 편이 조절하기 쉽습니다. 가족의 매운맛 취향이 갈린다면 소스 본체를 순하게 하고 식탁에서 다진 청고추나 매운 살사를 소량 더하세요.
전날에는 어디까지 준비할 수 있나요?
고추를 태워 껍질을 벗기고 치즈를 채우는 데까지 할 수 있습니다. 달걀옷은 거품이 꺼지므로 당일에 만듭니다. 토마토 소스는 전날 만드는 편이 맛이 가라앉지만, 튀긴 본체와 함께 보관하면 옷이 수분을 빨아들이니 나누어 두세요.
참고 자료
- Wikipedia, "Chile relleno"(요리 개요, 주재료, 지역 차이 확인)
- Epicurious, "Chiles Rellenos (Cheese-Stuffed Poblano Peppers)"(포블라노 태우는 법, 달걀옷, 기름 온도, 소스 과정 확인)
- Food & Wine, "How to Make the Ultimate Hatch Chiles Rellenos"(태우기, 뜸 들이기, 껍질 벗기기, 치즈 채우기 과정 확인)
- Bon Appetit, "If You Must Only Eat One Burrito, Make It the Cheesy Chile Relleno"(New Mexico계 먹는 법, 콩과 토르티야와의 조합 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