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뒤뜰에 판 얕은 구덩이 안에서 돌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어요. 통가의 전통 요리는 이렇게 흙 화덕 '우무(umu)'에서 쪄 구워 왔어요. 잎으로 싼 꾸러미를 돌 위에 늘어놓고 그 위에 다시 잎과 흙을 덮어요. 몇 시간 뒤에 파내면 잎 속에서 코코넛 크림이 걸쭉하게 졸아 짭짤한 고기의 감칠맛과 하나가 되어 있어요. 그 꾸러미 중 하나가 루 풀루(Lū pulu)예요.
태평양 섬의 '소' 잎 싸 구이

'루(lū)'는 통가어로 타로의 부드러운 어린잎을 가리키고, '풀루(pulu)'는 영어 'bull(수소)'에서 온 말로 여기서는 콘비프를 뜻해요. 그러니까 루 풀루는 타로 잎으로 싼 콘비프라는 이름의 요리예요. 속에는 콘비프와 양파, 소금, 그리고 코코넛 크림이 듬뿍 들어가요. 집에 따라 토마토를 더하기도 해요.
통조림 콘비프는 통가에서 아주 인기 있는 식재료예요. 통에서 꺼내 그대로 먹기도 하고, 코코넛 밀크나 양파와 섞어 잎으로 싸서 흙 화덕에 굽기도 해요. 섬 사람들은 특히 뉴질랜드산 콘비프를 좋아한다고 해요. 수입 통조림과 섬에서 자라는 타로 잎, 야자 열매에서 짜낸 크림. 바깥에서 온 것과 섬의 것이 한 꾸러미 속에서 만나는 데 이 요리의 재미가 있어요.
싸는 속재료가 바뀌면 요리 이름도 바뀌어요. 닭고기면 '루모아(lūmoa)', 양고기면 '루시피(lūsipi)', 생선이면 '루이카(lūika)'. '루'로 싸는 형태는 그대로고 속재료의 말만 바뀌어요.
루 풀루는 통가에서 가장 사랑받는 요리 중 하나로 잔치 자리에 빠지지 않아요. 예전 통가 가정에서는 하루의 주된 식사를 흙 화덕에서 만들어 낮에 온 가족이 모여 먹었어요. 곁들이는 것은 타로, 얌, 고구마, 카사바 같은 섬의 구황 작물과 푸른 바나나예요. 진한 꾸러미를 소박한 뿌리채소로 받쳐 주는 것이 섬의 먹는 방식이에요.
가정 주방에서 만들 때 알아 둘 점

원래의 싸는 잎인 타로 잎은 많은 지역에서 거의 유통되지 않아요. 하와이 폴리네시안 문화 센터가 소개하는 루 풀루 만드는 법에서도 타로 잎을 구할 수 없을 때는 콜라드 그린이나 시금치로 대신할 수 있다고 해요. 이번에는 시금치를 써서 오븐에 루 풀루를 구워요. 가정용으로 조정한 방법이라 타로 잎의 끈적한 식감과는 다르지만, 코코넛 크림과 콘비프의 조합은 그대로 즐길 수 있어요.
코코넛 크림은 캔에 든 것을 고르세요. 제품에 따라 물로 묽게 한 것도 있으니, 라벨에서 '코코넛 크림'인지와 성분을 확인하세요. 코코넛 밀크로 만들면 물기가 많아지고 굽는 동안 크림이 졸아들지 않으니, 가능하면 크림을 준비하는 것이 좋아요.
타로 잎을 구해서 쓸 때는 반드시 오랜 시간 충분히 가열하세요. 날것이거나 가열이 부족한 타로 잎에는 옥살산칼슘 결정이 들어 있어서 입, 혀, 목에 심한 가려움과 자극을 일으킬 수 있어요. 잎 가운데의 굵은 줄기를 떼어 내고 어린잎을 고르면 자극을 줄일 수 있다고 해요.
통조림 콘비프는 제품마다 내용량이 달라요. 이 레시피에서는 400g을 쓰니, 라벨의 내용량을 보고 합계가 400g 안팎이 되도록 캔 수를 맞추세요. 콘비프는 짠맛이 강하니 속에 넣는 소금은 줄여요.
재료 (4인분)

싸는 잎
코코넛 크림은 캔 속에서 굳어 있기도 해요. 캔을 뜨거운 물에 담가 데우거나 볼에 꺼내 잘 섞은 뒤 재면 분량을 정확히 잴 수 있어요. 속재료용과 위에 끼얹는 양을 먼저 나눠 두면 작업이 편해요.
이 요리에는 유제품은 들어가지 않지만, 코코넛과 콘비프의 원재료(제품에 따라 우유나 대두 등을 포함하는 것)가 들어가요.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통조림 원재료 표시를 확인하세요.
루 풀루 만드는 법
준비에 약 20분, 오븐 가열에 약 1시간, 전체 약 1시간 20분이 기준이에요. 오븐은 굽기 전에 170°C로 예열해 두세요.
콘비프는 이미 익힌 통조림이라, 굽는 시간은 속재료를 뜨겁게 하고 크림을 졸이고 잎을 익히기 위한 것이에요. 크림이 걸쭉해졌는지로 익은 정도를 보면 이해하기 쉬워요.
시금치의 떫은맛이 신경 쓰이면 싸기 전에 끓는 물에 10초쯤 담갔다가 찬물에 담그고, 물기를 짜지 말고 닦아 내세요. 잎이 부드러워지니 쌀 때 찢어지지 않게 다루세요.
담는 법과 섬의 먹는 방식

구워진 루 풀루는 꾸러미를 흐트러뜨리지 않도록 뒤집개로 하나씩 떠서 그릇에 담고, 접시에 남은 코코넛 크림을 위에 끼얹어요. 통가에서는 타로나 푸른 바나나를 곁들여 먹어요. 집에서라면 찐 고구마나 토란, 삶은 감자가 잘 어울려요. 뿌리채소를 크림에 버무려 먹으면 콘비프의 짠맛이 딱 알맞은 간이 돼요.
타로 잎을 코코넛에 끓이는 요리는 태평양 섬들에 널리 있어요. 사모아에서는 타로 잎에 코코넛 크림을 싸서 굽는 팔루사미를 먹어요. 피지의 흙 화덕 구이 로보(일본어)와 함께 읽으면 섬마다 '싸서 굽는' 문화의 차이가 잘 보여요.
응용 방법

속재료를 콘비프에서 닭고기로 바꾸면 통가에서 '루모아'라고 부르는 형태가 돼요. 생닭고기를 쓸 때는 한입 크기로 썰어 소금을 뿌리고 굽는 시간은 똑같이 하되, 가장 큰 조각의 한가운데까지 익었는지 반드시 확인하세요. 흰살생선으로 만들면 '루이카'예요. 생선은 고기보다 빨리 익으니 굽는 도중부터 상태를 보고, 살 가운데까지 하얗게 익으면 꺼내세요.
토마토를 넣는 집도 있어요. 큼직하게 썬 토마토 1개분을 속재료에 섞으면 코코넛 크림의 단맛에 신맛이 더해져 조금 가벼운 맛이 나요. 콘비프가 너무 짜다고 느껴지면 양파를 1.5개로 늘려 단맛으로 짠맛을 누그러뜨리세요.
자주 묻는 질문

타로 잎은 어디서 구할 수 있나요?
일반 마트에서는 거의 볼 수 없어요. 구했다면 잎 가운데의 굵은 줄기를 떼어 내고 오랜 시간 충분히 가열하세요. 가열이 부족하면 입과 목에 강한 자극을 느낄 수 있어요.
코코넛 밀크로도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지만, 코코넛 크림보다 수분이 많아서 물기가 많게 완성돼요. 밀크로 만들 때는 마지막에 포일을 벗기고 15분쯤 구워 수분을 날리세요.
오븐이 없을 때는?
두꺼운 냄비에 꾸러미를 늘어놓고 코코넛 크림을 부어 뚜껑을 덮은 뒤 아주 약한 불에서 30〜40분 쪄 끓이는 방법도 있어요. 눌어붙기 쉬우니 가끔 냄비 바닥을 확인하세요.
미리 만들어 둘 수 있나요?
코코넛 크림을 쓴 요리는 상하기 쉬우니 만든 날 안에 다 드시는 것을 추천해요. 남으면 한김 식힌 뒤 바로 냉장고에 넣고, 다시 데울 때는 전체가 푹 뜨거워질 때까지 가열하세요.
참고 자료
- RNZ, Freddy Tu'akalau, “Lu Pulu: Pacific Island corned beef in taro leaves,” 2018년 12월 29일 공개. 참조·확인일: 2026년 10월 22일. https://www.rnz.co.nz/collections/recipes/lu-pulu-pacific-island-corned-beef-in-taro-leaves
- Polynesian Cultural Center, Mike Foley, “Lupulu: Traditional Tongan Dish You Must Try.” 참조·확인일: 2026년 10월 22일. https://www.polynesia.com/blog/tongan-lupulu-recipe
- Heart Foundation NZ, “Lū – Taro leaves parcel.” 참조·확인일: 2026년 10월 22일. https://heartfoundation.org.nz/wellbeing/healthy-recipes/luu-taro-leaves-parcel
- Wikipedia, “Tongan cuisine.” 참조·확인일: 2026년 10월 22일. https://en.wikipedia.org/wiki/Tongan_cuisine
- The Fiji Times, “Tasty taro leaves,” 2017년 10월 22일 공개. 참조·확인일: 2026년 10월 22일. https://www.fijitimes.com.fj/tasty-taro-leav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