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삼의 농촌에서는 집 뒤 연못에서 키운 생선이 그대로 저녁 반찬이 돼요. 부엌에서는 냄비에 머스터드 오일을 두르고 노랗게 밑간한 생선 토막을 구운 다음, 그 기름에 페누그릭과 작고 검은 씨앗을 뿌려요. 톡톡 튀는 소리 뒤에 다진 토마토가 쏟아져 들어가면 냄비가 단번에 붉어져요. 이윽고 피어오르는 건 토마토의 신맛과 코를 찌르는 겨자 향. 인도 북동부 아삼주 사람들이 밥에 얹어 거의 매일 먹어 온 새콤한 생선 국물, 마소르 텡가(Masor Tenga)예요. 아삼어로 '마소르'는 '생선의', '텡가'는 '신'이라는 뜻이에요.
신맛에 이름이 있는 아삼의 부엌

아삼은 브라마푸트라강이 동서로 흐르는 강과 습지의 땅이에요. 아삼 요리에서는 쌀 다음으로 중요한 식재료가 생선이라고 하며, 강과 연못, 호수에서 잡은 여러 민물고기가 식탁에 올라요. 농촌에서는 자기 집 연못에서 생선을 키우는 집도 많고, 전통적인 아삼의 민족 집단 중 생선을 먹지 않는 곳은 없다고 해요.
아삼 요리는 인도의 다른 지역에 비해 향신료를 아주 절제해서 써요. 생선 요리에서는 생선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 중요해요. 마소르 텡가도 향을 내려고 약간의 씨앗과 고추를 쓸 뿐이고, 주인공은 토마토의 신맛과 생선의 감칠맛이에요. 국물은 맑고 가벼워서 카레라기보다 새콤한 수프에 가깝게 완성돼요.
아삼에는 신맛의 원천이 여럿 있어요. 가장 많이 쓰는 건 토마토지만, 가늘고 긴 껍질 두꺼운 레몬 '카지 네무', 말린 망고스틴 무리 '티코르', 코끼리사과라 부르는 열매 '오우텡가', 타마린드, 스타프루트, 로젤 잎 등도 텡가의 신맛에 쓰여요.
아삼의 전통 식사는 베이킹소다 같은 알칼리성 요리 '카르(khar)'로 시작하고, 신 '텡가'와는 예전에는 같은 식사에서 함께 먹지 않는 것으로 여겨졌어요. 한 상차림 안에서 알칼리와 산을 나눠 먹은 셈이에요. 지금은 이 구분이 느슨해졌지만, 신맛에 텡가라는 이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 땅 부엌의 개성을 잘 보여 줘요.
집 부엌에서 만들기 전에 알아 둘 것

아삼에서는 루이(로후)와 카틀라(아삼어로 바후) 같은 잉어과 민물고기를 뼈째 통썰기해서 써요. 집 부엌에서는 대구, 농어, 삼치처럼 살이 단단한 흰살생선 토막이 다루기 쉽고, 구할 수 있다면 잉어로도 만들 수 있어요. 살이 너무 무른 생선은 부서지기 쉬우니 피하세요.
향의 바탕은 머스터드 오일이에요. 아삼에서는 요리 기름이라고 하면 이것이고, 코로 빠져나가는 톡 쏘는 매운맛이 있어요. 인도 식료품점이나 온라인에서 식용이라고 표시된 것을 고르세요. 템퍼링에 쓰는 씨앗은 페누그릭, 머스터드 씨, 니겔라 씨(칼론지) 세 가지. 모두 인도 식료품점에서 갖출 수 있어요.
칠리 가루는 색이 곱고 매운맛이 순한 카슈미르 칠리 가루를 쓰면 국물이 선명한 붉은색이 되고 너무 맵지 않아요. 인도 요리사 란비르 브라르의 레시피에서도 마찬가지로 색이 잘 나고 매운맛이 순한 데기 미르치라는 고춧가루를 써요.
이 글의 만드는 법은 란비르 브라르가 소개하는 아삼식 생선 카레를 바탕으로, 생선 토막에 맞춰 4인분으로 다듬었어요. 생선과 감자를 먼저 머스터드 오일에 구워 두고, 마지막에 국물에 되돌려 짧게 끓이는 것이 이 방법의 핵심이에요.
재료(4인분)

머스터드 오일은 겨자와 같은 십자화과 식물의 씨앗에서 짠 기름이에요. 겨자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피하세요. 달군 머스터드 오일에 물기 있는 생선이나 토마토를 넣으면 기름이 튀니, 생선의 물기를 잘 닦고 냄비에서 얼굴을 떼고 넣으세요.
마소르 텡가 만드는 법
생선에 밑간을 하고 마무리까지 전체 약 50분이에요. 생선과 감자를 구운 뒤 국물을 만드니 프라이팬을 그대로 돌려 쓸 수 있어요.
생선을 되돌린 뒤에는 나무 주걱으로 젓지 말고 국물을 숟가락으로 떠서 위에서 끼얹으세요. 마지막에 레몬을 넣은 뒤에도 프라이팬을 앞뒤로 흔들기만 하면 토막 모양이 예쁘게 남아요.
생선은 속까지 충분히 익히세요. 덜 익은 생선은 아니사키스 같은 기생충에 의한 식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어요. 두꺼운 토막은 가장 두꺼운 부분을 젓가락으로 갈라 속까지 하얗고 불투명해졌는지 확인하세요.
밥에 얹어 후루룩

마소르 텡가는 흰밥과 함께 먹는 요리예요. 국물을 듬뿍 끼얹어 밥에 토마토의 신맛을 배게 하듯 먹어요. 더운 계절에는 이 신맛이 입맛을 되찾아 줘요. 매운맛은 절제되어 있고 생선과 토마토의 맛이 곧게 전해져서, 인도 요리의 진한 카레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신선하게 느낄 거예요.
머스터드 오일의 향이 마음에 들었다면 이웃 방글라데시의 쇼르셰 일리시도 해 보세요. 같은 동인도 강물고기 요리여도 이쪽은 겨자씨를 갈아 만든 진한 소스로 끓이는, 전혀 다른 맛이에요. 네팔의 초일라(일본어)도 달군 머스터드 오일로 향을 내는 요리예요.
발효한 죽순 '코리사'를 넣어 생선을 끓이는 요리도 신맛이 나지만, 아삼에서는 이것을 텡가라고 부르지 않아요. 같은 새콤한 생선 요리여도 신맛의 원천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 거예요.
변주하는 즐거움

아삼에서는 제철 채소를 함께 끓이기도 해요. 인도 웹 매체 '더 퀸트'가 소개한 마소르 텡가에서는 카틀라라는 생선에 수세미를 합쳐요. 수세미나 주키니, 가지를 1cm 두께로 썰어 감자와 같은 시점에 넣으면 국물을 머금고 부드럽게 익어요.
토마토를 줄이고 레몬즙으로 신맛을 높이면 더 가볍고 깔끔한 맛이 돼요. 타마린드를 조금 풀어 넣으면 아삼의 또 다른 텡가처럼 둥근 신맛으로 바뀌어요. 신맛의 원천을 바꿔 가며 우리 집만의 텡가를 찾는 것도 이 요리를 즐기는 방법이에요.
자주 묻는 질문

머스터드 오일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식용유로도 만들 수 있지만 마소르 텡가다운 톡 쏘는 향은 나지 않아요. 아삼 가정의 맛에 가깝게 하고 싶다면 머스터드 오일을 준비하길 권해요.
뼈 있는 생선으로 만들어도 되나요?
뼈 있는 통썰기가 오히려 아삼의 방식에 가깝고 국물에 감칠맛이 우러나요. 토막 낸 잉어나 방어 아라로도 만들 수 있어요. 잔가시가 많은 생선은 먹을 때 조심하세요.
미리 만들어 둘 수 있나요?
한 김 식으면 보관 용기에 담아 냉장하고 다음 날까지 드세요. 시간이 지나면 생선이 국물을 머금어 살이 부드러워지니, 데울 때는 약불에서 살살 데우세요.
매운 정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청고추와 마른 붉은 고추로 살짝 톡 쏘는 정도의 매움이에요. 아이와 함께 먹는다면 청고추를 빼고 마른 붉은 고추를 1개로 하세요. 카슈미르 칠리 가루는 색을 내는 정도의 매움이에요.
참고 문헌
- Ranveer Brar, “Assam style Fish curry | Masor Tenga Fish Curry.” 참조·확인일: 2026년 10월 22일. https://ranveerbrar.com/recipes/assam-fish-curry/
- The Quint, Tridip K Mandal, Muskan Singh, “Masor Tenga: Flavourful & Delicious Assamese Sour Fish Curry,” 2021년 8월 26일 공개. 참조·확인일: 2026년 10월 22일. https://www.thequint.com/neon/what-the-food/recipe-masor-tenga-fish-curry-desh-ka-tadka
- Wikipedia, “Assamese cuisine.” 참조·확인일: 2026년 10월 22일. https://en.wikipedia.org/wiki/Assamese_cuisi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