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소를 감싼, 겨울 김 속의 요마리
찜기 뚜껑을 열면 하얀 쌀가루 꾸러미에서 김이 가늘게 올라와요. 길쭉한 꼬리가 달린 모양은 물고기 같기도 하고 견과 같기도 하지만, 갈라 보는 순간 눈길을 끄는 건 안쪽의 짙은 갈색이에요. 흑설탕을 닮은 차쿠 소가 천천히 흘러나오고, 볶은 깨의 고소한 향이 뜨거운 반죽에 배어요.
요마리(Yomari / योमरी)는 네팔 네와르(Newar)족에게 전해 오는 쌀가루 찜과자예요. 쌀가루 반죽으로 차쿠(chaku, 당밀 같은 고형 설탕)나 쿠와(khuwa, 졸인 우유 소)를 감싸 물고기 같은 꼬리를 달아 쪄요. 만두와 비슷해 보여도 짭짤한 소를 넣는 요리가 아니에요. 반죽의 부드러움, 소의 향, 김으로 부풀어 오른 식감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과자예요.
네팔 관광청 안내에 따르면 요마리는 쌀 수확과 음식의 여신 안나푸르나에게 기도하는 날, 요마리 푼히와 이어져 있어요. 집에서 만들 때도 그저 단 경단으로 다루기보다 햅쌀 철에 가족이 함께 쪄 내는 과자라는 거리감을 남겨 두면, 재료를 바꿀 때 판단하기 쉬워요.
이 분량은 12개예요. 끓는 물로 반죽을 뭉치기, 차쿠 소를 너무 졸이지 않기, 꼬리 밑동에 금이 가지 않게 하기, 이 세 가지가 요령이에요. 차쿠를 구하지 못하면 흑설탕으로 만들 수 있지만, 흑설탕을 물에 너무 많이 녹이면 소가 흘러나오므로 대체 비율도 과정 안에서 정해 두었어요.
요마리 푼히와 카트만두 분지의 식탁
요마리 푼히는 네팔력 틴라월의 보름달에 열리는 네와르족의 축제로 소개돼요. 달력 환산으로 양력 날짜가 해마다 달라지므로, 고정된 날짜를 외우기보다 보름달이 뜬 날 쌀 수확을 축하하며 집에서 요마리를 나누는 행사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해요. 네팔 관광청은 카트만두 분지 사람들이 곡물과 음식의 여신 안나푸르나를 공경하며 쌀 풍작을 비는 날이라고 설명해요.
현지 기사에는 요마리의 유래에 관한 여러 이야기가 남아 있어요. 파나우티의 부부가 햅쌀과 당밀로 처음 만들었다는 이야기, 낯선 나그네에게 나눠 준 과자가 축제로 퍼졌다는 이야기 등이에요. 이것들은 하나로 확정된 발명사라기보다 파나우티와 네와르 식탁에 얽힌 유래담이에요. 이름에 대해서는 네팔 관광청이 네와르어로 '맛있는 빵'에 해당하는 뜻이라고 소개해요.
겨울 집에서는 찜기에서 올라오는 김뿐 아니라 화로 같은 난방 도구 곁에서 요마리를 나누는 모습도 전해져요. 가족이 모양 빚기를 나눠 맡고 쪄 낸 것부터 뜨거울 때 먹는 과자라서, 모양이 모두 같지 않아도 식탁에 손수 만든 느낌이 남아요. 네와르 가정에서 아이의 짝수 살 생일에 요마리를 만드는 풍습을 소개한 기록도 있어서, 축제 날에만 갇힌 과자는 아니에요.
지역이나 집마다의 차이는 소와 모양에 나타나요. 차쿠에 깨와 코코넛을 합친 진한 소가 기본형으로 알려져 있고, 쿠와를 쓰면 우유의 흰 소가 돼요. 박타푸르의 지역 안내에는 차쿠와 깨 소를 바요 요마리, 검은 렌틸콩 소를 마요 요마리라고 구분해 부르는 것도 소개돼 있지만, 이름이나 속재료가 네팔 전역에서 일률적이라는 뜻은 아니에요. 물고기 꼬리를 단다는 설명이 있는 한편 무화과 열매를 닮았다고 말하기도 해서, 모양은 축제 자리나 집마다 조금씩 달라요.
집 부엌에서 남겨야 할 것은 수입 식재료를 전부 갖추는 일이 아니에요. 쌀가루를 끓는 물로 다루고, 소를 검게 태우지 않고, 김 속에서 하얀 반죽을 비치기 직전까지 익히는 거예요. 차쿠는 흑설탕으로 바꿀 수 있지만 쌀가루 반죽을 밀가루로 만들면 다른 과자가 돼요. 찜기에 놓기 전의 모양 빚기, 그리고 갈랐을 때 소가 너무 굳지 않은 상태만 지키면 일반 가정에서도 요마리다운 결과를 낼 수 있어요.

재료(6인분·12개)

한 사람당 2개를 기준으로 한 분량이에요. 반죽은 멥쌀가루가 주재료이고 찹쌀가루를 30g만 더해요. 네팔의 배합을 그대로 재현하려는 게 아니라, 처음 빚을 때 꼬리 밑동이 잘 갈라지지 않게 하는 가정용 조정이에요. 떡 같은 점성을 내려는 게 아니므로 찹쌀가루를 늘리지 마세요.
쿠와 소로 바꿀 때
차쿠의 진한 향보다 우유의 둥근 단맛을 고른다면 쿠와 소를 12개 분량으로 준비해요. 쿠와 120g, 설탕 35g, 건조 코코넛 15g, 카다멈 0.3g을 작은 냄비에 약불로 올리고, 나무주걱으로 눌러 가며 뭉쳐질 때까지 4–5분 가열해요. 식으면 단단해지므로 한 김 식으면 12등분해 손가락으로 눌러 소의 모서리를 없애요. 쿠와는 유제품이라서 기를 쓰지 않는 반죽으로 해도 유제품을 피할 수는 없어요.
깨, 코코넛, 유제품을 써요. 쿠와를 고르면 유성분, 기를 고르면 유래 원료, 찹쌀가루나 쌀가루는 제조 라인까지 포함한 표시를 확인하세요. 찜기는 물이 떨어지면 빈 냄비를 태우게 되므로 12개를 한 번에 찔 수 없는 냄비라면 두 번에 나눠 쪄요.
만드는 법|뜨거운 반죽을 물고기 꼬리 모양으로 빚기
반죽을 만들기 전에 찜기에 물을 3–4cm 붓고 뚜껑을 덮어 센 불에 올려요. 김이 아직 약할 때 요마리를 놓으면 반죽이 수분을 너무 빨아들여 무거워져요. 찜판에는 쿠킹 시트를 12장 깔거나 기름을 얇게 발라요.
깨 소와 쿠와 소로 달라지는 요마리의 윤곽

요마리는 반죽의 모양이 고른지보다 소가 무엇을 맡는지에 따라 인상이 달라져요. 축제 날의 진한 차쿠 소는 당밀과 깨의 고소함이 먼저 서고, 쿠와 소는 우유의 둥근 맛이 쌀가루의 단맛을 받아 줘요.
차쿠와 깨 소
검은 소에 깨를 합친 형태예요. 차쿠를 구하면 당밀의 깊이가 나지만, 흑설탕으로 대체해도 끓이지 않고 마무리하면 반죽 안에서 알맞게 흘러요. 흰깨는 향이 순하고 검은깨는 색과 쓴맛이 강하게 나므로, 처음엔 흰깨 45g이 다루기 쉬워요.
쿠와 소
쿠와는 우유를 졸여 고체에 가깝게 만든 유제품으로, 차쿠 소보다 희고 입안에서 부드러워요. 쿠와를 쓸 때는 소를 뜨거운 채로 싸지 말고 한 김 식힌 뒤 둥글려요. 뜨거운 소가 반죽을 느슨하게 만들면 찌기 전에 바닥이 벌어져요.
박타푸르에서 소개되는 소의 구분 호칭
박타푸르의 지역 안내에서는 차쿠와 깨 소, 검은 렌틸콩을 쓴 소를 서로 다른 이름으로 소개해요. 집에서 검은 렌틸콩 버전을 시도한다면, 삶은 검은 렌틸콩 120g을 수분이 없어질 때까지 으깨고 흑설탕 35g, 기 8g, 깨 15g과 함께 약불에서 뭉쳐요. 다만 이건 이 글의 차쿠 소와는 다른 방식이에요. 소를 바꿀 때는 단맛뿐 아니라 수분량과 점도도 맞춰 조정하세요.
모양을 바꿀 때의 주의
물고기 같은 꼬리를 남기면 현지 설명에 가까워지지만, 꼬리를 짧게 한 배 모양으로도 찔 수 있어요. 동그란 경단으로 만들면 소의 무게가 바닥으로 몰려 벽을 고르게 하는 의미가 옅어져요. 처음 12개는 같은 모양을 목표로 하기보다 바닥 두께와 이음매를 맞추는 쪽이 완성도에 직결돼요.
갈라졌거나, 단단하거나, 푸석할 때 되돌리는 법

빚는 중에 꼬리 밑동이 갈라질 때
반죽이 식어 말랐을 수 있어요. 남은 반죽은 젖은 천으로 싸고, 갈라진 반죽 표면에 물을 1–2방울 묻혀 손가락으로 눌러 되돌려요. 그래도 선이 벌어지면 뜨거운 물 5ml를 치대어 넣고 5분 쉬게 해요. 가루를 더해 마름을 막으려 하면 더 갈라지기 쉬워요.
찐 뒤에 바닥이 벌어질 때
바닥 벽이 얇거나, 소가 많거나, 김이 약한 것 중 하나예요. 다음 분량은 바닥을 4mm쯤 남기고 소를 18g에서 15g으로 줄여요. 찜기는 물이 끓은 뒤에 쓰고, 놓은 뒤에는 뚜껑을 열지 말고 15분을 유지해요. 이미 갈라진 요마리는 소를 접시에 꺼내 따뜻한 반죽에 묻혀 먹으면 버리지 않아도 돼요.
소가 엿처럼 굳을 때
차쿠를 끓였거나 식히는 동안 수분이 너무 날아간 거예요. 작은 냄비에 되돌려 물 5ml를 넣고 약불에서 30–60초만 데워요. 나무주걱으로 선을 그은 자국이 3초쯤 남는 상태에서 멈춰요. 물을 한 번에 많이 넣으면 찌는 동안 소가 흘러 이음매로 새요.
반죽 가운데가 푸석할 때
반죽 벽이 두껍거나 김이 부족해요. 빚을 때 벽을 3–4mm로 맞추고, 찜기에 넣기 전에 김이 세게 오르는지 봐요. 18분을 쪄도 나아지지 않으면 다음부터 한 개를 45g으로 작게 나누고, 공기가 빠지도록 꼬리 끝을 조금 열었다가 닫아요.
집 부엌에서 바꿀 것과 남길 것
요마리를 위해 네팔 도구를 한 벌 갖출 필요는 없어요. 찜기는 금속 찜판과 깊은 냄비, 또는 찜 천을 깐 체로 대신할 수 있어요. 다만 김을 안정적으로 내기 어려운 냄비에서는 반죽 표면이 굳기 전에 수분을 빨아들여요.
반죽은 멥쌀가루를 주재료로 해요. 찹쌀가루를 전량으로 하면 떡에 너무 가까워지고, 전분을 더하면 요마리 특유의 쌀가루다운 푸슬푸슬한 끊어짐이 달라져요. 차쿠가 없을 땐 흑설탕 140g과 물 20ml, 깨 45g, 코코넛 20g으로 만들고, 설탕 향이 약하면 카다멈을 3꼬투리만 더해요. 흑설탕을 그대로 싸는 방법은 김에 녹은 설탕이 바닥에 모이기 쉬워 처음에는 맞지 않아요.
깨는 칼로 다지기보다 굵게 으깨는 편이 소에 알갱이가 남아요. 전동 분쇄기를 쓰면 너무 곱게 갈리기 쉬워요. 요마리 외에도 홀 스파이스를 조금씩 으깰 거라면 화강암 절구를 살 의미가 있어요. 깨를 한 번만 쓸 사람은 절구나 튼튼한 볼 바닥으로 대신해 추가 구입을 피해요.
절구를 이미 갖고 있다면 더 사지 않아요. 막자사발은 깨를 너무 곱게 갈지 않고, 카다멈 씨를 으깨고, 다음 네팔 요리나 향신료 요리에도 쓸 사람에게만 맞아요. 크고 무거운 도구라서 보관할 자리가 없다면 보통 절구로 충분해요.
네팔의 차 시간으로 이어지는 담기
요마리는 쪄 낸 것을 접시에 높이 쌓기보다 갈랐을 때 소가 보이는 방향으로 2개씩 놓으면 먹기 편해요. 차쿠 소의 진함에는 무가당 흑차, 쿠와 소에는 밀크티가 어울려요. 현지의 단 과자라는 윤곽을 남기려면 생크림이나 아이스크림을 곁들이지 말고, 열과 향을 차로 받아 주세요.
네팔의 식탁을 요리로 넓히려면 짭짤한 모모를 먼저 만들고 요마리를 식후 찜과자로 곁들여요. 일상 식사로 이어지는 달 밧, 네와르의 쌀 요리 푸칼라(일본어)를 함께 놓으면 단 축제 과자뿐 아니라 쌀을 중심으로 한 식문화의 차이도 보여요.

보관할 땐 한 김 식힌 뒤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으로 2일을 기준으로 해요. 먹기 전에 젖은 키친타월을 덮어 찜기에서 5–7분 데우면 반죽이 되살아나요. 냉동한다면 소가 완전히 식은 것을 하나씩 싸서 1개월을 기준으로 해요. 언 채로 찜기에 넣어 평소보다 5–8분 더 찌고, 가운데까지 뜨거워졌는지 확인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차쿠가 없으면 요마리가 안 되나요?
흑설탕 140g과 물 20ml로 대체할 수 있어요. 차쿠의 당밀 같은 깊은 향은 약해지지만, 소를 끓이지 않고 볶은 깨 45g과 코코넛 20g을 합치면 쌀가루 반죽과 검은 소라는 요마리의 축은 남아요. 꿀이나 메이플 시럽은 수분이 많아 찌는 동안 새기 쉬우므로 처음 대체로는 고르지 않아요.
멥쌀가루만으로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어요. 찹쌀가루 30g을 멥쌀가루 30g으로 바꾸고, 끓는 물은 220ml부터 시작해요. 멥쌀가루만의 반죽은 이음매가 갈라지기 쉬우므로 쉬게 하는 시간을 10분 잡고, 빚을 때 벽을 4mm 가깝게 남겨요. 찹쌀가루를 전량으로 하면 요마리가 아니라 떡에 가까운 점성이 돼요.
물고기 모양을 못 만들겠어요. 동그랗게 해도 되나요?
동그랗게 해도 찔 수는 있지만 소가 바닥으로 몰리기 쉬워요. 처음에는 가는 꼬리를 완벽히 만들기보다 공간의 바닥을 두껍게, 벽을 3–4mm로 맞추는 걸 우선하세요. 꼬리는 마지막에 손끝으로 집기만 해도 충분해요.
찐 요마리가 딱딱해졌어요. 다시 데울 수 있나요?
젖은 키친타월을 덮어 찜기에서 5–7분 데워요. 소가 엿처럼 단단하다면 다음에 만들 때 차쿠 소에 물 5ml를 되돌리고, 나무주걱 자국이 3초 남을 정도에서 불을 꺼요. 한 번 굳은 소에 물을 부어 곧바로 되돌리는 것보다, 다음 졸임을 얕게 하는 편이 반죽 안에서 다루기 쉬워요.
깨나 유제품을 먹을 수 없다면?
깨 대신 코코넛을 늘리는 방법이 있지만 고소함과 소의 알갱이 식감이 달라져요. 유제품을 피하려면 기를 식용유로 바꾸고 쿠와 소 대신 차쿠 소를 골라요. 쌀가루나 설탕에도 제조 라인 표시가 있으므로 알레르기가 있다면 제품마다 확인하세요.
참고 자료
- 네팔 관광청(Nepal Tourism Board) "Yomari Punhi": https://ntb.gov.np/en/yomari-punhi (2026년 8월 23일 참조·확인, JST)
- Nepal Tourism Board, Experience Nepal: Globalizing Nepalese Heritage Cuisine Recipe Book "YOMARI": https://trade.ntb.gov.np/wp-content/uploads/2018/05/Experience_Nepal_Globalizing_Nepalese_Heritage_Cuisine_Recipe_Book.pdf (2026년 8월 23일 참조·확인, JST)
- OnlineKhabar "Yomari Punhi: A Newa festival celebrated with sweet rice dumplings": https://english.onlinekhabar.com/yomari-punhi-newa-festival-nepal.html (2026년 8월 23일 참조·확인, JST)
- Nepali Taste "Yomari": https://nepalesetaste.com/recipes/yomari/ (2026년 8월 23일 참조·확인, JST)
- Bhaktapur.com "Yomari: The main course of Yomari Punhi": https://www.bhaktapur.com/discover/yomari-the-main-course-of-yomari-punhi/ (2026년 8월 23일 참조·확인, JST)
- TheGundruk "Yomari Recipe": https://www.thegundruk.com/yomari-recipe/ (2026년 8월 23일 참조·확인, J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