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팬에서 지글 소리가 나는 베트남의 황금빛 부침
기름을 얇게 두른 프라이팬에 노란 쌀가루 반죽을 부어요. 곧바로 팬 가장자리에서 지글 소리가 나고, 끝부분부터 마르면서 얇은 종이처럼 말려 올라가기 시작해요. 여기서 서두르다 두껍게 부치면 그냥 말랑한 크레이프가 돼요. 반대로 소리가 나는 온도까지 기다렸다가 단숨에 펴면 가장자리가 가볍게 서고, 상추로 쌌을 때 바삭 갈라지는 반세오가 돼요.
반세오(Bánh xèo)는 쌀가루와 강황으로 만드는 베트남의 얇은 부침 요리예요. 이름의 xèo는 뜨거운 기름에 반죽이 닿을 때 나는 소리에서 왔다고 설명해요. 새우, 돼지고기, 숙주를 넣어 반달 모양으로 접고, 식탁에서는 상추와 허브로 싸서 생선 소스 베이스의 느억참에 찍어 먹어요.
집 주방에서 어려운 건 재료보다 부치는 방법이에요. 쌀가루 반죽은 밀가루의 글루텐에 기댈 수 없어서 두껍게 부으면 무겁고, 기름이 적으면 달라붙어요. 이 글에서는 남부식에 가까운 코코넛 밀크가 든 반죽을 26cm 안팎의 프라이팬에서 한 장씩 부쳐요. 속을 너무 많이 넣지 않고, 반죽을 30초 안에 펴고, 마지막에 가장자리만 바싹 구워내요. 이 세 가지를 지키면 가정용 가스레인지에서도 꽤 시원하게 갈라져요.
같은 베트남 요리라도 포가(Phở gà)는 맑은 국물의 향, 반미(Bánh mì)는 빵과 속 재료의 조합, 분짜는 숯불 고기와 쌀국수를 먹는 방식이 주인공이에요. 반세오에는 여기에 ‘갓 부친 것을 부수어 싸 먹는’ 즐거움이 더해져요. 만드는 사람은 주방에서 부치고, 먹는 사람은 식탁에서 싸는, 조금 바쁜 요리예요.
Bánh는 베트남어로 가루나 쌀로 만든 반죽류를 넓게 가리키고, xèo는 부칠 때 나는 소리를 나타내는 말로 설명해요. 영어권에서는 Vietnamese sizzling crepe, Vietnamese pancake로 옮기기도 하지만, 밀가루 팬케이크가 아니라 쌀가루를 얇게 부쳐 허브와 함께 먹는 요리예요.

현지의 식탁|소리, 기름, 허브로 먹는 남부의 한 접시
반세오는 현지에서 하나의 모양으로 고정된 요리가 아니에요. 남부에서는 지름 25–30cm쯤 되는 큰 부침으로 만들고 코코넛 밀크의 달콤한 향을 조금 넣는 일이 많으며, 식탁에는 많은 양의 상추, 갓잎, 민트, 생선 소스가 놓여요. 중부 후에 주변에서는 더 작고 두툼한 것이 나오기도 하고, 반콧 같은 작고 둥근 쌀가루 부침과 가까운 감각으로 이야기되기도 해요.
이런 지역 차이를 집에서 전부 재현하려 하면 전용 가루, 현지의 잎채소, 소형 철판까지 필요해져요. 가정에서 먼저 지킬 것은 얇은 쌀가루 반죽, 새우와 돼지고기의 감칠맛, 숙주의 수분, 허브로 싸서 먹는 방식이에요. 느억참의 새콤달콤함이 있으니 부침 본체를 너무 진한 맛으로 하지 않아요. 반죽은 소금을 적게 하고 생선 소스로 마지막에 윤곽을 만들면 잎채소로 쌌을 때 맛이 흩어지지 않아요.
노점에서는 큰 철판이나 전용 팬을 쓰지만, 가정에서는 26cm 안팎의 코팅 프라이팬이 다루기 쉬워요. 무쇠 프라이팬으로 못 만드는 건 아니에요. 다만 쌀가루는 기름막이 끊기면 갑자기 달라붙으므로, 처음부터 무쇠에 도전하기보다 얇게 펴는 감각을 먼저 익히는 편이 재현도가 올라가요. 익숙해지면 반콧처럼 작게 부치는 방향으로 넓혀 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재료|4인분, 26cm 프라이팬에 6–7장
새우, 돼지고기, 생선 소스를 써요. 새우를 피한다면 닭 다리살 120g을 가늘게 썰어 중불에서 3분 이상 구워 중심까지 익혀요. 생선 소스를 쓸 수 없을 때는 연한 간장 2큰술, 쌀식초 1작은술, 설탕 2작은술을 섞어 별도의 소스로 다뤄 주세요.

반세오에는 멥쌀로 만든 가루를 써요. 찹쌀가루는 찹쌀로 만들어 부치면 끈기가 생겨 바삭하게 갈라지기 어려워요. 살 때는 원재료가 ‘멥쌀’인 쌀가루를 고르세요. 전용 가루를 쓸 때도 봉지에 이미 강황이나 코코넛 가루가 들어 있을 수 있으므로, 이 레시피의 소금과 수분을 조금 적게 시작해요.
장보기|평범한 고기나 채소보다 가루와 생선 소스를 봐요
새우, 돼지고기, 숙주, 상추는 가까운 마트로 충분해요. 온라인으로 찾아볼 가치가 있는 건 코코넛 밀크, 강황, 생선 소스처럼 요리의 향을 정하는 재료예요. 특히 생선 소스는 짠맛과 향의 폭이 커서 느억참의 인상이 달라져요.
코코넛 밀크는 남부식의 달콤한 향과 가장자리의 가벼움을 만들어요. 캔 안에서 지방이 분리돼 있을 수 있으니 열기 전에 잘 흔들고, 굳어 있으면 볼에서 섞은 뒤 계량해요.
강황은 색내기가 주된 역할이에요. 카레 가루로 대신하면 커민과 고수 씨 향이 앞서 나와 반세오의 가벼움에서 멀어져요. 작은 병을 산다면 다음에 달밧이나 잡채의 색내기에도 돌려 쓸 수 있어요.
느억참은 생선 소스의 짠맛으로 맛이 정해져요. 집에 생선 소스가 없다면 조금 사 두면 짜조나 분짜에도 쓸 수 있어요.
만드는 법|반죽은 얇게, 속은 너무 많이 넣지 않아요
반세오는 부치면서 먹는 요리처럼 보이지만, 주방에서는 순서 준비가 중요해요. 먼저 볼에 쌀가루 200g, 강황 1작은술, 소금 1/2작은술을 넣고, 코코넛 밀크 200ml와 찬물 230ml를 세 번에 나누어 섞어요. 거품기를 들어 올렸을 때 가늘게 흘러내리고 2초쯤 자국이 남았다 사라지는 농도가 기준이에요. 쪽파를 더하고 냉장고에서 30분 휴지시켜요. 그동안 새우의 물기를 닦고, 삼겹살을 4cm 길이로 썰고, 숙주와 허브를 씻어 잘 말려 둬요. 여기까지 갖춰 두면 부치기 시작한 뒤에는 한 장씩 집중할 수 있어요.
달라붙을 때, 눅눅할 때, 기름질 때 고치는 법

처음에 가장 많은 실패는 프라이팬에 반죽을 부었을 때 소리가 나지 않고 바닥에 달라붙는 거예요. 이건 기름 부족보다 예열 부족인 경우가 많아요. 쌀가루 반죽은 밀가루 반죽보다 끈기로 버티기 어려워서, 차가운 팬 표면에 닿으면 얇게 퍼지기 전에 풀처럼 돼요. 첫 장은 시험 삼아 부치며 소리, 퍼지는 모양, 가장자리가 마르는 모습을 살펴요.
| 실패 | 일어나기 쉬운 원인 | 다음 장에서 고칠 것 |
|---|---|---|
| 바닥에 달라붙는다 | 프라이팬이 미지근하거나 기름막이 끊김 | 예열을 30초 늘리고 기름 1작은술을 얇게 펴요 |
| 반죽이 두껍고 무겁다 | 국자 양이 많거나 반죽이 되직함 | 한 장 80ml 이하로 하고 물 1큰술을 더해요 |
| 눅눅하다 | 숙주의 수분이 많거나 바싹 굽는 시간이 짧음 | 뚜껑을 연 뒤 중불에서 30초 더 구워요 |
| 쓴 노란색이 된다 | 강황이 많거나 기름이 탐 | 강황을 2/3작은술로 줄이고 팬 바닥을 닦고 다음 장을 부쳐요 |
| 기름지다 | 낮은 온도에서 기름을 먹었거나 겹쳐서 눅눅해짐 | 소리가 나는 온도에서 부치고 접시에 겹치지 말고 세워 놓아요 |
무쇠 프라이팬으로 만들고 싶다면 길들이기를 충분히 한 뒤에도 처음 몇 장은 어려워요. 가정에서는 깔끔하게 만드는 것을 우선해 코팅 팬을 써도 괜찮아요. 오히려 기름을 너무 더하지 않고, 얇게 펴고, 속을 너무 넣지 않는다는 판단에 집중할 수 있어요.
먹는 법과 보관|쌈 채소는 요리의 일부예요

반세오는 접시에 놓은 시점에는 아직 완성이 아니에요. 갓 부친 것을 한입 크기로 찢어 상추나 쌈 채소에 올리고 깻잎, 민트, 고수를 얹어 싸요. 느억참에 통째로 담그지 않고 한쪽만 가볍게 찍으면 쌀가루 가장자리가 조금 살아 있어요. 허브를 많이 두면 기름이 가볍게 느껴지니, 조심스레 조금만 곁들이기보다 잎채소를 넉넉히 준비하는 편이 질리지 않아요.
미리 만들어 두는 건 반죽만 전날부터 가능해요. 냉장고에서 하룻밤 둔 반죽은 가루가 가라앉으므로 부치기 직전에 바닥에서부터 잘 섞어요. 부친 반세오는 보관에 맞지 않아요. 어쩔 수 없이 남았다면 속과 반죽을 나누지 않고 랩 없이 식힌 뒤 얕은 용기에 담아 냉장하고 다음 날까지 먹어요. 데울 때는 프라이팬에 기름을 얇게 두르고 중불에서 한 면에 90초씩. 전자레인지만 쓰면 숙주의 수분으로 반죽이 눅눅해져요.
남부식, 후에식, 반콧의 차이

남부식 반세오는 크고 얇은 반죽, 코코넛 밀크의 향, 듬뿍 곁들이는 허브가 특징이에요. 호찌민 주변 가게에서 보는 큰 사이즈는 가정의 26cm 프라이팬보다 더 클 때도 있어요. 집에서 무리하게 크게 하면 뒤집기 어렵고 가운데가 눅눅해지므로, 가정에서는 조금 작더라도 얇음을 우선해요.
후에 주변의 작은 스타일은 같은 반세오라는 이름이어도 식감이 조금 달라요. 두툼하고 한입의 만족감이 크며 속도 작은 새우 중심일 때가 있어요. 남부식을 익힌 뒤 작은 프라이팬으로 시도한다면 반죽량을 40ml쯤으로 줄이고 찌는 시간도 1분 안팎으로 줄여요.
반콧은 남부 붕따우 주변에서 알려진 작고 둥근 쌀가루 부침이에요. 타코야키 팬으로도 분위기는 낼 수 있지만, 기름의 양과 익는 방식이 달라져요. 반세오보다 속이 위에 보이고 바깥은 고소하며 안은 조금 두툼하게 남아요. 먼저 반세오로 쌀가루 반죽의 수분과 기름 다루는 법을 익히면 반콧으로도 넘어가기 쉬워요.
자주 묻는 질문
밀가루를 넣으면 덜 찢어지나요?
덜 찢어지지만 식감이 달라져요. 반세오다운 가벼운 갈라짐을 우선한다면 쌀가루만으로 만들어요. 처음에 도저히 다루기 어렵다면 쌀가루 200g 중 20g만 박력분으로 바꾸고, 다음부터 쌀가루로 되돌려 비교해 보세요.
느억맘과 피시 소스는 같은가요?
둘 다 생선 소스이지만 제품마다 짠맛과 향이 달라요. 베트남산 느억맘이 있으면 쓰기 좋지만, 태국산 피시 소스가 더 구하기 쉬워요. 우선 2와 1/2큰술로 소스를 만들어 맛을 보고 더하면 짜지기 어려워요.
새우 없이도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어요. 닭 다리살 120g을 가늘게 썰어 중불에서 3분쯤 구운 뒤 반죽을 부어요. 버섯만으로 만들 때는 수분이 나오기 쉬우므로 만가닥버섯이나 새송이버섯을 먼저 중불에서 2분 볶고 여분의 물기를 날린 뒤 써요.
반죽은 전날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어요. 냉장고에서 하룻밤 둔 반죽은 오히려 가루가 가라앉아 펴기 쉬워지기도 해요. 다만 쪽파를 넣은 채 오래 두면 향이 강해지므로, 전날 만들 때는 쪽파를 부치기 직전에 섞어요.
쌈 채소는 상추만이어도 되나요?
상추만으로도 먹을 수 있지만, 반세오의 기름을 가볍게 하는 역할은 허브가 상당 부분 맡아요. 깻잎, 민트, 고수 중 두 가지는 준비하고 싶어요. 고수가 싫다면 깻잎, 민트, 쪽파, 오이로 구성해요.
쌀가루를 부치는 반세오에서 쪄서 얇은 피로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반꾸온 만드는 법(일본어)이 다음 한 접시가 돼요. 둘 다 쌀가루의 농도와 수분이 식감을 정하지만, 구운 색을 내는 요리와 증기로 비치는 피를 만드는 요리는 냄비를 보는 방식이 달라요.
참고 자료
- TasteAtlas. "Bánh xèo." https://www.tasteatlas.com/banh-xeo - 요리 이름, 지역 차이, 일반적인 속 재료를 확인
- Epicurious. "Banh Xeo (Vietnamese Crepes)." https://www.epicurious.com/recipes/food/views/ba-syn-banh-xeo-vietnamese-crepes - 쌀가루 반죽, 허브로 싸 먹는 방식, 가정 조리를 확인
- Serious Eats. "Banh Xeo (Vietnamese Sizzling Crepes)." https://www.seriouseats.com/banh-xeo-vietnamese-crepes - 반죽을 얇게 펴는 부치기와 프라이팬 조리를 확인
- Wikipedia. "Bánh xèo." https://en.wikipedia.org/wiki/B%C3%A1nh_x%C3%A8o - 표기, 어원, 주변 요리 이름을 보조적으로 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