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워 이야기 — 붉은 가루가 냄비 벽에서 떨어지는 순간
부엌에서 토마토와 붉은 팜유를 볶으면 처음 오르는 향은 남국의 견과류와 조금 닮았어요. 거기에 옥수수 가루를 넣으면 보송하던 붉은 국물이 갑자기 묵직해지고 나무 주걱 자국이 냄비 바닥에 남기 시작해요. 베냉의 아미워(Amiwô / Amiwo)는 이 '붉게 치대는' 순간이 즐거운 요리예요.
아미워는 옥수수 가루를 토마토, 양파, 고추, 기름으로 물들인 국물에 넣어 치대는 프랑스어권 서아프리카의 붉은 주식이에요. 프랑스어 레시피에서는 pâte rouge라고 설명하기도 하고, 고기나 닭고기 소스, 생선 조림과 함께 먹어요. 겉모습은 탄자니아의 우갈리나 부르키나파소의 토와 비슷하지만, 맛은 더 붉어서 토마토의 신맛과 팜유의 향이 먼저 와요.
집에서 만들 때 헷갈리는 것은 가루예요. 옥수수 전분이 아니라 옥수수 자체를 곱게 간 콘플라워, 곱게 간 콘밀, 흰 옥수수 가루를 써요. 완전히 본고장의 가루를 찾기보다 먼저 '가루의 종류', '수분량', '치대는 점도'를 지키는 편이 성공하기 쉬워요.
나이지리아의 아사로(일본어)가 붉은 팜유로 얌을 끓여 으깨는 요리라면, 아미워는 붉은 국물로 가루를 치대는 요리예요. 졸로프 라이스 같은 토마토의 붉은색, 에구시 수프(일본어) 같은 해산물의 감칠맛, 토나 푸푸처럼 '소스를 받치는 주식'이 한 접시에서 교차해요.
지키고 싶은 것은 옥수수 가루를 붉은 국물로 치대는 것, 토마토와 붉은 팜유의 색과 향을 쓰는 것, 닭고기나 생선의 진한 소스와 함께 먹는 것이에요. 가루만 뜨거운 물로 치댄 주식과 달리 아미워는 주식 쪽에도 맛이 들어가요.
재료(4인분)

이 레시피에서는 아미워 본체와 닭고기 토마토 소스를 같은 냄비의 향으로 이어요. 닭을 끓인 붉은 소스의 일부를 아미워의 치대는 국물로 쓰고 나머지는 식탁에서 끼얹는 구성이에요.
이 레시피는 닭고기와 말린 새우 가루를 써요.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다면 말린 새우 가루를 쓰지 말고 가쓰오부시 가루나 다시마 육수 소량으로 바꾸세요. 스코치 보닛이나 하바네로는 소량으로도 매우 매우니 처음에는 1/4개, 또는 식탁에서 나중에 끼얹는 편이 안전해요.
동네에서 살 수 있는 닭고기, 토마토, 양파, 레몬은 따로 찾을 필요가 없어요. 아미워에서 찾아볼 가치가 있는 것은 향의 핵심이 되는 붉은 팜유, 해산물의 감칠맛을 더하는 말린 새우 가루, 매운맛을 접시에서 조절할 수 있는 스코치 보닛 계열 소스예요.
| 우선도 | 살 것 | 요리에서의 역할 | 대체했을 때의 착지점 |
|---|---|---|---|
| 최우선 | 붉은 팜유 | 붉은색, 견과 같은 향, 가루 요리를 서아프리카답게 하는 기름 | 현미유와 파프리카로는 색뿐이에요. 향은 별개로 생각해요 |
| 높음 | 말린 새우 가루 | 닭고기 소스에 건조한 해산물의 감칠맛을 더해요 | 가쓰오부시 가루는 일식 쪽으로 가니 소량만 써요 |
| 높음 | 스코치 보닛 계열 소스 | 냄비 전체를 맵게 하지 않고 식탁에서 향을 더해요 | 하바네로 소스도 괜찮아요. 신맛이 강한 제품은 몇 방울부터 |
붉은 팜유와 말린 새우 가루는 아미워에서 끝나지 않아요. 아사로(일본어), 에구시 수프(일본어), 모암베 치킨(일본어) 같은 붉은 조림에도 돌려 쓸 수 있어요. 스코치 보닛 계열 소스는 냄비에 바로 넣지 말고 접시에서 몇 방울씩 더하면 가족의 매운맛 조절이 편해져요.
만드는 법
아미워는 가루를 넣은 뒤가 빠른 요리예요. 먼저 닭고기 소스를 만들고, 국물을 덜어 두고, 가루를 달아 놓은 뒤에 치대기 시작해요. 치대는 도중에 가루나 물을 찾으면 덩어리가 지기 쉬워요.
집 부엌에서 지킬 재료와 대체

옥수수 가루는 옥수수 전분이 아니에요
아미워에서 가장 틀리기 쉬운 것은 가루예요. '콘플라워'라고 적혀 있어도 제과용 고운 옥수수 가루와 전분뿐인 옥수수 전분이 섞여 진열되기도 해요. 옥수수 전분을 쓰면 투명감 있는 풀이 되어 옥수수의 향도 식감도 나지 않아요.
어울리는 것은 곱게 간 콘밀, 흰 옥수수 가루, Harina P.A.N. 같은 전처리된 옥수수 가루예요. 폴렌타용 굵은 가루로도 만들 수 있지만 완성에 알갱이 느낌이 남아요. 그럴 때는 슬러리 시간을 10분으로 늘리고 가루를 더한 뒤 약불에서 3분 더 치대면 먹기 편해져요.
붉은 팜유는 향의 기둥
붉은 팜유는 아미워의 색과 향을 정해요. 식용유에 파프리카를 섞으면 겉모습은 가까워지지만 견과 같은 향과 묵직함은 나지 않아요. 처음에는 3 큰술이면 충분해요. 너무 많이 넣으면 접시 위에서 기름이 분리되어 가루의 단맛보다 기름의 무거움이 먼저 와요.
반면 붉은 팜유를 완전히 빼면 아미워다움이 약해져요. 쓴다면 향이 강한 오래된 기름이 아니라 개봉 후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한 것을 고르세요. 산패한 냄새가 나면 쓰지 마세요.
닭고기로 만들까, 생선으로 만들까
베냉 일대에서는 닭고기, 생선, 토마토 소스의 조합이 흔히 보여요. 집에서는 닭고기가 다루기 쉽고 국물도 안정돼요. 생선으로 만든다면 흰살생선 토막에 소금을 뿌려 10분 두고, 기름에 지진 뒤 소스에 돌려놓아요. 뼈가 많은 생선을 쓸 때는 아미워용으로 국물을 덜어내기 전에 반드시 걸러 주세요.
세네갈의 티에부디엔(일본어)처럼 생선의 향을 쌀이나 가루에 옮기는 요리를 좋아한다면 생선 버전도 잘 어울려요. 반대로 처음 가족에게 낸다면 닭고기 버전이 매운맛이나 해산물의 향을 조절하기 쉬워요.
현지의 먹는 법에 맞춘 담음새

아미워는 단독으로 완결되는 요리가 아니에요. 붉은 옥수수 가루 반죽은 진한 소스를 받치는 토대예요. 집 식탁이라면 접시 절반에 아미워, 절반에 닭고기 소스를 놓고 숟가락으로 조금씩 잘라 먹는 것이 자연스러워요.
잎채소를 곁들인다면 살짝 데친 소송채, 레몬을 짠 양배추, 오이 얇게 썬 것이 어울려요. 아미워와 소스가 모두 붉고 묵직하니 푸른 채소나 신맛을 조금 곁들이면 끝까지 먹기 편해져요.
주식끼리 비교하면 가나의 푸푸는 더 하얗고 쫀득해서 수프를 떠먹는 역할이에요. 토는 곡물의 풍미가 강해 소스와 짝을 이뤄야 완성돼요. 아미워는 그 중간으로, 주식 쪽에도 토마토와 기름의 맛이 들어가기 때문에 옅은 수프보다 진한 닭고기 소스나 생선 소스가 어울려요.
실패하기 쉬운 곳
흰 덩어리가 남는다
가루를 바로 붉은 국물에 넣으면 바깥쪽만 굳고 하얀 심이 남아요. 먼저 가루 80 g을 찬물에 풀어 슬러리로 만든 뒤 넣으세요. 나머지 가루도 한 번에 넣지 말고 4번에 나눠요. 덩어리가 생기면 불을 줄이고 나무 주걱으로 냄비 벽에 눌러 으깨세요.
묽어서 접시에서 서지 않는다
국물이 너무 많아요. 약불에서 2분씩 치대며 나무 주걱 자국이 남는지 확인하세요. 가루를 추가한다면 1 큰술씩 넣으세요. 너무 넣으면 가루 느낌이 돌아와요. 담기 전에 5분 두면 가루가 수분을 흡수해 조금 단단해져요.
바닥이 탄다
가루를 넣은 뒤의 센 불이 원인이에요. 슬러리를 넣을 때는 약간 약한 중불, 가루를 더한 뒤에는 약불이 기본이에요. 냄비 바닥을 긁듯이 섞고, 무거워지면 불을 끄고 여열로 치대도 괜찮아요. 얇은 알루미늄 냄비보다 두꺼운 냄비나 깊은 프라이팬이 덜 타요.
토마토의 신맛이 강하다
토마토 페이스트를 볶는 시간이 짧으면 신맛이 남아요. 양파를 볶은 뒤 토마토 페이스트를 2분쯤 기름에 볶아 색이 짙어지고 향이 달콤해질 때까지 기다리세요. 컷 토마토 통조림을 쓰면 수분이 많으니 소스를 5분 더 졸이세요.
보관과 만들어 두기
아미워는 갓 만들었을 때가 가장 매끈하지만 냉장 보관도 할 수 있어요. 열이 식으면 1끼 분량씩 랩으로 싸서 보관 용기에 넣고 냉장 2일을 기준으로 다 드세요. 닭고기 소스는 별도 용기에 냉장 3일까지예요.
다시 데울 때는 아미워에 물 2 작은술을 뿌리고 랩을 씌워 전자레인지 600 W로 1분 30초 데워요. 중심이 아직 차갑다면 30초씩 추가하세요. 냄비로 데운다면 약불에서 물 2 큰술을 더하며 다시 치대세요. 센 불로 데우면 표면만 말라 갈라지기 쉬워요.
냉동도 되지만 해동 후에는 조금 푸슬푸슬해져요. 냉동한다면 돔 모양으로 하지 않고 얇고 평평하게 해서 보관 봉지에 넣고 2주 안에 쓰세요. 해동 후에는 닭고기 소스를 넉넉히 끼얹으면 식감 변화가 눈에 덜 띄어요.
자주 묻는 질문
아미워와 우갈리는 같은가요?
같은 옥수수 가루로 치대는 주식으로 보이지만, 아미워는 토마토나 붉은 팜유를 쓴 붉은 국물로 치댄다는 점이 달라요. 우갈리는 기본적으로 뜨거운 물과 가루로 만들고, 옅은 주식으로서 소스를 받쳐요.
옥수수 전분으로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없어요. 옥수수 전분은 옥수수의 녹말이라 아미워에 필요한 곡물의 향과 알갱이 느낌이 없어요. 곱게 간 콘밀, 콘플라워, 흰 옥수수 가루를 쓰세요.
붉은 팜유가 없을 때는 어떻게 하나요?
현미유 3 큰술에 파프리카 가루 1 작은술을 더하면 색은 가까워져요. 다만 향은 크게 달라요. 그럴 때는 아미워풍 토마토 옥수수 죽으로 즐기고, 붉은 팜유를 구했을 때 다시 만드는 것을 추천해요.
맵지 않게 만들 수 있나요?
가능해요. 스코치 보닛이나 하바네로를 냄비에 넣지 말고 붉은 파프리카와 후추만으로 만들어요. 매운맛을 원하는 사람은 접시에서 스코치 보닛 계열 소스를 몇 방울 더하세요. 냄비 전체를 맵게 하지 않는 편이 가족이 함께 먹기 편해요.
닭고기 대신 생선으로도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어요. 흰살생선을 소금, 마늘, 레몬으로 10분 밑간하고 기름에 양면을 구운 뒤 소스에 돌려놓아요. 뼈가 많은 생선은 아미워용으로 국물을 덜어내기 전에 반드시 걸러 주세요. 생선 버전은 티에부디엔(일본어)에 가까운 향이 나요.
다음 날은 어떻게 먹으면 맛있나요?
아미워를 얇게 썰어 프라이팬에서 약간 약한 중불로 한 면에 2분씩 구우면 바깥쪽이 조금 고소해져요. 남은 닭고기 소스를 데워 끼얹으면 갓 만들었을 때와는 다른, 구운 떡 같은 먹는 법이 돼요.
참고 문헌
- Wikipedia, "Amiwo" https://en.wikipedia.org/wiki/Amiwo
- Cuisine228, "Amiwo" https://cuisine228.com/amiwo/
- Miam Miam Benin, "Amiwo" https://miammiambenin.com/amiwo/
- Queen Mafa, "Chicken Amiwo" https://queenmafa.net/chicken-amiwo/
- World Tourism Organization, "A tour of African gastronomy" https://www.uhtti.ac.ug/wp-content/uploads/2021/03/A-tour-of-African-Gastronomy-2020.pd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