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채소를 끓이는 냄비에서 땅콩 향이 피어올라요
잎채소를 산더미처럼 썰어 놓은 날은 냄비에 넣기 전까지 조금 불안해요. 이 많은 양이 정말 들어갈까 싶거든요. 그런데 양파와 토마토 위에 소송채와 케일을 얹고 뚜껑을 덮어 몇 분 기다리면 잎채소가 절반쯤 가라앉아요. 거기에 뜨거운 물로 푼 땅콩 소스를 부으면 부엌의 냄새가 단번에 바뀌어요. 잎의 푸른 향에 땅콩의 달큰하고 고소한 맛이 겹치는 순간이에요.
이피사시(Ifisashi)는 잠비아에서 먹는 잎채소와 땅콩 조림이에요. 현지에서는 치브와브와라 부르는 호박잎, 양배추, 시금치처럼 그날 구할 수 있는 잎채소로 만들어요. 주식은 은시마(Nshima)예요. 하얀 옥수수 가루를 반죽한 주식을 떼어, 땅콩 소스를 두른 잎채소를 떠서 먹어요.
비슷한 방향의 요리로 가나의 땅콩 수프가 있어요. 그쪽은 닭고기와 토마토가 들어가 진한 수프에 가까워요. 이피사시는 고기를 넣지 않고 잎채소와 땅콩이 주인공인 가정식 한 접시예요. 집에서 만든다면 지킬 점은 세 가지예요. 무가당 땅콩을 쓸 것, 잎채소에서 물이 너무 많이 나오지 않게 할 것, 약불에서 땅콩을 태우지 않고 농도를 정할 것이에요.
| 항목 | 기준 |
|---|---|
| 분량 | 4인분 |
| 손질 | 20분 |
| 가열 | 30분 |
| 합계 | 약 50분 |
| 곁들이는 주식 | 은시마, 우갈리, 흰쌀밥 |
| 매운맛 | 거의 없음. 고춧가루는 선택 |
재료 (4인분)

이 분량은 은시마나 밥을 곁들여 네 명이 먹는 양이에요. 잎채소는 가열하면 크게 줄어드니 처음 보기보다 넉넉히 써요. 땅콩은 무가당 땅콩버터만으로도 만들 수 있지만, 굵게 부순 볶은 땅콩을 조금 더하면 씹을 때 고소함이 살아나요.
이 레시피는 땅콩을 많이 써요. 땅콩 알레르기가 있다면 대체 재료를 쓰기보다 다른 요리로 생각해 주세요. 참깨 페이스트나 두유로 바꾸면 겉모습은 비슷해도 이피사시의 고소함과는 다른 요리가 돼요.
가정 부엌에서 지킬 것과 바꿔도 되는 것

현지의 치브와브와, 즉 호박잎을 일부러 찾을 필요는 없어요. 중요한 것은 잎의 종류 자체보다 두께가 있는 잎채소를 잘게 썰어 땅콩 소스를 충분히 머금게 하는 것이에요. 소송채만 쓰면 가볍고 시금치만 쓰면 물이 나오기 쉬우니, 소송채와 케일을 반반 쓰면 다루기 쉬워요.
| 고민되는 재료 | 현지에 가까운 방식 | 현실적인 방식 | 판단 이유 |
|---|---|---|---|
| 잎채소 | 호박잎, 양배추, 시금치 | 소송채 250g과 케일 150g | 두께, 쓴맛, 수분의 균형을 맞추기 쉬워요 |
| 땅콩 | 볶은 땅콩을 갈아서 | 무가당 땅콩버터와 부순 땅콩 | 처음 만들어도 덩어리가 잘 지지 않고 고소함도 남아요 |
| 주식 | 은시마 | 우갈리, 흰쌀밥 | 옥수수 가루가 없으면 밥으로도 먹을 수 있어요 |
| 매운맛 | 넣지 않는 집도 있어요 | 고춧가루를 소량 | 주인공은 매운맛이 아니라 잎채소와 땅콩의 진한 맛이에요 |
| 기름 | 가정의 식용유 | 현미유, 카놀라유 | 팜유를 필수로 삼지 않는 쪽이 이피사시다운 순한 맛이 나요 |
같은 잎채소 요리라도 카메룬의 상가는 옥수수와 팜 계열의 향이 앞에 나와요. 이피사시는 땅콩이 주인공이라서 붉은 기름이나 강한 생선 향을 너무 더하지 않는 편이 윤곽이 유지돼요.
장보기 요점

소송채, 양파, 토마토, 현미유는 가까운 마트에서 충분해요. 따로 찾아볼 가치가 있는 것은 맛을 결정하는 무가당 땅콩버터, 은시마에 가까워지게 해 주는 옥수수 가루, 땅콩을 굵게 부술 수 있는 소형 푸드 프로세서예요. 단 땅콩 크림을 사면 되돌릴 수 없으니 처음에 이 부분만 신중하게 살펴요.
무가당 땅콩버터는 설탕이나 감미료가 앞에 나오지 않는 것을 골라요. 알갱이가 든 것으로도 만들 수 있지만, 처음에는 부드러운 타입에 부순 땅콩을 더하는 쪽이 농도를 조절하기 쉬워요.
은시마까지 가까이 가고 싶은 날은 흰 옥수수 가루를 준비해요. 옥수수 가루는 산지와 빻은 정도가 제각각이라, 처음에는 물을 50ml쯤 남겨 두고 반죽하면서 단단함을 보고 보태는 편이 실패하기 어려워요.
볶은 땅콩을 굵게 부수면 땅콩버터만으로는 내기 어려운 알갱이의 식감이 생겨요. 칼로도 할 수 있지만, 소량을 짧게 돌릴 수 있는 도구가 있으면 이피사시 말고 다른 페이스트 요리에도 쓸 수 있어요.
만드는 법
이피사시는 잎채소를 썰고, 땅콩을 뜨거운 물로 풀고, 향미 채소를 볶고, 잎채소를 숨죽이고, 땅콩을 합치고, 약불에서 농도를 정하는 순서로 만들어요. 땅콩을 냄비에 넣은 뒤에 센 불로 올리지 않는 것이 타는 것을 막는 가장 빠른 길이에요.
은시마와 함께 먹으면 농도의 의미를 알 수 있어요

이피사시는 접시 위에서 완결되는 잎채소 요리가 아니라 주식과 함께 먹어서 완성돼요. 은시마는 하얀 옥수수 가루를 반죽한 주식으로, 동아프리카의 우갈리와 가까운 존재예요. 손으로 떼어 오목하게 만들어 소스를 두른 잎채소를 떠 먹으니, 이피사시는 묽기보다 걸쭉하게 감기는 농도가 먹기 좋아요.
흰 옥수수 가루를 구하지 못한 날은 되게 지은 흰쌀밥으로 충분해요. 다만 밥과 함께 먹을 때는 이피사시를 조금 진하게 마무리해요. 수분이 많으면 밥알이 둥둥 뜨고 땅콩 향도 옅게 느껴져요. 반대로 은시마나 푸푸와 함께 먹을 때는 너무 무거우면 주식에 달라붙으니, 나무 주걱에서 굵은 줄기로 떨어지는 정도에 그쳐요.
한 상으로 차린다면 이피사시, 은시마, 구운 생선이나 소금 간한 닭고기, 새콤한 토마토 샐러드를 조금 곁들이면 균형이 맞아요. 고기 없는 날의 주요리도 되지만 땅콩의 지방 때문에 포만감이 강하니 곁들이는 찬은 가벼운 것이 어울려요.
실패하기 쉬운 부분
| 실패 | 원인 | 고치는 법 |
|---|---|---|
| 달아진다 | 설탕이 든 땅콩 크림을 썼다 | 되돌리기 어려워요. 다음에는 무가당을 쓰고 소금으로 조절해요 |
| 탄다 | 땅콩을 넣고 나서 센 불로 했다 | 약불로 낮추고 2분마다 바닥을 긁어요 |
| 물이 많다 | 잎채소 물기 빼기가 부족했거나 뚜껑을 오래 덮었다 | 뚜껑을 열고 약불에서 5분씩 추가로 졸여요 |
| 푸석푸석하다 | 땅콩을 뜨거운 물로 풀지 않고 냄비에 넣었다 | 볼에서 뜨거운 물을 나누어 넣어 먼저 소스 상태로 만들어요 |
| 풋내가 난다 | 잎을 너무 크게 썰었다, 가열이 부족하다 | 5mm에서 1cm 폭으로 썰고 중약불에서 숨이 죽을 때까지 기다려요 |
가장 흔한 실패는 땅콩을 넣은 뒤 서둘러 끓이는 것이에요. 냄비 표면은 조용해도 바닥에는 무거운 페이스트가 가라앉아 있어요. 약불에서 천천히 끓이고, 바닥을 긁고, 쉬게 한 뒤 간을 정하는 이 세 가지로 완성도가 꽤 안정돼요.
보관과 데우기

이피사시는 냉장으로 2일 안에 먹는 것을 기준으로 해요. 얕은 보관 용기에 옮겨 한김 식은 뒤에 뚜껑을 덮어요. 은시마는 같은 용기에 담으면 수분을 빨아들여 딱딱해지니 반드시 따로 보관해요.
데울 때는 냄비에 이피사시를 넣고 물 2큰술을 더해 약불에서 5분 데워요. 전자레인지라면 600W로 1분 30초 돌려 한 번 섞은 뒤 40초 더 돌려요. 땅콩 소스는 식으면 되직해지니 데울 때 물을 조금 보태는 편이 타지 않아요.
냉동도 가능하지만 잎채소의 식감은 떨어져요. 냉동할 때는 1회분씩 납작하게 싸서 2주 안에 써요. 해동하면 물이 나오니 뚜껑을 열고 약불에서 3분쯤 졸이고, 마지막에 부순 땅콩을 조금 더하면 향이 되살아나요.
자주 묻는 질문
시금치만으로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어요. 다만 시금치만 쓰면 물이 나오기 쉬워 완성이 부드러워져요. 데치지 않고 쓸 때는 5cm 폭이 아니라 1cm 폭으로 썰고, 뚜껑을 열고 졸이는 시간을 3분쯤 더하세요. 소송채를 절반 섞으면 잎채소의 형태가 남기 쉬워요.
땅콩버터는 알갱이가 든 것도 괜찮나요?
괜찮아요. 처음에는 부드러운 무가당 타입을 쓰고 볶은 땅콩을 직접 부수어 더하는 쪽이 농도를 가늠하기 쉬워요. 알갱이 든 것만으로 만들 때는 뜨거운 물을 붓기 전에 잘 개어서 큰 덩어리가 그대로 냄비에 들어가지 않게 해요.
은시마를 만들지 않으면 이피사시답지 않나요?
은시마가 있으면 먹는 방식까지 가까워지지만, 흰쌀밥으로도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처음에는 이피사시 본체를 성공시키고 다음에 옥수수 가루 주식으로 넘어가는 정도가 현실적이에요. 흰쌀밥을 곁들이는 날은 이피사시를 조금 진하게 졸이면 밥에 잘 감겨요.
고기나 생선을 넣어도 되나요?
집마다 곁들이는 찬과 주요리의 조합은 달라지지만, 이 레시피에서는 잎채소와 땅콩의 윤곽을 보여 주기 위해 고기와 생선은 넣지 않아요. 아쉬운 날은 따로 구운 생선, 소금물에 삶은 닭고기, 토마토 샐러드를 곁들이는 쪽이 맛이 탁해지지 않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