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단짠 양념이 당면에 스며드는 순간
저녁 무렵 부엌에서 간장, 설탕, 마늘, 생강을 섞으면 꼬치구이 양념 같은 달큰한 향이 올라와요. 여기에 데쳐 둔 뼈 있는 닭을 넣고 끓이기 시작하면 닭기름이 양념에 배어들고, 투명하던 당면이 마지막에 갈색으로 물들어요. 안동찜닭은 고춧가루로 새빨갛게 만드는 요리가 아니에요. 거무스름한 간장 양념을 닭, 감자, 당면에 배게 해서 흰밥과 이어 주는 한국의 잔치 같은 조림 요리예요.
안동찜닭(Andong jjimdak)은 경상북도 안동에서 이름난 닭조림 요리예요. '찜'은 찌거나 졸이는 요리 이름에 쓰이고, '닭'은 말 그대로 닭이에요. 보통 뼈 있는 토막 닭, 감자, 당근, 양파, 풋고추, 당면을 간장 베이스의 단짠 양념으로 졸여요.

집에서 만들 때 망설여지는 건 닭의 부위, 당면의 종류, 간장 양념의 농도예요. 뼈 있는 토막 닭을 구할 수 있으면 가장 가깝지만, 닭봉과 닭다리살을 섞어도 만들 수 있어요. 당면은 녹두 당면이 아니라 되도록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당면을 써요. 이 레시피는 일본식 진간장(고이쿠치 간장) 기준이라 색이 진하게 나기 쉬우니, 설탕이나 물엿 양보다 졸이는 정도로 조절하는 편이 실패가 적어요.
같은 한국 식탁이라도 빨간 신맛을 즐기는 김치찌개(일본어), 달짝지근한 소고기를 굽는 불고기(일본어), 재료를 따로 볶아 버무리는 잡채(일본어)와는 역할이 달라요. 안동찜닭은 큰 접시 메인 요리예요. 국을 따로 끓이지 않아도 접시 바닥에 남은 양념과 당면만으로 밥이 술술 넘어가요.
한국어로는 안동찜닭이라고 써요. 외국어로는 Andong jjimdak, jjimdak, jjimdalk 등 표기가 갈리지만, 이 글에서는 요리 이름으로 알아보기 쉬운 '안동찜닭'으로 통일해요.
안동 시장에서 퍼진 유래와 식탁: 검은 양념과 큰 접시의 양
안동찜닭의 유래에는 여러 설명이 있어요. 예로부터 안동의 잔치 음식으로 이야기되기도 하고, 1980년대 안동 구시장 닭골목에서 닭요리 가게들이 프라이드치킨 가게에 맞서는 과정에서 퍼진 요리로 설명되기도 해요. 어느 쪽이든 지금의 안동찜닭은 '혼자 조용히 먹는 국물 요리'가 아니라, 닭과 채소, 당면을 크게 담아 여럿이 덜어 먹는 요리로 자리 잡았어요.
집에서 재현할 때는 색을 검게 내려고 간장을 너무 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현지 레시피는 한국 간장, 설탕, 물엿, 마늘, 생강, 풋고추를 쓰고, 센 불에서 수분을 날리며 맛을 들여요. 일본식 진간장만으로 같은 색을 쫓으면 먼저 짜져요. 색이 조금 옅어도 닭의 감칠맛, 단맛, 풋고추 향, 당면의 윤기가 살아 있으면 가정식으로 충분히 맛있게 만들 수 있어요.
| 지키고 싶은 요소 | 집에서 맞추는 법 | 지나치게 대체하면 생기는 일 |
|---|---|---|
| 뼈 있는 닭의 감칠맛 | 닭봉과 닭다리살을 섞어요 | 닭다리살만 쓰면 양념은 쉽지만 뼈의 향이 약해요 |
| 당면 | 아시아 식재료점의 건면 코너에서 찾아요 | 녹두 당면은 가늘어서 졸이면 잘 끊어져요 |
| 풋고추 향 | 꽈리고추, 풋고추, 만간지 고추로 조절해요 | 고춧가루만 쓰면 향보다 매운맛이 앞서요 |
| 검은 단짠 양념 | 졸여서 버무려요 | 간장을 늘리면 짜져요 |
재료(4인분)

4인분이에요. 큰 접시 메인 요리로 만드는 양이라서, 2인분이라면 절반으로 줄이고 냄비는 지름 24cm 안팎의 깊은 프라이팬이나 얕은 냄비로 해요. 뼈 있는 닭만으로도 만들 수 있지만, 집에서는 닭봉과 닭다리살을 섞으면 익는 정도와 먹기 편함의 균형이 잘 맞아요.
이 요리에는 닭고기, 밀이 들어 있을 수 있는 간장과 굴소스, 대두, 참깨가 쓰여요. 말린 표고, 당면, 조미료는 제품에 따라 제조 라인이 다르니 식품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원재료 표시를 확인해 주세요. 뼈 있는 닭을 쓸 때는 속까지 충분히 익혀서, 붉은 육즙이 남지 않은 상태로 상에 내요.
장보기 포인트: 당면, 참기름, 온도계

닭, 감자, 당근, 양파는 동네 마트로 충분해요. 장보기에서 차이가 나는 건 당면, 향이 진한 참기름, 뼈 있는 닭의 익힘을 확인할 수 있는 온도계예요. 풋고추는 한국산이 아니어도 만들 수 있어요. 꽈리고추, 만간지 고추, 피망 조금을 섞어서 매운맛보다 풋풋한 향을 남기는 편이 집에서는 다루기 쉬워요.
| 준비할 것 | 우선도 | 이유 |
|---|---|---|
| 당면 | 높음 | 굵고 쫄깃해서 양념을 머금어도 잘 끊어지지 않아요 |
| 참기름 | 중간 | 마무리에 조금 쓰면 단짠 양념의 묵직함이 둥글어져요 |
| 중심 온도계 | 중간 | 뼈 있는 닭의 붉은 기는 겉모습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워요 |
| 직화용 작은 냄비 | 낮음 | 2인분을 뜨겁게 낼 때 편해요. 4인분은 깊은 프라이팬이 편해요 |
당면은 굵기나 잘린 것인지에 따라 쓰기 편한 정도가 달라지니, 실물을 볼 수 있는 한국 식재료점이 가깝다면 먼저 가 보세요. 봉지에 '당면' 또는 '자른 당면'이라고 적힌 것이 기준이에요. 일반 녹말 당면으로 만들 때는 졸이는 마지막에 넣고 3분 정도에서 멈춰요. 오래 끓이면 잘게 끊어지고 접시 바닥에서 뭉치기 쉬워요.
참기름은 마무리에 2작은술만 쓰지만 향의 차이가 나요. 잡채나 비빔밥에도 쓸 수 있으니 한국 요리를 자주 한다면 다 쓰기 쉬운 조미료예요.
4인분은 깊은 프라이팬으로 만드는 편이 섞기 쉬워요. 2인분을 뜨거운 채로 상에 내고 싶다면 직화용 작은 냄비가 있으면 잘 식지 않아요.
뼈 있는 닭은 색만으로 속까지 익었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재료예요. 특히 큰 닭봉이나 토막 닭을 쓰는 날에는 온도계로 두꺼운 부분을 확인하면 안심이에요.
만드는 법
안동찜닭은 처음부터 양념에 닭을 졸이기보다, 한 번 데쳐서 기름과 핏물 거품을 걷어 내는 편이 집에서는 안정적이에요. 양념은 처음부터 너무 진하게 하지 말고, 당면을 넣기 직전에 조금 졸아든 상태를 목표로 해요. 당면을 일찍 넣으면 냄비 바닥에서 양념을 너무 많이 머금고 뭉쳐요.
당면은 마지막에 넣고, 양념을 머금게 하면서 짧게 익혀요. 너무 일찍 넣으면 양념을 지나치게 빨아들여 뭉치고, 냄비 바닥이 타기 쉬워요.
집에서 본래 맛에 가깝게 만드는 갈림길
안동찜닭은 재료를 조금 바꿔도 잘 성립하는 요리예요. 다만 대체 방향을 잘못 잡으면 일본식 지쿠젠니, 꼬치구이 양념 조림, 당면 넣은 일본식 고기감자조림 쪽으로 흘러가요. 지켜야 할 것은 닭기름, 간장 양념의 단짠, 당면의 윤기, 풋고추의 향이에요.
| 망설여지는 재료 | 가까운 대체 | 피하고 싶은 대체 |
|---|---|---|
| 한국 간장 | 일본식 진간장 90ml에 수분 넉넉히 | 타마리 간장만으로 검게 만들기 |
| 물엿 | 꿀, 비정제 설탕 조금 더 | 설탕을 대량으로 늘리기 |
| 당면 | 굵은 녹말 당면을 짧게 | 실곤약, 쌀국수 |
| 풋고추 | 꽈리고추, 만간지 고추, 피망 조금 | 고춧가루만 |
| 뼈 있는 닭 | 닭봉과 닭다리살 섞기 | 닭가슴살만 |
간장은 색을 진하게 하는 재료가 아니라, 닭기름과 당면을 받쳐 주는 바탕이에요. 냄비 안에서만 맛볼 때 조금 달다 싶은 정도에서 멈추고, 밥과 함께 먹었을 때 알맞은 간으로 맞춰요. 현지의 큰 접시는 양념이 듬뿍 엉겨 있지만, 일본식 진간장으로 그걸 따라 하면 짠맛이 먼저 올라와요. 검은 기가 부족한 날은 간장을 더하기 전에 뚜껑을 열고 1분 졸여요. 이것만으로 겉모습과 맛의 균형이 꽤 돌아와요.
풋고추는 매운맛만을 위한 게 아니에요. 단 간장 양념 속에 풋풋한 향과 가벼운 쌉쌀함을 넣는 역할이에요. 꽈리고추로 만드는 날에는 씨째 어슷 썰어 일찍 넣으면 향이 나요. 피망으로 대신하는 날에는 채 썰어 마지막 2분에만 넣는 편이 풋내가 너무 나지 않아요. 당면은 양념을 머금는 주인공이라, 없으면 못 만드는 건 아니지만 그날은 당면 넣은 닭감자조림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편이 기대에서 벗어나지 않아요.
매운맛을 줄이고 싶은 집은 풋고추를 꽈리고추로 바꾸고 후추를 조금만 늘려요. 아이가 먹는다면 풋고추를 넣지 말고, 어른 접시에만 다진 풋고추나 고춧가루를 곁들여요. 냄비 전체를 맵게 하지 않는 편이 다음 날 데워 먹기에도 좋아요.
실패 원인: 짜다, 싱겁다, 당면이 뭉친다

| 고민 | 원인 | 고치는 법 |
|---|---|---|
| 짜요 | 간장을 너무 늘렸거나 너무 졸였어요 | 물 100ml, 설탕 1작은술, 감자를 더해 약불로 5분 |
| 색이 옅어요 | 덜 졸였거나 당면을 일찍 넣었어요 | 당면을 한쪽으로 밀어 두고 중불에서 2분 졸여요 |
| 당면이 뭉쳐요 | 너무 일찍 넣었거나 냄비 바닥 수분이 적어요 | 물 3큰술을 더해 약불에서 풀어 주며 2분 |
| 닭이 질겨요 | 센 불로 오래 졸였거나 가슴살이 많아요 | 뚜껑을 덮고 약불로 5분 두었다가 양념을 끼얹어요 |
| 감자가 부서져요 | 처음부터 작게 썰었거나 너무 익혔어요 | 다음에는 3cm 크기로, 당면 넣기 전에는 반쯤 익혀서 멈춰요 |
가장 흔한 실패는 색을 검게 하고 싶어서 간장을 늘리는 거예요. 검은빛은 양념의 양과 졸이는 정도로 내요. 일본식 간장은 짠맛이 또렷하니, 색이 옅을 때는 간장을 더하기 전에 뚜껑을 열고 중불에서 1분씩 졸여요. 맛은 양념만이 아니라 밥 한 숟갈과 함께 봐요.
당면이 뭉쳤을 때는 억지로 긴 젓가락으로 끊지 마세요. 물을 조금 더해 약불로 데운 뒤 집게로 들어 올려요. 당면은 식으면 갑자기 단단해져요. 상에 내기 직전까지 냄비 안에서 가볍게 풀어 주고, 접시에 옮기면 빨리 먹는 편이 맛있어요.
보관과 다시 데우기

보관할 때는 닭과 채소, 당면, 양념을 되도록 나눠요. 전부 함께 넣으면 당면이 양념을 계속 머금어서 다음 날 짧게 끊어지기 쉬워요. 냉장은 2일을 기준으로 해요. 냉동은 닭과 채소만이라면 할 수 있지만, 당면은 식감이 떨어지니 추천하지 않아요.
다시 데울 때는 닭과 채소를 작은 냄비에 넣고 양념 3큰술과 물 2큰술을 더해요. 약한 중불에서 4분 정도 데우다가 보글보글 끓으면 당면을 다시 넣고 1분만 데워요. 전자레인지를 쓴다면 당면은 따로 두고, 닭과 채소를 600W로 2분, 섞은 뒤 1분 더 돌려요. 당면은 뜨거운 물을 부어 풀고, 마지막에 양념으로 되돌리면 잘 끊어지지 않아요.
다음 날에는 데운 찜닭을 밥 위에 얹어 작은 덮밥으로 만들 수 있어요. 양념이 모자랄 때는 간장 1작은술, 물 2큰술, 설탕 1/2작은술을 작은 냄비에서 30초 데워 더해요. 참기름은 다시 데운 뒤에 몇 방울만. 처음부터 넣으면 향이 날아가요.
뼈 있는 닭은 겉모습만으로 익은 정도를 판단하기 어려우니, 두꺼운 부분의 중심까지 충분히 익었는지 확인한 뒤 드세요. 보관한 찜은 다시 데울 때도 전체가 충분히 뜨거워질 때까지 가열해요.
자주 묻는 질문
닭다리살만으로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어요. 닭다리살 900g을 4cm 크기로 썰고, 데치기는 30초에서 멈춰요. 졸이는 시간은 과정 3을 8분, 과정 4를 10분으로 줄여요. 뼈 있는 닭보다 양념은 가벼워지지만 먹기 편하고 도시락에도 활용하기 좋아요. 뼈의 감칠맛을 보충하려면 표고 불린 물을 꼭 써요.
당면이 없을 때 일반 녹말 당면이나 녹두 당면으로 해도 되나요?
대체는 되지만 같은 식감은 아니에요. 일반 녹두 당면이라면 80g으로 줄이고, 불리지 않고 과정 5에서 3분만 익혀요. 오래 끓이면 잘게 끊어지고 냄비 바닥에서 뭉쳐요. 굵은 녹말 당면이 있다면 녹두 당면보다 그쪽이 고구마 당면에 가까워요.
고추장을 넣나요?
기본 안동찜닭에서는 고추장을 주인공으로 삼지 않아요. 매운맛은 풋고추, 후추, 취향에 따라 마른 고추 조금으로 내요. 고추장을 넣으면 단맛과 발효 풍미가 나서 다른 단짠 닭조림 쪽으로 기울어요. 넣더라도 1작은술까지로, 간장 양념의 맛을 해치지 않는 양으로 해요.
압력솥으로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지만 당면과 감자는 압력을 가하지 않는 편이 좋아요. 데친 닭, 양념, 수분을 넣고 5분 가압, 자연 감압 5분에서 멈춰요. 그다음 일반 냄비로 옮겨 뿌리채소를 10분 졸이고, 마지막에 당면을 넣어요. 처음부터 모든 재료를 압력솥에 넣으면 감자가 부서지고 당면이 짧게 끊어져요.
무엇을 곁들이면 먹기 좋나요?
흰밥, 김치, 소금에 절인 오이, 콩나물무침이 잘 어울려요. 국을 더한다면 된장 향이 있는 된장찌개보다 맑은 미역국이나 뭇국이 안동찜닭의 단짠을 방해하지 않아요. 큰 접시 옆에 잡채(일본어)까지 놓으면 당면이 겹치니, 그날은 채소 반찬을 우선해요.
참고 자료
- Wikipedia「Andong jjimdak」: 안동 발상, 닭, 채소, 당면, 간장 베이스 양념이라는 요리의 뼈대와 구시장 닭골목에 관한 유래 설명을 확인.
- My Korean Kitchen「Jjimdak」: 가정식 닭 데치기, 채소를 넣는 순서, 당면을 나중에 넣는 조리 순서를 확인.
- The Guardian「Recipe for Korean soy sauce braised chicken」: 간장, 설탕, 생강, 마늘, 참기름을 쓰는 현대적인 가정식 맛의 구성을 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