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서 허브와 감자가 하나로 모이는 순간
감자를 갈면 처음에는 미덥지 않은 물기가 나옵니다. 양파도 마찬가지입니다. 볼 바닥에 뿌연 즙이 고이면 "이걸 튀기면 부서지지 않을까" 하고 조금 불안해집니다. 그 물기를 천으로 꼭 짜고, 다진 허브, 달걀, 강황, 커민을 섞으면 갑자기 부엌의 공기가 달라집니다. 밀가루 냄새보다 먼저 쪽파와 파슬리의 푸른 향, 강황의 흙내 나는 노란빛, 기름에 구운 감자의 달콤한 향이 올라옵니다.
아루크(Arook / Aruk / Aroog, 아랍어로는 عروق)는 이라크에서 먹는 감자와 허브 부침입니다. 모양은 타원형이고, 겉은 바삭하며 속은 감자 알갱이가 남은 부드러운 식감입니다. 납작한 빵에 끼워 피클, 레몬, 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저녁 식사도 점심의 가벼운 한 끼도 됩니다.

일본어로 아루크를 검색하면 아직 정보가 많지 않습니다. 영어권에서도 표기가 Arook, Aruk, Aroog로 흔들리고, 채소만 쓰는 것, 닭고기를 섞는 것, 감자를 삶아 으깨는 것, 갈아서 짜는 것이 섞여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감자를 반쯤 삶은 뒤 굵게 갈고, 양파의 물기를 짜서 성형하는 방법을 따릅니다. 생감자만으로 만드는 것보다 다루기 쉽고, 매시드 포테이토만으로 만드는 것보다 현지 가정 요리다운 알갱이감이 남습니다.
이라크의 마스구프(일본어)가 민물고기와 숯불의 큰 요리라면, 아루크는 부엌의 프라이팬 하나로 끝나는 작은 요리입니다. 같은 중동의 튀김이라도 병아리콩이 주인공인 팔라펠(일본어)과 달리, 아루크는 감자, 달걀, 허브가 폭신하게 어우러지는 데에 가정의 맛이 있습니다.
영어권에서는 Arook, Aruk, Aroog로 씁니다. 이라크계 가정 레시피에는 채소 아루크 외에 닭고기나 다진 고기를 넣는 유형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검색하기 쉬운 "아루크"를 주된 표기로 삼고, 본문에서는 Arook / Aruk도 함께 적습니다.
아루크란|이라크 가정의 감자 허브 패티
아루크는 감자, 양파, 허브, 달걀, 가루를 섞어 부쳐 내는 요리입니다. 위키백과의 Arook 항목은 이라크 요리의 프리터로, 고기, 감자, 허브, 향신료 등을 쓰는 요리라고 설명합니다. ASIF의 Iraqi vegetable patties는 채소와 허브를 한데 모아 얇게 굽는 가정 요리로 소개하고, My Jewish Learning의 이라크계 레시피는 닭고기, 감자, 허브를 섞은 변형을 다룹니다.
즉 아루크는 "이것만이 정답"이라기보다 집에 남은 채소나 고기를 허브로 묶어 내는 요리입니다. 다만 맛을 현지에 가깝게 하려면 지켜야 할 기둥이 몇 가지 있습니다.
| 아루크의 기둥 | 현지에 가까운 생각 | 가정 부엌에서 지킬 점 |
|---|---|---|
| 감자 | 생감자나 반쯤 익힌 감자를 갈아 알갱이를 남긴다 | 물기를 짜고 너무 으깨지 않는다 |
| 허브 | 파슬리, 고수, 쪽파를 넉넉히 넣는다 | 허브를 두려워하지 말고 합계 70g 안팎을 넣는다 |
| 향신료 | 강황, 커민, 검은 후추로 향과 색을 낸다 | 카레 가루에만 기대지 말고 노란빛과 흙내 나는 향을 따로 낸다 |
| 기름 | 깊은 튀김이 아니라 얕은 기름에 양면을 굽는 집도 많다 | 170도C 안팎을 유지해 표면을 먼저 굳힌다 |
| 먹는 법 | 빵, 피클, 샐러드, 레몬과 먹는다 | 산미를 더해 기름기의 무게를 덜어 준다 |
이라크 요리는 한국의 가정 요리와 비교하면 허브의 양이 많아 보입니다. 파슬리나 고수를 "장식"이 아니라 감자와 같은 정도로 맛의 뼈대로 쓰는 것이 아루크의 재미입니다. 고수가 싫다면 파슬리 45g과 쪽파 30g으로 맞추세요. 향이 조금 순해지지만 방향은 유지됩니다.
재료와 대체|4인분
이 분량으로 지름 7cm 안팎의 아루크가 10장에서 12장 나옵니다. 주요리라면 4인분, 전채나 샌드위치 속이라면 5~6명이 나눌 수 있습니다. 달걀과 밀을 쓰므로 알레르기가 있다면 대체 칸을 꼭 확인하세요.

생 다짐육을 섞어 부치면 겉만 먼저 색이 나고 속이 불안정해지기 쉽습니다. 집에서 만든다면 고기는 먼저 볶은 뒤 섞는 편이 실패가 적습니다. 이 글의 과정은 채소 버전을 기본으로 합니다.
이 레시피에는 달걀, 밀, 유제품이 들어 있습니다. 밀은 박력분 45g을 쌀가루 45g으로, 빵가루 35g을 쌀 빵가루 35g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유제품은 요구르트 소스를 타히니 80g, 물 40ml, 레몬즙 2작은술로 바꾸면 피할 수 있습니다. 달걀을 빼려면 감자 전분 2큰술과 물 3큰술을 섞어 더하지만 갈라지기 쉬워지므로 지름을 6cm로 줄이세요.
만드는 법|부서지지 않는 물기 관리와 부치기
아루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자를 가루로 굳히는 것이 아니라, 물기를 줄인 뒤 기름으로 표면을 굳히는 것입니다. 반죽이 물기를 머금은 채 기름에 들어가면 온도가 떨어져 표면이 굳기 전에 가장자리가 풀립니다. 2번 과정의 꼼꼼한 물기 짜기와 4번 과정의 휴지까지를 하나의 작업으로 보세요.
부서지거나, 기름지거나, 질척할 때 바로잡는 법

아루크의 실패는 간보다 먼저 물기와 기름 온도에서 나타납니다. 감자 요리라 소금을 늘리면 맛은 금방 진해지지만, 질척함을 소금으로 덮으면 식었을 때 무겁게 느껴집니다. 부서질 때는 가루를 늘리기 전에 짜는 법과 기름 온도를 먼저 점검하세요.
| 곤란한 상태 | 원인 | 바로잡는 법 |
|---|---|---|
| 기름에 넣으면 가장자리가 풀린다 | 양파 물기가 많다, 반죽을 쉬게 하지 않았다 | 천으로 다시 짜고, 빵가루 10g을 더해 냉장 10분 |
| 겉만 탄다 | 기름 온도가 180도C를 넘었다 | 불을 줄이고 기름 표면의 거품이 가늘어질 때까지 30초 기다린다 |
| 기름지다 | 기름 온도가 160도C 미만, 한꺼번에 너무 많이 넣었다 | 4장씩 부치고, 거품이 약하면 중불로 되돌린다 |
| 속이 퍽퍽하다 | 가루가 많다, 감자가 너무 단단하다 | 다음에는 감자를 2분 더 삶고 가루를 10g 줄인다 |
| 향이 약하다 | 허브가 적다, 커민을 줄였다 | 파슬리 10g과 쪽파 10g을 더하고 마무리로 수맥을 뿌린다 |
| 모양이 갈라진다 | 너무 두껍다, 가장자리가 거칠다 | 두께 1.2cm로 하고 손으로 가장자리를 둥글게 누른다 |
고기를 넣어 만든 경우에는 중심 온도 관리도 필요합니다. 생 다짐육을 섞는 것보다 먼저 볶아 익힌 고기를 섞는 편이 안전하며, 부치는 시간도 채소 버전과 같게 할 수 있습니다. 삶은 닭고기를 쓸 때는 너무 잘게 찢으면 반죽이 퍽퍽해지므로 5mm 폭 안팎으로 남기세요.
현지의 먹는 법에 가까워지는 상차림
아루크는 접시에 한 장씩 놓기보다 빵과 새콤한 것을 곁에 놓을 때 훨씬 요리다워집니다. 납작한 빵으로 아루크를 싸서 피클, 토마토, 오이, 요구르트 소스와 함께 베어 물면 기름, 감자, 허브, 산미의 순서가 한입 안에서 움직입니다.
| 곁들이는 것 | 분량 기준 | 역할 |
|---|---|---|
| 납작한 빵 | 4장 | 아루크를 끼우고 기름을 받는다 |
| 피클 | 120g | 산미로 튀김을 가볍게 한다 |
| 토마토와 오이 | 합계 350g | 수분감을 더한다 |
| 요구르트 소스 | 150g 안팎 | 마늘과 산미로 하나로 묶는다 |
| 수맥 | 1/2작은술 | 붉은 산미와 중동다운 향 |
빵에 끼울 때는 소스를 처음부터 너무 바르지 않는 편이 먹기 좋습니다. 납작한 빵을 반으로 접어 가운데에 아루크 1장을 놓고, 토마토와 오이를 각각 2큰술, 피클 20g을 올립니다. 요구르트 소스 2작은술은 마지막에 떨어뜨리고 수맥을 한 꼬집 뿌립니다. 처음에 소스를 펴 바르면 빵이 눅눅해지고 아루크 표면이 금방 부드러워집니다.
| 끼우는 순서 | 올리는 것 | 이유 |
|---|---|---|
| 1 | 아루크 1장 | 열과 기름을 빵이 받는다 |
| 2 | 토마토와 오이 각 2큰술 | 수분을 위에 두어 빵이 너무 눅눅해지지 않게 한다 |
| 3 | 피클 20g | 산미를 한입마다 흩뿌린다 |
| 4 | 요구르트 소스 2작은술 | 마무리로 올려 향을 남긴다 |
| 5 | 수맥 한 꼬집 | 붉은 산미를 마지막에 살린다 |
접시에 낼 때도 생각은 같습니다. 아루크 밑에 소스를 깔지 말고 옆에 두어 한입마다 찍으면 표면의 바삭한 부분이 오래 남습니다. 무 단초절임도 피클과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단맛이 강하면 레몬즙 1작은술을 더해 산미를 앞으로 내세우세요.
상차림을 중동 쪽으로 넓힌다면 콩의 고소함이 있는 레바논의 후무스(일본어), 고기를 곁들인다면 쾨프테(일본어)가 잘 어울리는 짝입니다. 이라크 요리로 잇는다면 숯불 생선 요리인 마스구프(일본어)의 곁들임으로 아루크를 작게 부쳐 내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보관과 다시 데우기

아루크는 미리 만들어 둘 수 있습니다. 냉장은 2일, 냉동은 2주를 기준으로 하세요. 보관할 때는 부친 아루크를 망에서 식힌 뒤 키친타월을 깐 보관 용기에 겹치지 않게 담습니다. 뜨거운 채 밀폐하면 증기로 표면이 눅눅해집니다.
다시 데울 때는 오븐 토스터라면 200도C에서 6분, 프라이팬이라면 기름 없이 약한 중불에서 한 면에 3분씩입니다. 전자레인지만 쓰면 겉이 말랑해지므로, 600W로 40초 데운 뒤 토스터에서 3분 구우면 되살리기 쉽습니다. 냉동한 것은 냉장고에서 반나절 해동하고 토스터 200도C에서 8분 데웁니다.
반죽 상태로 보관한다면 성형 후 쟁반에 늘어놓고 랩을 밀착시켜 냉장으로 반나절까지입니다. 다음 날까지 두면 양파에서 물기가 나오므로, 부치기 전에 표면을 보고 즙이 배어 나오면 빵가루 10g을 묻혀 정돈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1. 감자를 삶지 않고 생으로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습니다. 생감자를 갈아 물기를 짜는 방법은 더 가볍고 바삭하게 완성됩니다. 다만 물기 관리가 어렵고 중심에 열이 닿기 전에 표면이 타기 쉽습니다. 처음에는 반쯤 익힌 감자로 만드는 편이 덜 부서지고 과정을 판단하기도 쉽습니다.
Q2. 고수를 못 먹어요. 빼도 아루크가 되나요?
고수를 빼도 만들 수 있습니다. 고수 20g을 파슬리 20g으로 바꾸고 쪽파를 10g 늘리세요. 이라크 요리다운 푸른 향은 조금 순해지지만, 감자와 강황, 커민의 방향은 남습니다.
Q3.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로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지만, 부치는 것만큼 표면이 단단해지지는 않습니다. 오븐이라면 팬에 기름 2큰술을 펴고 220도C에서 한 면 12분, 뒤집어 8분 굽습니다. 에어프라이어는 200도C에서 12분, 뒤집어 6분입니다. 어느 쪽이든 표면에 기름을 2작은술쯤 발라 두면 너무 마르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Q4. 고기를 넣을 때는 무엇을 넣나요?
삶은 닭고기 120g을 찢어 섞는 것이 다루기 쉽습니다. 다짐육을 쓸 때는 소고기 또는 닭고기 다짐육 150g을 프라이팬에서 중불로 5분 볶고, 육즙이 투명해질 때까지 익힌 뒤 반죽에 넣습니다. 생으로 섞으면 채소 버전과 같은 부침 시간으로는 중심이 불안정해지기 쉽습니다.
Q5. 도시락에 넣어도 되나요?
넣을 수 있습니다. 아침에 담을 경우 전날 부친 것을 토스터 200도C에서 5분 데워 완전히 식힌 뒤 담으세요. 요구르트 소스는 별도 용기에 담고, 피클이나 토마토의 물기가 아루크에 직접 닿지 않도록 칸을 나누면 표면이 눅눅해지기 어렵습니다.
참고 문헌
- Wikipedia. "Arook." https://en.wikipedia.org/wiki/Arook (2026년 5월 22일 열람)
- ASIF. "Aruk - Iraqi Vegetable Patties." https://asif.org/en/recipes/aruk-iraqi-vegetable-patties/ (2026년 5월 22일 열람)
- My Jewish Learning. "Iraqi Chicken, Potato and Herb Patties Recipe." https://www.myjewishlearning.com/the-nosher/iraqi-chicken-potato-and-herb-patties-recipe/ (2026년 5월 22일 열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