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른자가 소고기 커틀릿에 흘러내리는 코차밤바의 접시 밥
프라이팬 안에서 빵가루가 잘게 거품을 내고, 소고기 끝이 황갈색으로 바뀌어요. 그 옆에서 감자를 굽고, 다른 그릇에서 토마토와 양파를 섞고 있으면 부엌이 조금 식당 같아져요. 실판초는 그런 '한 접시에 전부 올리고 싶은' 기분을 정면으로 받아 주는 볼리비아 요리예요.

실판초(silpancho / sillp'anchu)는 볼리비아 중부 코차밤바를 대표하는 접시 밥이에요. 얇게 두드린 소고기에 튀김옷을 입혀 튀기듯 굽고, 흰밥, 감자, 달걀프라이, 잘게 썬 토마토와 양파의 매운 살사를 얹어요. 이름은 케추아어계의 '얇고 납작한 것'에서 유래한다고 소개되는 일이 많고, 요리의 주인공도 접시 가득 퍼지는 얇은 소고기 커틀릿이에요.
같은 볼리비아라도 아침 간식에 어울리는 살테냐와는 성격이 달라요. 실판초는 점심이나 저녁에 배를 채우는 한 접시예요. 밥과 감자를 같은 접시에 얹는 점에는 고기와 탄수화물을 당당하게 조합하는 남미 요리다움이 있어요. 페루의 로모 살타도가 볶은 고기와 감자를 합친 요리라면, 실판초는 튀기듯 구운 고소함과 노른자로 묶는 요리예요.
실판초의 이야기와 접시의 구조
코차밤바는 볼리비아에서 '먹는 도시'로 이야기되는 지역이에요. 실판초도 가정 요리이면서 식당 요리이기도 해요. 접시 밖으로 삐져나올 만큼 얇게 편 고기, 아래에 깐 밥, 둘레에 놓은 감자, 위에 얹은 달걀프라이. 겉모습은 호쾌하지만 잘 만들려면 순서가 있어요.

| 구성 | 현지에서의 역할 | 집 부엌에서 지킬 것 |
|---|---|---|
| 밥 | 육즙과 노른자를 받는 바탕 | 갓 지은 밥을 얇게 펴고 질척하지 않게 해요 |
| 감자 | 기름의 향과 포만감 | 너무 두껍지 않게 7mm 안팎으로 하고 표면을 먼저 말려요 |
| 얇은 소고기 커틀릿 | 접시의 폭을 만드는 주인공 | 고기를 얇고 고르게 펴고 튀김옷을 두껍게 하지 않아요 |
| 달걀프라이 | 노른자로 전체를 이어요 | 흰자는 단단하게, 노른자는 반숙에서 완숙 사이로 골라요 |
| 야과 풍 살사 | 기름기를 끊는 매운맛과 신맛 | 토마토와 양파를 작게 썰고 소금은 마지막에 합쳐요 |
현지의 야과(llajwa / llajua)는 로코토나 키르키냐라고 불리는 향채를 쓰기도 해요. 다만 둘 다 구하기 어려워요. 이 글에서는 청양고추, 토마토, 적양파, 고수 또는 이탈리안 파슬리로 '기름기를 끊는 매운 생채소 소스'에 가깝게 해요. 완전 재현이 아니라 실판초 접시 안에서 하는 역할을 지키는 생각이에요.
재료 (4인분)
소고기는 불고기용 얇은 슬라이스보다 소 우둔살 덩어리나 엉덩이살(럼프)을 1cm 두께로 썰어 두드리는 편이 넓게 펴도 찢어지기 어려워요. 살 때는 '우둔 스테이크용', '엉덩이살 스테이크용'이 다루기 좋고, 기름 많은 등심은 튀김옷이 무거워져요.

밀, 달걀, 소고기를 써요. 달걀을 반숙으로 마무리할 때는 아이, 노인, 임산부, 몸 상태가 불안한 사람에게는 노른자까지 익힌 달걀프라이로 해 주세요.
장볼 때 헷갈리는 것은 고추의 향과 큰 고기를 구울 수 있는 프라이팬이에요. 아히 아마리요는 살사에 소량만 넣어도 남미다운 향이 나요. 쿠민은 소고기에 얇게 배게 하면 평범한 양식 커틀릿에서 한 걸음 벗어나요.
실패하기 쉬운 포인트
실판초는 겉모습이 호쾌한 만큼 실패도 접시 위에서 눈에 띄어요. 특히 튀김옷 벗겨짐, 기름진 감자, 묽은 살사는 먹기 시작하는 순간 전체 인상을 무겁게 해요.

| 실패 | 주된 원인 | 고치는 법 |
|---|---|---|
| 소고기가 오그라들어 작아져요 | 두께가 고르지 않거나 냉장고에서 꺼내 바로 튀겼어요 | 두드려 두께 5mm로 맞추고, 튀김옷을 입히기 전에 실온에 10분 둬요 |
| 튀김옷이 벗겨져요 | 가루가 많거나, 달걀이 두껍거나, 기름 온도가 낮아요 | 가루를 털고, 달걀을 떨구고, 170도 안팎까지 데운 뒤 넣어요 |
| 감자가 기름져요 | 물기가 남았거나, 겹쳐 튀겼거나, 불이 약해요 | 표면을 닦고 한 겹으로 늘어놓고 중불에서 황갈색까지 구워요 |
| 살사가 묽어요 | 소금을 일찍 섞었거나 토마토 씨가 많아요 | 먹기 직전에 소금을 넣고 씨 많은 부분은 조금 빼요 |
| 담은 뒤 튀김옷이 눅눅해져요 | 뜨거운 밥과 살사에 쪄져요 | 먹기 직전에 쌓고 살사는 가운데에 조금씩 끼얹어요 |
이 요리에서 가장 지키고 싶은 것은 소고기 커틀릿을 크게 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얇은 튀김옷의 가벼움이에요. 두꺼운 튀김옷으로 돈가스 덮밥처럼 만들면 밥, 감자, 달걀까지 전부 무거워져요. 빵가루는 곱게, 기름은 얕게, 담기는 마지막에. 이것만 지켜도 같은 재료로 접시가 꽤 가벼워져요.
보관과 다시 데우기
미리 만들어 둔다면 소고기 커틀릿, 감자, 밥, 살사를 따로 보관해요. 소고기 커틀릿과 감자는 냉장으로 2일까지, 살사와 달걀프라이는 당일 안이 기준이에요. 다시 데울 때는 소고기 커틀릿과 감자를 토스터나 180도 오븐에서 6–8분. 전자레인지만으로는 튀김옷이 눅눅해지니, 꼭 써야 한다면 30초 데운 뒤 토스터로 옮겨요.
상차림으로 잇는 법
실판초는 한 접시에 주식, 주요리, 채소의 매운맛이 들어가요. 반찬을 더한다면 신맛 나는 양배추 샐러드, 가벼운 콩 수프, 라임을 짠 아보카도가 어울려요. 남미 고기 요리로 늘어놓는다면 간장 향이 있는 로모 살타도보다 살테냐나 옥수수 계열 요리와 짜면 볼리비아다운 식탁을 만들기 쉬워요.
함께 만들어 보고 싶은 요리
- 보카디요 만드는 법: 콜롬비아의 구아바 과자 - 같은 지역의 식재료와 향을 돌려 쓸 수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
소고기 이외로도 만들 수 있나요?
닭가슴살로도 만들 수 있지만 실판초다운 얇기와 고기 향은 소고기 쪽이 잘 나요. 닭가슴살을 쓸 때는 5mm 두께로 두드리고 약간 약한 중불에서 중심까지 하얗게 될 때까지 익히세요. 돼지 등심도 어울리지만 기름이 많은 부위는 튀김옷이 무거워져요.
로코토나 키르키냐가 없으면 본고장풍이 되지 않나요?
완전히 같은 향은 나지 않아요. 다만 실판초 접시에서 중요한 것은 기름기를 끊는 매운맛, 토마토의 신맛, 양파의 아삭함이에요. 청양고추, 레몬, 고수 또는 이탈리안 파슬리로 역할을 가깝게 하고 아히 아마리요를 소량 더하면 남미의 향에 가까워지기 쉬워요.
소고기 커틀릿은 튀기지 않고 구울 수 있나요?
구울 수 있어요. 기름을 2 tbsp로 줄이고 두꺼운 프라이팬을 중불에서 충분히 데워 한 면 3분씩 구워요. 다만 튀김옷의 고소함과 넓은 면의 고른 구움색은 튀기듯 구운 쪽이 더 잘 나요. 처음에는 얕은 기름에 튀기듯 굽고, 두 번째부터 기름을 줄이는 편이 실패하기 어려워요.
반숙 달걀이 불편하면요?
노른자까지 익혀도 문제없어요. 흰자가 굳은 뒤 뚜껑을 덮고 약불에서 2분 더하면 노른자가 부드러운 완숙에 가까워져요. 노른자의 걸쭉함이 줄어드는 만큼 살사를 조금 넉넉히 해서 접시를 이어 줘요.
참고 자료
- BoliviaBella, "Silpancho, Traditional Bolivian Food Recipes and Main Courses", https://www.boliviabella.com/silpancho-traditional-bolivian-food-recipes-and-main-courses.html
- 196 Flavors, "Silpancho", https://www.196flavors.com/bolivia-silpancho/
- TasteAtlas, "Silpancho", https://www.tasteatlas.com/silpanch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