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베이도스의 아침, 길모퉁이 노점의 기름 속에서 작은 완자가 동동 떠오르며 노릇하게 튀겨져요. 판매원은 갓 튀긴 완자를 동그란 빵에 끼우고 치즈를 얹은 다음 노란 페퍼 소스를 슥 발라요. 일하러 가는 사람들은 그걸 한 손에 들고 걸어가요. 럼 가게에서는 도미노 게임 중간중간 안주로 집어 먹고, 결혼식이나 파티의 큰 접시에도 수북이 담겨요. 섬 어디에나 있는 염장 대구 튀김 완자, 바잔 피시케이크(Bajan fish cakes)예요.
'바잔'은 바베이도스의 사람이나 물건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일본의 사쓰마아게 같은 어묵류가 아니라, 잘게 푼 염장 대구를 밀가루 반죽에 섞어 튀긴 완자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폭신해요. 대구포의 염분을 빼고 반죽을 쉬게 할 시간만 내면 집 주방에서도 똑같이 만들 수 있어요.
노점의 아침 식사 '브레드 앤드 투'

1887년 창업으로 카리브해에서 가장 오래 영업을 이어 온 호텔을 자처하는 바베이도스의 크레인 리조트(Crane Resort)는 자사 블로그에서 피시케이크를 이렇게 소개해요. 염장 대구로 만드는 섬의 명물로,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에나 있어요. 길거리에서 빵, 치즈, 머스터드 베이스의 페퍼 소스와 함께 아침 간식으로 팔리는데, 이것을 '브레드 앤드 투(bread and two)'라고 불러요. 럼 가게에서는 도미노를 즐기며 집어 먹는 단골 안주이기도 하대요.
'투'는 빵에 끼우는 두 가지 속을 가리켜요. 바베이도스 신문 네이션 뉴스(Nation News)의 요리 영상 시리즈 '바잔처럼 요리하기(How To Cook Like A Bajan)' 제1회도 피시케이크였는데, 셰프 레아 길크스(Rhea Gilkes)는 짭짤한 빵에 피시케이크와 치즈를 끼우고 핫소스와 케첩을 조금 바르는 먹는 법을 '전형적인 브레드 앤드 투'로 소개해요.
여행 매체 아일랜즈(Islands)가 소개한 레시피는 바베이도스 올해의 셰프에 두 번 뽑힌 크레이그 그리니지(Craig Greenidge)의 것이에요. 반죽에 딜, 타임, 마조람, 차이브, 커민, 카레 가루까지 넣고, 마요네즈와 머스터드, 라임즙으로 만든 디핑 소스를 곁들여요. 같은 피시케이크라도 요리사마다 향의 구성이 꽤 달라요.
염장 대구는 카리브해 섬들로 오랫동안 운반되어 온 저장 식품이에요.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도 오래 갔고 적은 양으로 맛이 확실히 나서, 밀가루 반죽에 섞어 양을 늘리는 피시케이크는 생활의 지혜가 담긴 요리이기도 해요. 네이션 뉴스의 레시피도 밀가루 2컵에 염장 대구 1컵이에요. 주인공은 생선의 짠맛과 허브의 향이고, 반죽은 그것을 받쳐 주는 역할이에요.
재료 (4인분・약 24개)

네이션 뉴스에 실린 레아 길크스의 레시피를 미터법 계량으로 바꾼 배합이에요.
염장 대구와 향미 채소
대구포는 수입 식재료점이나 온라인에서 '바칼라오(bacalao)'라는 이름으로 팔아요. 반죽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네이션 뉴스 레시피는 염장 대구와 향미 채소를 푸드프로세서로 곱게 갈아서 가루에 섞어요. 칼로 잘게 다져도 괜찮지만, 생선 섬유가 크게 남으면 튀길 때 반죽이 잘 뭉치지 않아요.
스코치 보닛은 아주 매운 고추예요. 썰 때는 일회용 장갑을 끼고, 작업 중에 눈이나 얼굴을 만지지 않도록 하세요.
바잔 피시케이크 만드는 법
염분 빼기에 4시간 이상, 반죽을 쉬게 하는 데 2시간이 걸려요. 손을 움직이는 시간은 준비 약 30분, 튀기는 데 약 20분이에요. 전날 밤에 염분 빼기를 시작하고, 반죽을 만든 뒤 냉장고에서 하룻밤 쉬게 하는 순서로 해도 괜찮아요.
튀김 기름은 냄비의 절반 깊이까지만 붓고, 반죽은 숟가락으로 기름 표면 가까이에서 조심스럽게 떨어뜨리세요. 기름이 너무 뜨거워지면 불을 끄고 온도를 낮추며, 냄비 곁을 떠나지 마세요.
폭신하게 튀기는 요령

네이션 뉴스 레시피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반죽을 튀기기 전에 2시간 쉬게 하는 한 번의 수고예요. 쉬는 동안 가루가 수분을 흡수해 어우러지고, 베이킹파우더의 작용으로 반죽이 잘 부풀어요. 서둘러 튀기면 겉만 색이 나고 속은 묵직한 피시케이크가 되기 쉬워요.
반죽이 너무 묽으면 기름 속에서 납작하게 퍼져요. 숟가락으로 뜨자마자 흘러내린다면 박력분을 1큰술씩 보태세요. 반대로 너무 되면 튀겨도 부풀지 않아요.
기름 온도가 낮으면 반죽이 기름을 먹어 눅눅해지고, 너무 높으면 속이 익기 전에 타요. 온도계가 없으면 반죽을 조금 떨어뜨려 보고, 한 번 가라앉았다가 바로 잔 기포를 두르며 떠오르는 상태를 기준으로 삼으세요.
카사바 가루로 만드는 버전

네이션 뉴스의 레아 길크스는 밀을 쓰지 않는 버전으로, 박력분 대신 굵게 간 카사바 가루 2컵을 쓰는 방법도 소개해요. 카사바 가루로 만들면 겉이 더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이 돼요. 물의 양은 밀가루일 때보다 적게 시작해, 똑같이 툭 떨어지는 단단함으로 맞추세요.
크레인 리조트의 레시피처럼 풀어 놓은 달걀을 1개 넣는 방법도 있어요. 달걀을 넣으면 반죽이 잘 뭉치고 튀겼을 때 도톰하게 완성돼요. 허브는 타임, 마조람, 파슬리가 기본이지만, 아일랜즈 레시피를 따라 딜이나 커민을 조금 보태면 향이 한결 화사해져요.
먹는 법

갓 튀긴 것을 그대로 페퍼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가장 간편해요. 아침 식사로 먹으려면 동그란 빵을 가로로 반 갈라 피시케이크 2〜3개와 슬라이스 치즈를 끼워 '브레드 앤드 투'로 만드세요. 핫소스에 알갱이 머스터드를 조금 섞으면 현지의 머스터드 넣은 페퍼 소스에 가까운 맛이 나요.
바베이도스 요리를 하나 더 만든다면, 옥수숫가루와 오크라로 만든 쿠쿠에 날치를 곁들인 국민 요리 쿠쿠 앤드 플라잉 피시를 추천해요. 염장 대구를 쓰는 카리브 요리라면 자메이카의 아키 앤드 솔트피시도 함께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시중의 순한 염장 대구(감염)로도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어요. 순한 염장 대구는 염분을 빼지 않고 껍질과 뼈를 제거해 10분 삶은 다음 잘게 풀어서 쓰세요. 대구포보다 짠맛이 순해서 반죽에 소금을 한 꼬집 더 넣어요.
미리 만들어 둘 수 있나요?
튀긴 것은 식으면 눅눅해지니 먹기 직전에 튀기는 것을 추천해요. 반죽은 냉장고에서 하룻밤 쉬게 할 수 있으니, 전날 밤에 반죽까지 만들어 두었다가 아침에 튀기면 빨리 낼 수 있어요. 튀긴 것이 남으면 냉장하고, 오븐 토스터로 속까지 데워 드세요. 보관 일수를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으니 되도록 빨리 드세요.
매운맛을 줄이려면?
스코치 보닛을 반으로 줄이거나 빼세요. 매운 정도는 곁들이는 페퍼 소스로 각자 조절할 수 있어요.
알레르기로 조심할 재료는?
대구(생선)와 밀을 써요. 밀은 카사바 가루로 바꿀 수 있어요. 달걀을 넣는 방법에서는 달걀도 써요.
참고 자료
- Sherrylyn Clarke, “How To Cook Like A Bajan Episode 1: Bajan Fishcakes,” Nation News, 2021년 8월 8일 공개. 참조·확인일: 2026년 10월 22일. https://nationnews.com/2021/08/08/cook-like-bajan-episode-1-bajan-fishcakes/
- The Crane Resort, “'Bajan' Fish Cake Recipe,” 2019년 11월 28일 공개. 참조·확인일: 2026년 10월 22일. https://blog.thecrane.com/bajan-fishcake-recipe
- Ashley Burns, “How To Make Fish Cakes From Barbados,” Islands, 2020년 7월 31일 공개. 참조·확인일: 2026년 10월 22일. https://www.islands.com/story/caribbean/how-to-make-fish-cakes-from-barbado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