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을 뒤집으면 진한 캐러멜이 흘러내려요
푸징(pudim)은 브라질 가정에서 자주 만드는 연유 푸딩이에요. 냉장고에서 충분히 차가워진 틀을 접시에 엎고 잠시 기다렸다가 들어 올리면, 호박색 캐러멜이 천천히 흘러내려요. 부드러운 일본식 푸딩보다 달고, 달걀보다 연유의 둥근 향이 앞에 나와요. 식후에 작게 잘라 진한 커피와 곁들이면 단맛이 깔끔하게 정리돼요.
브라질 부엌에서 흔히 보는 것은 pudim de leite condensado, 즉 연유로 만드는 푸징이에요. 달걀, 우유, 연유를 블렌더로 돌려 캐러멜을 깐 가운데 구멍이 있는 링 틀에 붓고 중탕으로 구워요. 재료는 적은데 집에서 만들면 실패할 지점이 많은 요리예요. 캐러멜을 너무 태우거나, 거품이 남은 채로 굽거나, 중탕 물 높이가 낮거나, 덜 식혀서 무너지는 경우예요. 이런 부분을 구체적으로 짚으면 처음부터 꽤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어요.
이 글에서는 지름 18cm 안팎의 링 틀 1개 분량으로 만들어요. 링 틀이 없다면 금속 푸딩 컵이나 내열 라메킨으로도 만들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캐러멜을 틀에 충분히 두르기', '반죽에 거품을 너무 많이 내지 않기', '중탕으로 천천히 익히기', '식힌 뒤에 빼기' 네 가지예요.
포르투갈어 pudim은 넓게 '푸딩'을 뜻하는 말이에요. 이 글에서는 브라질의 연유 푸딩을 '푸징'이라고 쓰고, 현지 이름 pudim de leite condensado를 함께 적어요.
재료(18cm 링 틀 1개 분량)

이 분량은 단맛이 확실한 브라질식이에요. 단맛을 크게 줄이면 그냥 묽은 달걀물이 되고, 틀에서 뺐을 때 윤기도 잘 나지 않아요. 처음에는 설탕과 연유 양을 지키고, 먹을 때 작게 자르는 편이 실패가 적어요.
이 레시피에는 달걀과 유제품이 들어가요. 달걀물을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굳히는 요리이니 덜 익은 상태로 먹지 마세요. 가운데가 크게 출렁이면 더 굽고, 온도계를 쓴다면 중심 80℃ 안팎을 기준으로 해요.
대체해도 되는 것, 지켜야 할 것
| 역할 | 지켜야 할 재료·도구 | 대체할 수 있는 것 | 달라지는 점 |
|---|---|---|---|
| 단맛과 향 | 연유 395g | 같은 양의 가당 연유(다른 제품) | 제품에 따라 단맛이 조금 달라져요 |
| 부드러움 | 우유 450ml | 우유 400ml+생크림 50ml | 진해지지만 브라질 가정의 맛에서 조금 멀어져요 |
| 굳기 | 달걀 4개 | 달걀 3개+노른자 1개 | 조금 진해지고 굳는 힘은 약간 약해져요 |
| 틀 | 18cm 링 틀 | 150ml 푸딩 컵 6~8개 | 굽는 시간이 짧아지고, 가운데 구멍 모양은 나오지 않아요 |
| 가열 | 오븐 중탕 | 깊은 냄비에서 찌기 | 불이 가까워서 약불 관리가 필요해요 |
장보기와 도구 고르기

연유, 우유, 달걀, 설탕은 동네 마트에서 충분히 구할 수 있어요. 차이가 나는 것은 브라질식으로 '액체를 블렌더로 한 번에 고르게 섞는' 작업, 중탕 물 높이를 유지할 수 있는 내열 그릇, 꺼낼 때를 확인할 수 있는 온도계예요. 특히 처음에는 재료보다 도구가 실패를 더 줄여 줘요.
블렌더는 달걀과 연유를 짧은 시간에 고르게 섞기 위한 도구예요. 거품이 너무 많아지지 않도록 20초 정도에서 멈춰요.
중탕용 그릇은 틀을 놓은 뒤 물을 절반 높이까지 부을 수 있을 만큼 깊어야 해요. 얕은 오븐 팬만 쓰면 물 높이가 모자라서 바깥쪽만 먼저 굳어요.
온도계는 필수가 아니에요. 다만 푸징은 겉모습만으로는 꺼낼 때를 망설이기 쉬우니, 중심 온도를 한 번 재 두면 다음부터는 흔들림만으로 판단하기 쉬워져요.
만드는 법: 캐러멜을 두르고 중탕으로 굽기
오븐은 170℃로 예열해요. 중탕용 물을 끓이고, 틀, 내열 그릇, 알루미늄 포일을 미리 꺼내 둬요. 캐러멜을 만든 뒤에 도구를 찾으면 틀에 두르기 전에 굳기 시작해요.
기공이 있는 것과 없는 것, 어느 쪽이 정답일까
브라질의 푸징에는 자른 단면에 작은 기공이 생긴 것과 매끈한 것이 있어요. 기공이 꼭 실패는 아니에요. 가족의 취향, 지역, 만드는 사람의 습관에 따라 평가가 갈려요. 매끈한 푸딩에 익숙하면 기공을 실패로 보기 쉽지만, 현지의 가정식 푸징에서는 'furinhos(작은 구멍)'라고 부르는 기공을 오히려 좋아하기도 해요.
| 완성 상태 | 맞는 조절 | 구체적인 방법 |
|---|---|---|
| 기공이 있는 가정식 식감 | 공기와 열을 조금 더 넣기 | 블렌더를 30초 돌리고 180℃에서 굽기 |
| 매끈한 식감 | 거품과 열의 기세를 줄이기 | 블렌더는 20초, 걸러서 5분 두고 160~170℃에서 굽기 |
| 단단한 식감 | 너무 오래 구움 | 중심을 90℃ 가까이 올리지 않기 |
| 질척한 식감 | 덜 구웠거나 덜 식힘 | 중심 80℃ 안팎까지 굽고 4시간 이상 식히기 |
많은 푸딩 레시피가 '기공이 없는 것'을 정답으로 삼지만, 브라질의 푸징은 그렇게 한 가지로 정해져 있지 않아요. 기공이 있으면 캐러멜이 단면에 스며들기 쉬워 입안에서 단맛이 빨리 퍼져요. 매끈하게 만들면 보기에는 고급스럽지만 연유의 밀도가 강하게 드러나니, 진한 커피와 함께 조금씩 먹는 편이 잘 맞아요. 둘 다 성립하지만, 손님용은 매끈하게, 집에서 넉넉히 먹는 날은 기공이 조금 있게, 이렇게 생각하면 조절하기 쉬워요.
이번 레시피는 집에서 자르기 쉽도록 약간 매끈한 쪽으로 만들었어요. 기공을 조금 내고 싶다면 블렌더를 10초 더 돌리고 오븐을 180℃로 올려요. 이때도 중탕은 생략하지 마세요. 중탕이 없으면 바깥쪽이 먼저 굳고 안쪽이 따라가지 못해 갈라지기 쉬워요.
푸징의 역사와 브라질 가정의 맛: 연유와 틀
달걀과 우유, 설탕을 굳혀 캐러멜을 끼얹는 과자는 포르투갈이나 스페인 등 유럽 달걀 과자의 흐름을 잇는 것으로, 식민지 시대 이후 유럽의 과자 문화와 함께 브라질에도 퍼졌다고 여겨져요. 브라질에서 연유는 원래 유럽이나 미국에서 들여오는 수입품이었지만, 1921년 네슬레가 상파울루주 아라라스(Araras)에서 연유 생산을 시작하는 등 국내 생산이 늘면서 연유는 가정의 과자 만들기에 빠질 수 없는 재료가 됐어요. 지금은 연유로 만드는 '푸징 지 레이치 콘덴사두(pudim de leite condensado)'가 브리가데이루와 나란히 가정의 대표적인 단 음식이에요.
푸징은 플랑(flan)이나 크렘 캐러멜과 친척 같은 요리지만, 브라질 가정식은 연유의 존재감이 강해요. 달걀, 우유, 설탕만으로 만드는 플랑보다 단맛이 둥글고, 차갑게 하면 쫀득하게 꽉 찬 밀도가 생겨요. '가벼운 디저트'가 아니라 식후에 조금씩 즐기는 진한 과자예요.
가운데 구멍이 있는 틀은 모양뿐 아니라 고르게 익히는 데도 효과가 있어요. 가운데가 비어 있어 열이 잘 돌기 때문에 큰 틀 하나로도 비교적 고르게 굳어요. 링 틀이 없을 때는 푸딩 컵에 나눠 담지만, 깊은 볼이나 파운드 틀에 크게 구우면 중심을 언제 꺼낼지 판단하기 어려워져요.
킨징(quindim)(일본어)처럼 노른자와 코코넛으로 만드는 과자에 비하면, 푸징은 재료를 구하기 쉽고 현지 느낌을 내는 난도도 낮은 편이에요. 반면 연유의 단맛이 무서워 너무 많이 줄이면 브라질 푸징다운 윤곽이 사라져요. 달기 때문에 오히려 무가당 커피나 식후의 작은 한 조각이 잘 어울려요.
먹는 법, 보관, 미리 만들기

먹을 때는 냉장고에서 꺼내 5분 정도 둬요. 너무 차가우면 연유의 향이 닫히고 단맛만 강하게 느껴져요. 자를 때는 칼을 뜨거운 물에 데우고 물기를 닦은 뒤 넣으면 단면이 잘 무너지지 않아요.
보관은 냉장 3일이 기준이에요. 접시에 뺀 상태라면 깊은 보관 용기를 덮어 마르지 않게 해요. 틀에 든 채라면 랩을 밀착하지 말고 표면에 닿지 않게 느슨하게 씌워요. 냉동도 가능하지만 해동할 때 수분이 나와 입안 감촉이 거칠어지니 손님용으로는 추천하지 않아요.
식단에서는 짭짤한 브라질 요리 뒤에 작게 내면 먹기 편해요. 페이조아다(일본어) 같은 콩 스튜, 모케카 바이아나(일본어) 같은 해산물 스튜, 슈하스코(일본어) 뒤라면 쓴 커피와 함께 마무리하면 단맛이 무겁게 남지 않아요.
실패하기 쉬운 부분과 고치는 법
| 곤란한 상태 | 원인 | 고치는 법 |
|---|---|---|
| 캐러멜이 써요 | 까맣게 연기가 날 때까지 태움 | 호박색에서 멈추고, 냄비 바닥이 진해지면 바로 끓는 물을 넣어요 |
| 틀에서 안 빠져요 | 덜 식힘, 캐러멜이 너무 두껍게 굳음 | 4시간 이상 식히고 바닥을 50℃ 물에 10초 담가요 |
| 단면에 큰 기공이 많아요 | 블렌더를 오래 돌림, 오븐 온도가 높음 | 20초에서 멈추고 170℃ 이하에서 중탕으로 구워요 |
| 가운데가 흘러요 | 덜 구움, 틀이 깊음 | 10분 더 굽고 중심 80℃ 안팎이나 작은 흔들림을 확인해요 |
| 표면이 갈라져요 | 중탕 물 높이가 낮음, 직화처럼 열이 닿음 | 물을 틀 절반까지 보충하고 알루미늄 포일을 느슨하게 덮어요 |
| 너무 달아요 | 조각이 큼, 음료가 닮 | 8~10등분으로 얇게 자르고 무가당 커피나 홍차를 곁들여요 |
푸징은 '단맛을 줄여 만들기'보다 '원래 단맛으로 만들어 작게 먹기'가 더 잘 정리되는 과자예요. 연유를 줄이기 전에 조각을 작게 하고 음료를 무가당으로 바꿔 조절해 보세요.
함께 만들고 싶은 브라질 요리
- 킨징 만드는 법(일본어) - 노른자와 코코넛으로 만드는 또 하나의 진한 브라질 과자예요.
- 팡 지 케이주 만드는 법 - 같은 브라질 간식이에요. 블렌더를 쓰는 부엌 분위기가 비슷해요.
- 페이조아다 만드는 법(일본어) - 짭짤한 콩 요리 뒤에 차가운 푸징이 잘 어울려요.
- 모케카 바이아나 만드는 법(일본어) - 코코넛과 해산물의 향을 즐긴 뒤의 디저트로 좋아요.
자주 묻는 질문
Q. 연유를 절반으로 줄여도 만들 수 있나요?
굳기는 하지만 브라질 푸징다운 진함과 윤기는 약해져요. 연유를 절반으로 줄인다면 설탕을 더해 단맛만 되돌리기보다, 다른 가벼운 푸딩으로 생각하는 편이 자연스러워요. 처음에는 연유 1캔으로 만들고 조각을 작게 잘라 주세요.
Q. 링 틀이 없어요. 푸딩 컵으로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어요. 150ml 안팎의 금속 푸딩 컵 68개에 캐러멜을 나누고, 반죽을 80%까지 부어요. 170℃ 중탕에서 3545분을 기준으로 하고, 가운데가 작게 흔들릴 때 꺼내요. 작은 컵은 빨리 익으니 큰 틀과 같은 시간으로 굽지 마세요.
Q. 찜기로 만들 때는 어떻게 하나요?
틀에 알루미늄 포일을 덮고, 김이 오른 찜기에서 약불로 35~45분 쪄요. 물이 계속 세게 끓으면 큰 기공이 생기기 쉬우니, 뚜껑 가장자리로 가는 김이 새어 나오는 정도로 맞춰요. 가운데가 흔들리면 5분씩 더 쪄요.
Q. 기공이 있는 푸징은 실패인가요?
꼭 실패는 아니에요. 브라질에는 기공이 있는 가정식 푸징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 매끈하게 만들고 싶다면 블렌더는 짧게, 거른 뒤 잠시 두고, 160~170℃에서 중탕으로 구워요. 기공을 내고 싶다면 조금 오래 돌리고 180℃ 가까이에서 구워요.
Q. 언제 틀에서 빼야 가장 예쁜가요?
냉장고에서 4시간 이상 차갑게 한 뒤예요. 따뜻할 때 뒤집으면 본체가 부드러워 무너져요. 너무 차가워 캐러멜이 움직이지 않을 때는 틀 바닥을 50℃ 안팎의 물에 10초만 담그고, 접시를 덮어 단번에 뒤집어요.
참고 자료
- Panelinha, "Pudim de leite com furinhos"(2026년 6월 12일 참조), https://panelinha.com.br/receita/pudim-de-leite
- Receitas Nestlé, "Pudim de Leite Condensado Moça"(2026년 10월 22일 참조), https://www.receitasnestle.com.br/receitas/pudim-de-leite-moca
- Wikipedia contributors, "Leite condensado"(2026년 10월 22일 참조), https://pt.wikipedia.org/wiki/Leite_condensado
- Wikipedia contributors, "Flan"(2026년 6월 12일 참조), https://pt.wikipedia.org/wiki/Flan
- Wikipedia contributors, "Pudim"(2026년 6월 12일 참조), https://pt.wikipedia.org/wiki/Pudim
- Wikipedia contributors, "Crème caramel"(2026년 6월 12일 참조), https://en.wikipedia.org/wiki/Cr%C3%A8me_caram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