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라우 이야기|캐러멜 향으로 시작하는 솥밥
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흑설탕을 떨어뜨리는 순간부터 펠라우는 그저 그런 솥밥이 아니게 돼요. 설탕이 녹고 거품이 커지고 옅은 호박색에서 짙은 갈색으로 변해요. 거기에 닭고기를 넣으면 부엌에 캐러멜과 고기 향이 단번에 올라와요. 보통 솥밥이라면 간장으로 색을 내는데 트리니다드에서는 태운 설탕으로 색과 향을 내는 것이 재미있는 점이에요.
펠라우(pelau)는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자주 먹는 솥밥이에요. 닭고기를 태운 설탕으로 색을 내고 쌀, 비둘기콩, 코코넛 밀크, 단호박, 당근, 향채소를 더해 지어요. 인도계의 필라프, 아프리카계가 설탕으로 고기에 색을 내는 기법, 카리브해의 콩과 코코넛이 같은 냄비에 들어가는 아주 트리니다드다운 요리예요.

같은 트리니다드 요리라도 더블스(일본어)는 아침 길거리 노점의 음식이에요. 펠라우는 조금 더 가정적이어서 주말, 피크닉, 포틀럭, 바닷가에 가져가는 도시락 같은 위치에 있어요. Epicurious는 펠라우를 트리니다드 요리의 혼합성을 잘 보여 주는 요리로 소개하며 페르시아에서 온 pilaf의 흐름, 설탕으로 고기에 색을 내는 기법, 케첩 같은 신대륙의 요소가 섞인 점을 들어요.
이 글에서는 뼈 있는 닭 넓적다리살을 쓰는 가정판을 집 부엌에서 만들기 쉬운 분량으로 조정해요. 비둘기콩이 없으면 검은눈콩이나 삶은 대두로 가깝게 하는 방법도 넣었어요. 다만 태운 설탕, 콩, 코코넛 밀크 세 가지는 요리의 핵심이니 이것만은 되도록 남겨요.
영어로는 pelau라고 써요. 현지에서는 '펠라우', '필라우'에 가까운 소리로 불리고 카리브해의 나라와 가정에 따라 pileau, cook-up rice 같은 비슷한 요리 이름도 나와요. 이 글에서는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닭고기 든 솥밥을 '펠라우'로 통일해요.
이 요리의 배경|인도계, 아프리카계, 카리브해의 냄비가 겹쳐요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식문화는 인도계, 아프리카계, 원주민, 유럽계, 중국계, 중동계의 음식이 겹쳐 만들어졌어요. 더블스(일본어)에서는 인도계의 튀김빵과 병아리콩 카레가 길거리 음식이 되었어요. 펠라우에서는 쌀을 향 좋은 국물로 짓는 필라프 계열의 생각에 설탕을 태워 고기에 색을 내는 카리브해의 기법이 올라타요.
Taste Trinbago의 Foodie Nation 버전 레시피에서는 펠라우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비공식 국민 음식'이라 부르며 닭고기, 쌀, 비둘기콩, 단호박, 코코넛 밀크, 스코치 보닛을 한 냄비에 짓는 형태를 소개해요. 중요한 것은 고기를 구운 뒤 쌀을 더하는 것만이 아니라 설탕의 색을 보고 나서 닭고기를 넣는 순서예요.
보통 솥밥에 익숙하면 냄비에서 설탕을 태우는 공정이 조금 무섭게 느껴져요. 하지만 여기를 피하고 간장만으로 색을 내면 펠라우 특유의 쌉싸름한 향이 빠져요. 반대로 너무 태우면 냄비 전체가 써져요. 설탕 거품이 잘고 색이 진한 보리차 같아진 순간에 닭고기를 넣어요. 이 수십 초가 펠라우의 고비예요.
| 요소 | 현지에서의 의미 | 집에서 지킬 점 |
|---|---|---|
| 태운 설탕 | 색, 고소함, 쓴맛의 윤곽 | 짙은 호박색에서 멈추고 검은 연기가 나기 전에 닭고기를 넣어요 |
| 비둘기콩 | 콩의 향과 씹는 맛 | 없으면 검은눈콩, 삶은 대두, 병아리콩으로 대체해요 |
| 코코넛 밀크 | 쌀의 둥근 향과 유분 | 너무 넣으면 무거우니 쌀 2컵에 200ml 안팎부터 시작해요 |
| 스코치 보닛 | 향이 좋은 매운맛 | 통째로 넣고 꺼내면 매운맛을 누르기 쉬워요 |
| 차돈 베니 | 풋풋한 향 | 고수 줄기, 쪽파, 타임으로 가깝게 해요 |
재료(4인분)|쌀보다 먼저 색 내기와 콩을 정해요

4인분이며 주요리로 충분한 양이에요. 다음 날 남겨도 맛있으니 적은 인원이라면 반으로 줄이기보다 이 분량으로 만들어 냉장 보관하는 쪽이 펠라우다운 냄비 향이 나요. 쌀은 장립종이 가장 다루기 쉽지만 단립종으로도 만들 수 있어요. 그럴 때는 수분을 조금 줄이고 뜸을 길게 들여요.
이 요리에는 닭고기를 써요. 시판 올퍼포스 시즈닝, 닭 육수, 케첩은 제품에 따라 밀, 대두, 유제품이 들어 있을 수 있어요. 스코치 보닛은 아주 매운 고추예요. 매운맛을 줄이려면 통째로 넣고 터뜨리지 말고 밥이 되면 꺼내요. 다져 넣을 때는 장갑을 쓰고 눈이나 점막에 닿지 않게 해요.
장보기 흐름|마트에서 망설이는 재료만 먼저 챙겨요

닭고기, 쌀, 양파, 당근, 단호박은 가까운 마트에서 갖춰져요. 장보기에서 망설이는 것은 비둘기콩, 코코넛 밀크, 타임, 스코치 보닛, 차돈 베니예요. 비둘기콩은 카리브 식재료점이나 수입 식품점에서 찾으면 이상적이지만 없는 날도 있어요. 콩은 대체해도 되니 먼저 코코넛 밀크와 타임을 챙기는 편이 현실적이에요.
펠라우의 향을 단번에 가깝게 하려면 코코넛 밀크 캔을 써요. 종이팩 코코넛 음료는 단맛과 수분이 다르니 요리용 무가당 캔을 골라요.
타임은 소량이어도 냄비 전체의 향을 바꿔요. 말린 타임은 마트의 작은 병으로도 대체할 수 있지만 매운맛이 주는 향만은 찾기 어려워요. 생 스코치 보닛을 구하지 못한 날은 냄비에 매운맛을 너무 넣지 말고 식탁에서 핫소스를 조금 더하는 편이 가족끼리 조절하기 쉬워요. 이 고추는 아이티의 그리오(일본어)나 자메이카의 저크 치킨에도 쓸 수 있어요.
올퍼포스 시즈닝은 필수가 아니에요. 다만 소금, 마늘, 후추, 커민 계열의 향을 한데 모으고 싶을 때 편리해요. 넣을 때는 염분이 겹치지 않게 재료표대로 소금을 줄여요.
만드는 법|태운 설탕을 두려워하지 말고 쌀은 너무 만지지 않아요
펠라우는 한 냄비 요리지만 전부 넣고 짓기만 하는 것이 아니에요. 밑간, 태운 설탕, 쌀에 기름 입히기, 약불로 짓기, 뜸 들이기의 순서로 완성이 정해져요. 도중에 너무 섞으면 쌀이 부서지고 너무 안 섞으면 바닥만 눌어요. 나무 주걱으로 냄비 바닥을 한 번 훑는 정도의 조심스러운 손놀림이 맞아요.
태운 설탕과 닭고기 지지기까지는 냄비에서 하고 쌀, 콩, 채소, 액체와 함께 밥솥으로 옮겨요. 단립종이라면 수분은 코코넛 밀크 200ml와 물 280ml부터 시작해요. 보통 취사 뒤 10분 뜸을 들이고 닭고기가 익었는지 확인해요. 밥솥만으로 설탕을 태우면 눌어붙거나 고장의 원인이 되니 피해요.
집에서 현지에 가깝게 하는 분기표

펠라우는 가정 요리라서 현지에서도 들어가는 채소와 고기에 폭이 있어요. 집에서 만들 때는 현지 식재료에 어디까지 가깝게 하느냐보다 쌀의 수분과 향의 뼈대를 무너뜨리지 않는 쪽이 중요해요. 비둘기콩을 찾다 지치기보다 코코넛 밀크와 타임을 남기고 콩은 검은눈콩이나 대두로 만드는 쪽이 부엌에서는 이어져요.
| 망설이는 재료 | 현지에 가깝게 | 집에서의 현실적인 답 | 판단 |
|---|---|---|---|
| 쌀 | 파보일드 쌀, 장립종 | 재스민 쌀, 단립종 | 단립종은 물을 40ml쯤 줄여요 |
| 콩 | 비둘기콩 | 검은눈콩, 삶은 대두, 병아리콩 | 향은 달라지지만 식감은 낼 수 있어요 |
| 단호박 | 칼라바사 계열의 단 호박 | 일반 단호박 | 부서지기 쉬우니 2cm 크기로 썰고 후반까지 건드리지 않아요 |
| 차돈 베니 | 쿨란트로, 반다니아 | 고수 줄기, 쪽파, 타임 | 향의 방향은 다르지만 풋풋한 윤곽은 나요 |
| 스코치 보닛 | 통째로 넣어요 | 하바네로, 매운 핫소스 | 처음에는 통째로 넣고 터뜨리지 않고 꺼내요 |
| 태운 설탕 | 흑설탕 | 비정제 설탕, 황설탕 | 백설탕은 색이 빨리 나서 타기 쉬워요 |
쌀 종류만은 결과에 크게 나와요. 장립종은 알이 잘 떨어져 펠라우에 맞아요. 단립종은 달고 뭉치기 쉬워서 솥밥으로는 맛있지만 현지의 가벼움에서는 조금 멀어져요. 단립종을 쓰는 날은 씻은 뒤 10분만 체에 올리고 물을 줄이고 뜸을 들인 뒤 너무 섞지 않아요. 이 세 가지를 지키면 끈적임이 줄어요.
고기는 닭이 가장 만들기 쉽지만 돼지고기, 소고기, 염장육, 채식 버전도 있어요. 채식으로 한다면 닭고기 대신 두부 튀김과 단호박을 늘리고 처음 태운 설탕에 양파를 합쳐 색을 내요. 닭의 감칠맛이 줄어드니 닭 육수 대신 채소 육수와 말린 표고 불린 물을 조금 쓰면 쌀의 깊이가 나요.
실패하기 쉬운 곳|쓰다, 끈적이다, 색이 연하다를 먼저 막아요

펠라우에서 가장 많은 실패는 설탕을 두려워해 색이 연한 채로 닭고기를 넣는 거예요. 색이 연하면 간장을 쓰지 않은 솥밥처럼 흐릿해요. 다음으로 많은 것이 코코넛 밀크와 물을 너무 많이 넣어 쌀이 죽에 가까워지는 거예요. 펠라우는 촉촉해도 좋지만 쌀알이 완전히 뭉개지면 무거워져요.
| 실패 | 원인 | 되살리는 법 |
|---|---|---|
| 쓰다 | 설탕이 검게 변해 연기가 났어요 | 그 설탕은 버리고 냄비를 씻어 다시 해요 |
| 색이 연하다 | 설탕을 덜 태웠어요 | 케첩 1작은술과 간장 1/2작은술로 보조해요. 다음에는 설탕을 더 진하게 |
| 밥이 끈적하다 | 수분 과다, 너무 섞었어요 | 뚜껑을 열고 약불에서 3분 수분을 날리고 10분 뜸을 들여요 |
| 쌀에 심이 있다 | 불이 너무 약해요, 물이 적어요 | 끓는 물 3큰술을 더하고 약불로 5분 추가해요 |
| 닭고기가 붉다 | 뼈 있는 고기가 커요 | 닭고기만 꺼내 뚜껑을 덮고 약불로 5〜8분 추가해요 |
| 바닥이 탔다 | 불이 세요, 냄비가 얇아요 | 윗부분만 옮기고 탄 바닥은 섞지 않아요 |
탄 것과 누룽지는 달라요. 옅은 갈색 누룽지는 펠라우의 즐거움이지만 검고 쓴 층은 전체에 섞으면 되돌릴 수 없어요. 바닥의 냄새가 수상할 때는 나무 주걱으로 세게 긁지 말고 위쪽 쌀만 다른 접시로 옮겨요. 냄비 바닥의 검은 부분은 포기하는 편이 요리 전체를 살려요.
먹는 법과 보관|산미 있는 곁들임을 옆에 놓아요

펠라우는 그것만으로 한 끼가 되지만 산미 있는 곁들임을 옆에 놓으면 훨씬 먹기 편해져요. 오이를 얇게 썰어 라임, 소금, 고추로 버무린 간단한 초우, 양배추 코울슬로, 아보카도, 토마토 샐러드가 어울려요.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만 스코치 보닛 계열의 핫소스를 접시 끝에 떨어뜨려요.
같은 카리브해 식탁으로 넓힌다면 전채로 더블스(일본어), 고기 요리로 자메이카의 저크 치킨, 돼지고기 요리로 아이티의 그리오(일본어)를 읽으면 같은 고추와 타임이라도 쓰임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푸에르토리코의 페르닐(일본어)이나 모퐁고도 카리브해의 쌀, 콩, 고기 조합을 이해하는 다음 한 접시가 돼요.
보관은 닭고기와 쌀을 함께 다루니 빨리 식히는 것이 중요해요. 다 지은 뒤 2시간 안에 얕은 용기로 옮기고 한 김 식으면 냉장해요. 냉장으로 2일, 냉동으로 2주가 기준이에요. 데울 때는 전자레인지 600W로 1인분 2분〜2분 30초. 퍼석하면 물 2작은술을 뿌리고 랩을 가볍게 씌워요. 뼈 있는 고기는 잘 데워지지 않으니 중심까지 김이 날 때까지 추가 가열해요.
자주 묻는 질문

비둘기콩 없이도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어요. 가장 가까운 것은 검은눈콩이에요. 삶은 대두는 조금 집밥 쪽으로 가지만 식감은 안정적이에요. 병아리콩은 향이 강해 더블스(일본어)의 차나와 비슷한 인상이 돼요. 어느 쪽이든 통조림은 한 번 헹구고 마지막에 간을 조절해요.
스코치 보닛은 필수인가요?
필수가 아니에요. 펠라우의 핵심은 태운 설탕, 콩, 코코넛 밀크예요. 스코치 보닛은 향과 매운맛 담당이니 매운 것을 못 먹는 집은 넣지 않고 짓고 식탁에서 핫소스를 조금 더하는 편이 안전해요. 통째로 넣을 때도 터지면 갑자기 매워지니 밥이 되면 반드시 꺼내요.
단립종 쌀로 만들 때 수분은 어떻게 바꾸나요?
장립종 2컵이라면 코코넛 밀크 200ml와 물 360ml가 기준이에요. 단립종이라면 물을 320ml부터 시작해요. 단립종은 끈기가 나오기 쉽고 단호박도 부서지니 짓는 도중에 여러 번 섞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너무 무르게 되면 다음에는 물을 2큰술 더 줄여요.
닭고기를 뼈 없는 것으로 해도 되나요?
돼요. 뼈 없는 닭 넓적다리살이라면 650g이면 충분해요. 3〜4cm 크기로 썰어 지지는 시간을 합계 6분쯤으로 줄여요. 뼈 있는 것보다 육수가 약하니 물의 절반을 닭 육수로 하면 밥이 밋밋하지 않아요. 가슴살은 퍽퍽해지기 쉬우니 처음에는 넓적다리살을 추천해요.
전날 만들어도 맛있나요?
전날 만들 수 있어요. 오히려 맛이 어우러져요. 다만 쌀 요리이니 상온에 두는 것은 피해요. 얕은 용기에 빨리 식혀 냉장 보관하세요. 데울 때는 물을 조금 더하고 밥이 폭신하게 돌아올 때까지 가열해요. 도시락에 넣을 때는 아침에 충분히 다시 가열한 뒤 식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