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은 향신료의 향에서 시작해요
스리랑카의 닭고기 커리는 부엌 공기가 바뀌는 순간부터 시작돼요. 작은 프라이팬에 고수 씨, 커민, 펜넬 씨를 넣고 약불에 올리면, 처음에는 마른 곡물 냄새, 다음에는 견과 같은 달콤한 향, 마지막에는 살짝 탈 것 같은 쓴 향이 올라와요. 여기서 불을 끌 수 있느냐가 쿠쿨 마스 커리를 가장 맛있게 만드는 갈림길이에요.
쿠쿨 마스 커리는 싱할라어 kukul mas, 즉 닭고기로 만든 커리예요. 영어로는 Sri Lankan chicken curry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고, 밥, 렌틸콩 달, 코코넛 무침 폴 삼볼, 푸른 잎채소 말룽과 함께 'rice and curry' 식탁에 올라요. 인도의 치킨 커리보다 커리 잎, 람페(판단 잎), 코코넛 밀크의 향이 앞에 나오는 것이 특징이에요.

집에서 만들 때 어려운 점은 세 가지예요. 로스트 커리 파우더를 너무 태우지 않는 것, 커리 잎의 향을 기름에 옮기는 것, 코코넛 밀크를 넣은 뒤 세게 끓이지 않는 것이에요. 이 세 가지만 지키면 마트의 닭다리살로도 꽤 현지 방향에 가까워져요.
스리랑카 요리를 이어서 만든다면, 같은 섬의 쌀가루 요리로 호퍼(일본어), 축하하는 날의 쌀 요리로 키리바트, 노점의 잘게 썬 로티 요리로 코투 로티가 있어요. 쿠쿨 마스 커리는 이 세 가지 어디에나 곁들이기 좋은, 가정식의 중심에 둘 수 있는 한 접시예요.
이 글에서는 '쿠쿨 마스 커리'라는 이름을 써요. 현지어 kukul mas는 닭고기라는 뜻이고, 메뉴에는 kukul mas curry, chicken curry, Sri Lankan chicken curry로 표기되기도 해요.
밥과 커리 식탁에서의 위치

스리랑카의 'rice and curry'는 흰밥에 커리 한 가지를 얹는 식사가 아니에요. 밥 주위에 고기나 생선 커리, 렌틸콩 달, 코코넛 삼볼, 잎채소, 절임을 조금씩 놓고, 손끝이나 숟가락으로 섞어 가며 먹어요. 쿠쿨 마스 커리는 그 안에서 짠맛, 기름기, 매운맛, 향을 받쳐 주는 주요리 역할을 해요.
쿠쿨 마스(kukul mas)는 싱할라어로 '닭고기'라는 뜻이고, 쿠쿨 마스 커리는 가정의 rice and curry에 오르는 대표적인 요리예요. 싱할라, 타밀, 무슬림 가정 요리마다 쓰는 향신료와 매운 정도가 다르고, 지역과 집에 따라 색의 진하기도 달라져요.
커리 파우더도 그냥 노란 가루가 아니에요. 스리랑카의 로스트 커리 파우더는 고수 씨, 커민, 펜넬, 호로파, 흑후추, 시나몬 등을 볶은 뒤 갈기 때문에 향이 깊고 색도 적갈색에 가까워요. 탄 가루 맛이 아니라, 볶은 콩이나 견과에 가까운 고소함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에요.
한편 매번 향신료를 다 갖추지 않아도 만들 수 있어요. 시판 커리 가루에 가람 마살라와 흑후추를 조금 더한 가정판이라도, 커리 잎과 코코넛 밀크를 제대로 다루면 스리랑카다운 맛이 꽤 나요. 모든 것을 완벽하게 재현하기보다 향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편이 부엌에서는 실용적이에요.
| 요소 | 현지에서의 역할 | 집에서 지키고 싶은 점 |
|---|---|---|
| 커리 잎 | 기름에 푸른 향을 옮겨요 | 냉동이라도 좋으니 처음에 기름으로 향을 내요 |
| 람페(판단 잎) | 달콤한 풀 향을 더해요 | 없으면 생략하고 월계수 잎으로 향을 보충해요 |
| 로스트 커리 파우더 | 고소한 바탕을 만들어요 | 태우지 않고 마른 팬에 볶고, 고춧가루와는 따로 생각해요 |
| 코코넛 밀크 | 모난 맛을 둥글게 하고 소스를 이어 줘요 | 세게 끓이지 않고 약불로 마무리해요 |
| 신맛 | 고기의 무거움을 끊어 줘요 | 코코넛 식초, 쌀식초, 라임으로 보충해요 |
재료 4인분

뼈 있는 닭으로 만들면 육수가 우러나지만, 집에서는 닭다리살이 다루기 쉬워요. 껍질을 전부 떼면 맛이 밋밋해지니, 기름기가 싫지 않다면 절반 정도 남겨요.
이 레시피는 닭고기와 코코넛을 사용해요. 시판 커리 가루, 칠리 파우더, 코코넛 밀크 캔은 제조 라인에서 밀, 우유, 견과류를 다룰 수 있어요. 아이나 매운맛에 약한 사람이 있는 식탁에서는 풋고추를 빼고 칠리 파우더를 1/2작은술로 줄인 뒤, 식탁에서 매운맛을 더해 주세요.
장보기의 우선순위
먼저 챙길 가치가 있는 것은 커리 잎, 코코넛 밀크, 호로파예요. 닭고기나 양파는 동네에서 살 수 있지만, 이 세 가지는 향의 윤곽을 바꾸는 재료예요. 특히 커리 잎은 같은 '커리'라는 이름이라도 남아시아다운 맛을 단번에 끌어올려요.
코코넛 밀크는 우유나 생크림으로 바꾸기 어려운 재료예요. 종이팩에 든 달콤한 음료가 아니라 요리용 무가당 캔을 고르면 소스의 부드러움과 향이 안정돼요.
호로파는 조금만 넣어도 쌉쌀함과 달콤한 향을 더해요. 쓰는 양은 1/4작은술이면 충분하니, 남으면 에티오피아의 베르베레 스파이스나 콩 커리에 활용할 수 있어요.
만드는 법: 로스트 향을 태우지 않고 쌓아요
과정은 일곱 단계예요. 밑간은 오래 두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향신료를 볶는 불 조절이 더 중요해요. 코코넛 밀크를 넣은 뒤에만은 펄펄 끓이지 말고, 냄비 가장자리가 보글보글할 정도에서 멈춰요.
스리랑카 가정의 맛에 가까워질수록 매운맛은 강해지지만, 처음에는 칠리 파우더 1작은술부터 시작하는 편이 실패가 적어요. 매운맛은 나중에 칠리 오일이나 루누 미리스(고추 양파 양념)로 더할 수 있지만, 끓여 넣은 매운맛은 뺄 수 없어요.
집 부엌에서 현지 맛에 다가가는 선택표

현지 재료를 모두 갖추는 것도 즐겁지만, 매일의 부엌에서는 우선순위를 정해야 오래 이어져요. 대체해도 되는 것과, 대체하면 다른 요리가 되기 쉬운 것을 나눠요.
| 고민되는 것 | 현지에 가깝게 | 집에서 현실적으로 | 판단 |
|---|---|---|---|
| 닭고기 | 뼈 있는 토막 | 닭다리살 700g | 뼈 있는 쪽이 육수가 나와요. 다리살이면 정성껏 지져요 |
| 커리 잎 | 생 커리 잎 | 냉동 커리 잎 | 말린 것보다 냉동이 가까워요. 없으면 생략보다 월계수 잎 조금 |
| 람페(판단 잎) | 생 람페 | 생략, 또는 월계수 잎 1장 | 달콤한 풀 향은 달라지지만 요리는 성립해요 |
| 로스트 커리 파우더 | 직접 만들거나 현지 제품 | 시판 커리 가루와 볶은 향신료 | 고춧가루가 아니라 고소한 바탕으로 다뤄요 |
| 코코넛 밀크 | 갓 짠 것 | 무가당 캔 | 대체가 거의 불가능해요. 우유로는 다른 요리가 돼요 |
| 신맛 | 코코넛 식초 | 쌀식초와 라임즙 | 고기의 무거움을 끊기 위해 조금 넣어요 |
| 기름 | 코코넛 오일 | 현미유, 카놀라유 | 향은 가벼워져요. 커리 잎으로 보충해요 |
집에서 맞출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코코넛을 넣는 타이밍이에요. 처음부터 코코넛 밀크로 끓이면 고기가 익기 전에 분리되기 쉽고 향도 흐려져요. 물로 닭고기를 익히고 마지막에 코코넛으로 둥글게 만들면, 가정용 캔으로도 매끄럽게 완성돼요.
밥은 자포니카 쌀로도 먹을 수 있지만, 가볍게 먹고 싶은 날에는 바스마티나 재스민 라이스가 잘 맞아요. 호퍼나 스트링 호퍼(쌀가루 국수)에 곁들일 때는 소스를 조금 묽게 남기면 반죽에 잘 엉겨요. 축하하는 식탁이라면 키리바트 옆에 조금 곁들이면 코코넛과 코코넛이 서로 이어져요.
실패 원인: 코코넛이 분리되고 향이 밋밋해요

흔한 치킨 커리 레시피에는 '오래 끓일수록 맛있다'고 적혀 있곤 하지만, 코코넛이 들어간 스리랑카 커리는 조금 달라요. 향은 볶아서 만들고, 고기는 물로 익히고, 코코넛은 마지막에 데워요. 오래 끓일수록 좋은 요리가 아니에요.
| 생기는 일 | 원인 | 고치는 법 |
|---|---|---|
| 코코넛이 까끌까끌해요 | 넣은 뒤 센 불로 끓였어요 | 약불로 줄이고 물을 조금 더해 천천히 섞어요 |
| 써요 | 호로파나 커리 가루를 태웠어요 | 탄 가루는 쓰지 않아요. 마른 팬 볶기는 약불에서 멈춰요 |
| 향이 밋밋해요 | 커리 잎을 기름에 데우지 않았어요 | 처음 기름에서 30초 이상 향을 내요 |
| 질척해요 | 닭고기를 지지지 않고 물을 넣었어요 | 다음에는 물을 넣기 전에 표면을 하얗게 바꿔요 |
| 맵기만 해요 | 칠리가 많고 신맛과 소금이 부족해요 | 라임즙 1작은술, 소금 한 꼬집으로 윤곽을 되살려요 |
| 고기가 질겨요 | 센 불로 오래 끓였어요 | 보글보글한 중약불로 하고, 익으면 마무리로 넘어가요 |
분리되었다고 먹을 수 없는 건 아니에요. 보기에는 조금 거칠어지지만 밥에 얹어 먹는 요리로는 성립해요. 다음에 고칠 점은 코코넛 밀크를 넣기 전에 불을 줄이는 것, 넣은 뒤 끓이지 않는 것, 이 두 가지예요.
보관과 먹는 법

한 김 식으면 얕은 용기로 옮기고, 냉장으로 2일 안에 먹는 것을 기준으로 해요. 코코넛 밀크가 들어 있으니 실온에 오래 두지 않는 편이 안심이에요. 냉동한다면 1회분씩 나누고 2주 이내를 기준으로 해요. 해동 후에는 소스가 조금 분리되기 쉬우니, 물 1큰술을 더해 약불에서 천천히 데워요.
다음 날이 향은 더 어우러지지만, 다시 졸이면 고기가 질겨져요. 데울 때는 약불에서 5~6분, 냄비 가장자리가 보글보글하면 멈춰요. 전자레인지를 쓴다면 600W로 2분 데우고, 한 번 섞은 뒤 30초씩 추가해요. 가운데까지 뜨거워지면 충분해요.
먹는 법은 흰밥에 한 가지만 얹기보다 콩이나 신맛을 곁들이는 편이 잘 맞아요. 달을 더한다면 네팔의 달밧 차림이 참고가 돼요. 진한 고기 요리 흐름으로 비교한다면, 향신료 방향이 다른 파키스탄의 니하리(일본어)나 코코넛을 오래 졸이는 인도네시아의 른당(일본어)과 함께 먹어 보면 차이가 잘 보여요.
| 곁들이는 것 | 역할 | 집에서 현실적으로 차리는 법 |
|---|---|---|
| 흰밥 | 소스를 받아 주는 주식 | 자포니카 쌀, 바스마티, 재스민 라이스 |
| 달 | 매운맛을 둥글게 하는 콩 반찬 | 렌틸콩, 병아리콩, 녹두 |
| 폴 삼볼 | 매운맛, 신맛, 코코넛의 식감 | 코코넛 채와 가쓰오부시로 만드는 가정판 |
| 푸른 채소 볶음 | 쌉쌀함과 가벼움 | 소송채, 케일, 시금치 |
| 파파담 | 바삭하게 부서지는 식감 | 시판 파파드, 얇은 크래커로도 분위기가 나요 |
자주 묻는 질문
시판 커리 가루만으로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어요. 다만 인도풍이나 일본식 커리 가루는 강황과 달콤한 향신료가 앞에 나오는 것도 많아서, 스리랑카의 로스트 향과는 달라요. 시판 커리 가루 2작은술에 마른 팬에 볶은 흑후추, 커민, 펜넬을 조금 더하면 가까워져요.
커리 잎 없이도 성립하나요?
성립하지만 향의 방향은 꽤 달라져요. 처음에 모두 갖추기 어렵다면 커리 잎을 빼고도 만들 수 있어요. 다만 두 번째에 산다면 최우선은 커리 잎이에요. 냉동 제품이면 조금씩 쓸 수 있고, 남인도 요리나 동아프리카의 코코넛 커리에도 활용할 수 있어요.
코코넛 밀크를 넣지 않는 매운 치킨 커리로 만들 수 있나요?
할 수 있어요. 그럴 때는 물을 250ml로 늘리고, 마지막에 라임즙 1작은술을 더해요. 다만 이 글의 쿠쿨 마스 커리다움은 코코넛의 부드러움에 있으니, 다른 버전으로 생각하는 편이 자연스러워요.
뼈 있는 닭으로 만들 때는 어떻게 바꾸나요?
뼈 있는 토막이라면 900g을 쓰고, 물을 220ml로 늘려요. 끓이는 시간은 중약불에서 18~22분으로 늘리고, 뼈 근처까지 익었는지 확인해요. 고기가 크다면 코코넛을 넣기 전에 중심 온도 75℃를 기준으로 해 주세요.
아이용으로 하려면 어디를 줄이나요?
풋고추를 빼고 칠리 파우더를 1/2작은술로 해요. 향은 로스트 향신료, 커리 잎, 코코넛 밀크로 낼 수 있으니, 매운맛을 낮춰도 요리로는 성립해요. 어른은 식탁에서 칠리 오일이나 고추를 더하는 편이 안전해요.
참고 자료
이 글은 스리랑카 대사관이 공개한 Kukul Mas 레시피, Sri Lanka Tourism의 식문화 소개, Lakpura의 rice and curry와 thuna paha(세 가지 기본 향신료 가루) 해설, 영어권의 스리랑카 가정식 레시피를 대조해, 집 부엌에서 만들기 쉬운 분량과 불 조절로 정리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