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속에서 고구마가 그물이 된다
튀김 냄비에 가늘게 채 썬 고구마를 떨어뜨리면 처음에는 보잘것없는 실밥처럼 보여요. 그런데 젓가락으로 살짝 펼치고, 기름 속 거품이 잘아지고, 가장자리가 노릇하게 물들기 시작하면 갑자기 한 장의 그물이 돼요. 접시에 건지면 아직 뜨거울 때는 조금 휘어 있다가, 몇 분 두면 바삭하게 소리가 달라져요. 바인레는 이 변화를 지켜보는 시간이 즐거운 과자예요.
바인레(Bánh rế)는 베트남 남부 빈투언성 판티엣 일대의 명물로 소개되는 그물 모양 튀김 과자예요. 현지에서는 고구마나 카사바를 가늘게 깎아 설탕을 입히고, 기름에 얇은 원반 모양으로 튀기는 과자로 알려져 있어요. VietnamNet은 판티엣의 달콤한 명물로, 빈투언성의 문화 관련 사이트도 여행길에 만나는 소박한 과자로 bánh rế를 다뤄요.
집에서 만들 때 지켜야 할 것은 고구마의 가늘기와 기름 온도예요. 맛탕만큼 굵게 썰면 그물이 되지 않고 튀김처럼 한 덩어리로 굳어요. 기름이 낮으면 설탕과 전분이 기름을 먹어서 식었을 때 무거워져요. 반대로 너무 높으면 겉만 진해지고 속 고구마의 수분이 남아요. 이 글에서는 현지의 '고구마를 가늘게 해서 달콤하게 튀기는' 골격은 살리면서, 집에서 잘 부서지지 않도록 쌀가루와 타피오카 전분을 소량만 보조로 써요.
베트남의 가루 요리를 이어서 만든다면, 같은 쌀가루여도 쪄서 작은 접시에 담아 먹는 바인베오(일본어)와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해요. 바인베오는 증기로 부드러움을 내는 요리이고, 바인레는 기름과 설탕으로 그물 모양을 굳히는 과자예요. 잎으로 싸는 바인쯩(일본어)이나 향채로 말아 먹는 반쎄오(일본어)까지 읽으면, 베트남어 bánh라는 말이 쌀가루, 찹쌀, 고구마, 튀김까지 폭넓게 아우른다는 것이 보여요.
베트남어로는 Bánh rế라고 써요. 한국어로는 '바인레' '반레' 등으로 흔들리는데, 이 글에서는 검색하기 쉬운 '바인레'로 통일해요. rế는 그물이나 바구니 같은 모양을 연상시키는 말로 설명되기도 하고, 과자의 생김새와도 이어져요.
판티엣의 기념품 과자로 보기

판티엣은 바닷가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기념품 과자라는 맥락에서는 피시소스나 해산물뿐 아니라 소박한 단 것도 나와요. 바인레는 둥글고 얇은 모양으로 쌓아 파는 경우가 많고, 화려한 크림 과자가 아니라 고구마, 기름, 설탕의 향으로 먹는 과자예요. 여행길에 봉지에 든 것을 사서 숙소나 돌아오는 길에 차와 함께 집어 먹는 위치예요.
겉모습은 튀김이나 고구마 말랭이 과자와 조금 비슷하지만 먹어 보면 방향이 달라요. 튀김처럼 튀김옷을 먹는 요리가 아니고, 고구마 스틱 과자처럼 한 가닥씩 단단하지도 않아요. 가는 고구마가 군데군데 이어져 얇은 원반이 되어 있어서, 부러뜨리면 가볍게 부서져요. 단맛은 분명하지만 흑설탕 시럽 같은 진한 단맛이 아니라 튀긴 고구마의 고소함이 먼저 오는 정도가 먹기 좋아요.
현지 방식을 그대로 집에 가져오려 하면 고구마의 종류와 깎는 방식에서 차이가 나요. 베트남의 레시피나 소개에는 카사바를 언급하는 것도 있지만, 매번 카사바를 사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아요. 그래서 이 글에서는 너무 촉촉하지 않은 고구마를 쓰고, 채 썰기, 얇은 가루 옷, 165~170도C의 기름 온도로 그물을 만들어요. 쌀가루와 타피오카 전분은 주역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집 부엌에서 모양을 유지하기 위한 보조예요.
| 보는 점 | 현지의 윤곽 | 집에서 만드는 법 |
|---|---|---|
| 주재료 | 고구마, 카사바, 설탕, 기름 | 고구마를 주역으로 하고 쌀가루와 타피오카 전분을 조금 더한다 |
| 모양 | 얇고 둥근 그물 모양 | 지름 10~12cm로 펼치고 두껍게 하지 않는다 |
| 단맛 | 설탕으로 윤기와 고소함을 낸다 | 설탕을 물에 녹여 고구마에 얇게 입힌다 |
| 기름 온도 | 세지 않게, 천천히 색을 낸다 | 165~170도C를 유지한다 |
| 먹는 법 | 기념품 과자, 차 곁들이 과자, 가벼운 간식 | 갓 튀긴 것을 식혀 차나 과일과 곁들인다 |
재료(4인분·지름 10cm 안팎 10장 분량)

이 분량으로 지름 10cm 안팎의 바인레가 10장쯤 나와요. 차 곁들이 과자라면 4인분, 가벼운 디저트라면 5~6명이 나눌 수 있어요. 튀길 때는 한꺼번에 넣지 말고, 가정용 프라이팬이라면 한 장씩 만드는 편이 모양을 잡기 쉬워요.
반죽과 튀김 기름
쌀가루, 타피오카 전분, 흰깨를 써요. 참깨 알레르기가 있다면 흰깨를 빼세요. 쌀가루나 타피오카 전분은 제조 라인에서 밀을 다루는 경우가 있으니, 글루텐을 피하는 식탁에서는 포장 표시를 확인하세요. 튀김 기름은 깊이 3cm 이상을 유지하고, 냄비 곁을 떠나지 말고, 젖은 도구나 수분 많은 고구마를 기름에 넣지 마세요.
가루는 입자가 고운 것을 고르세요. 거친 가루는 그물이 무거워져요. 타피오카 전분은 쫀득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가는 고구마끼리 얇게 이어 주려고 써요. 감자 전분으로도 만들 수 있지만 식었을 때의 바삭함은 타피오카 전분 쪽이 가벼워요. 튀김에 익숙하지 않다면 온도계는 맛을 위한 도구예요. 바인레는 색이 빨리 변해서 165도C 아래로 내려가면 기름을 먹고, 180도C에 가까워지면 겉만 타기 쉬워요.
실패하기 쉬운 부분

기름져진다
원인은 고구마의 수분, 기름 온도, 두께 중 하나예요. 물기가 남아 있으면 옷이 풀어지고 기름에 넣는 순간 거품이 거칠어져요. 기름 온도가 160도C 아래로 내려가면 표면이 굳기 전에 기름을 먹어요. 게다가 두껍게 펼치면 가운데의 수분이 빠지지 않아 식었을 때 무거워져요. 물기를 닦고, 온도를 재고, 지름 10~12cm로 얇게 펼치기. 이 세 가지를 되돌리면 개선돼요.
동그랗게 뭉쳐지지 않는다
고구마가 굵거나 옷이 적거나 기름에 넣은 직후에 너무 만지면 흐트러져요. 고구마는 2~3mm로 채 썰고, 옷은 얇지만 전체에 묻어 있는 상태로 해요. 기름에 넣으면 처음 30초는 크게 움직이지 말고, 거품으로 표면이 조금 굳은 뒤 젓가락으로 바깥쪽을 모아요. 눌러 뭉치면 구멍이 사라지니, 바깥 둘레만 정돈하는 정도로 충분해요.
타는데 속은 눅눅하다
기름 온도가 너무 높아요. 180도C에 가까운 기름에서는 설탕이 먼저 색이 나고, 고구마의 수분이 빠지기 전에 겉만 갈색이 돼요. 불을 줄이고, 다음 한 장을 넣기 전에 기름 온도를 165도C 안팎으로 되돌려요. 탄 한 장은 보관하지 말고, 쓴맛이 옮지 않도록 기름 속의 작은 탄 조각도 건지개로 건져 내세요.
그물이 무겁고 전병처럼 된다
옷이 너무 두껍거나 쌀가루가 너무 많아요. 쌀가루는 모양을 돕는 보조일 뿐 주역이 아니에요. 볼 바닥에 하얀 반죽이 두껍게 남으면 다음 한 장을 튀기기 전에 고구마를 조금 더하거나 물을 작은술 1~2 넣어 묽게 해요. 젓가락으로 들어 올렸을 때 고구마 한 가닥 한 가닥이 보이는 정도가 딱 좋아요.
보관과 다시 데우기
완전히 식으면 건조제를 넣은 보관 용기에 담아 실온에서 다음 날까지 먹어요. 습도가 높은 날은 용기에 넣어도 반나절 만에 조금 눅눅해질 수 있어요. 미리 만들어 둘 때는 튀긴 당일에 먹을 만큼만 접시에 내고, 나머지는 겹치지 말고 종이를 끼워 보관해요.
보관해도 되는지는 겉모습보다 소리로 알 수 있어요. 튀긴 직후에는 망 위에서 조용하지만, 식으면서 들어 올렸을 때 가볍고 바삭한 소리가 나요. 이 소리가 나기 전에 용기에 넣으면 용기 안에 증기가 차서 뒷면부터 눅눅해져요. 습도가 높은 비 오는 날에는 완전히 식은 뒤 토스터 120도C에서 1분만 말리고, 한 김 식힌 뒤 보관하면 덜 눅눅해져요.
눅눅해졌다면 토스터를 160도C로 예열하고 알루미늄 포일을 깔아 2~3분 데워요. 타기 쉬우니 눈을 떼지 말고, 가장자리가 다시 가벼워지면 바로 꺼내요. 전자레인지는 수분이 돌아와 더 부드러워지므로 다시 데우기에는 맞지 않아요.
냉동 보관은 권하지 않아요. 해동할 때 서리의 수분을 먹어 그물이 무거워져요. 어쩔 수 없이 남았다면 가볍게 부숴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나 요거트에 올리면, 완전한 바삭함은 아니어도 고소함을 쓸 수 있어요.
식탁에서의 조합
바인레는 달콤한 튀김 과자라서 식후에 많이 내기보다, 따뜻한 차와 함께 조금씩 내는 편이 어울려요. 녹차, 보리차, 연꽃차, 재스민차처럼 입안을 가볍게 해 주는 음료가 잘 맞아요. 과일을 곁들인다면 귤, 오렌지, 자몽, 파인애플처럼 신맛이 있는 것이 먹기 좋아요.
베트남 요리 상차림에 넣는다면 주요리는 기름이 적은 것으로 맞춰요. 닭고기 국수 포 가(일본어), 향채와 쌀국수를 가볍게 먹는 분짜(일본어), 달콤짭짤한 돼지고기와 쌀국수의 분팃느엉 뒤에 바인레를 한 장만 부러뜨려 내면 흐름이 만들어져요. 튀김 춘권 짜조(일본어)와 같은 날 낼 때는 둘 다 기름을 쓰니 양을 줄여요.
고구마는 맛탕을 만드는 날과 같은 느낌으로 사면 돼요. 다만 맛탕이 시럽을 입히는 요리라면, 바인레는 가늘기와 공기를 먹는 과자예요. 포슬포슬한 고구마가 아니라 가는 그물이 가볍게 부서지는 식감을 목표로 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카사바로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지만, 집에서 손질하기도 구하기도 어려워서 이 글에서는 고구마를 권해요. 카사바를 쓸 때는 반드시 식용으로 판매되는 것을 쓰고, 껍질과 심을 제거하고, 판매처의 손질 지침을 따르세요. 처음에는 고구마가 더 안전하고 실패도 적어요.
쌀가루 없이 만들 수 있나요?
현지에는 고구마와 설탕 중심의 만드는 법도 있어요. 다만 집에서는 고구마의 수분이나 써는 방식이 안정되기 어려워서, 쌀가루를 조금 넣는 편이 모양을 만들기 쉬워요. 쌀가루를 빼려면 옷의 물을 30ml쯤 줄이고 설탕을 고구마에 얇게 스미게 하는 정도로 하고, 더 낮은 기름 온도로 시도해 보세요.
타피오카 전분을 감자 전분으로 대신할 수 있나요?
대신할 수 있어요. 감자 전분을 쓸 때는 20g으로 줄여요. 갓 튀겼을 때는 비슷한 식감이지만, 식으면 조금 단단하고 가루의 존재감이 드러나기 쉬워요. 쌀가루만으로 잘 부서질 때의 보조로 쓴다면 타피오카 전분이 더 가볍게 뭉쳐요.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으로 만들 수 있나요?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요. 바인레는 기름 속에서 가는 고구마가 단번에 굳으며 그물 틈을 남기는 과자예요.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는 기름이 부족해서 가는 고구마가 마른 고구마 칩에 가까워져요. 기름을 줄이고 싶다면 다른 요리로 생각하고, 바인레다움을 노리는 날에는 튀기세요.
어떤 고구마가 어울리나요?
수분이 많고 끈적한 꿀고구마보다 적당히 분질인 고구마가 맞아요. 썰었을 때 수분이 너무 배어 나오는 고구마는 잘 닦고 써요. 채 썰 때부터 꺾일 만큼 마른 고구마는 옷을 입히기 전 물에 담그는 시간을 3분쯤으로 줄여 부서지는 것을 막아요.
참고 문헌
- VietnamNet, "Re cakes, Phan Thiet's specialty sweet treat" (2026년 6월 6일 참조) https://vietnamnet.vn/en/re-cakes-phan-thiet-s-specialty-sweet-treat-2049462.html
- Hội Văn học Nghệ thuật Bình Thuận, "Bánh rế ngọt lòng" (2026년 6월 6일 참조) https://hvhnt.binhthuan.gov.vn/News/sangtac/butky/2024/08/1589.aspx
- Wikipedia, "Bánh rế" (2026년 6월 6일 참조) https://en.wikipedia.org/wiki/B%C3%A1nh_r%E1%BA%BF
- Scooter Saigon Tour, "Banh Re, Re Cake Phan Thiet" (2026년 6월 6일 참조) https://scootersaigontour.com/banh-re-re-cake-phan-thi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