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맣게 구운 파를 손끝으로 벗기는 식탁
대파를 구우면 부엌의 공기가 갑자기 겨울다워져요. 겉은 걱정될 만큼 새까맣게 타는데 껍질을 쓱 당기면 안에서 단 흰 속대가 나와요. 거기에 견과와 구운 토마토 소스를 듬뿍 찍으면 구운 파라기보다 식탁 전체가 둘러앉는 요리가 돼요.
칼소타다(Calçotada)는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 특히 타라고나주 발스(Valls) 일대와 연관이 깊은 먹는 방식이에요. 주인공은 칼솟(calçot)이라는 흰 부분이 긴 파로, 겉이 까매질 때까지 구워 종이에 싸서 여열을 들이고 껍질을 벗겨 소스에 푹 담가요.
현지의 야외 숯불을 그대로 가정에 들이기는 어려우니 여기서는 굵은 대파를 써서 생선구이 그릴, 오븐, 철판의 세 가지로 만들 수 있게 해요. 중요한 것은 탄 것을 너무 겁내지 않는 것, 구운 뒤에 쉬게 하는 것, 소스를 너무 매끄럽게 하지 않는 것이에요.
피데우아나 파에야 발렌시아나(일본어)가 냄비를 둘러싸고 먹는 요리라면 칼소타다는 손을 조금 더럽히며 파를 벗기는 요리예요. 예쁘게 접시에 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검은 껍질, 주황색 소스, 빵 부스러기, 대화까지 포함해서 한 접시로 생각하면 현지의 분위기에 꽤 가까워져요. 더운 철이라면 같은 카탈루냐라도 불을 쓰지 않는 에스케이샤다(일본어, 염장 대구와 토마토 샐러드)를 전채로 내면 염장 대구와 토마토로 전혀 다른 시원함을 낼 수 있어요.
칼소타다란 무엇인가
카탈루냐의 칼솟은 흙을 북돋워 흰 부분을 길게 키운 파예요. 발스의 칼솟은 EU의 지리적 표시 보호로도 이어지는 지역 산품으로, 흰 부분의 길이와 굵기 기준도 설명돼 있어요. 같은 품종을 다른 곳에서 구하기는 어려우니 이 레시피에서는 '굵고 흰 부분이 긴 대파'를 골라요.
현지 먹는 법의 특징은 굽는 법과 먹는 법이에요. 파는 직화에 가까운 센 열로 겉을 까맣게 하고 종이에 싸서 여열을 들이며 먹을 때 탄 겉껍질을 벗겨요. 껍질을 벗긴 흰 부분을 살비차다(salvitxada) 또는 salsa de calçots라고 부르는 소스에 담갔다가 고개를 젖혀 입으로 가져가는 것이 전통적인 몸짓이에요.
소스는 로메스코에 가깝지만 칼솟용 소스는 빵, 마늘, 식초로 걸쭉함과 신맛을 만든다는 설명이 많고 이름도 salsa de calçots, salvitxada, romesco가 겹쳐요. 이 글에서는 집에서 만들기 쉬운 '살비차다풍 로메스코 소스'로 구운 토마토, 마늘, 아몬드, 헤이즐넛, 빵, 훈제 파프리카, 식초, 올리브유로 구성해요.
재료 (4인분)
대파는 흰 부분이 길고 굵은 것을 골라요. 가는 쪽파나 실파는 검은 겉껍질을 벗기면 먹을 부분이 거의 남지 않아요. 아주 굵은 대파(예: 일본의 시모니타 파)로도 만들 수 있지만 너무 굵으면 익는 속도가 느리니 세로로 반 가르지 말고 굽는 시간을 조금 길게 해요.

이 레시피는 밀, 아몬드, 헤이즐넛을 써요. 견과 알레르기가 있다면 만들지 마세요. 탄 겉껍질은 먹지 않고 벗겨 낸 속을 먹어요. 구운 파를 종이에 쌀 때는 식품에 닿아도 되는 깨끗한 쿠킹 시트나 무늬 없는 식품용 종이를 쓰세요.
장볼 때 눈여겨볼 것
칼소타다에서 따로 챙길 만한 것은 대파 자체가 아니에요. 파는 가까운 곳에서 굵은 것을 고르고, 현지다움을 좌우하는 훈제 파프리카, 소스를 굵게 만들 수 있는 소형 푸드 프로세서, 집에서 한꺼번에 굽기 쉬운 철판이나 그리들을 우선하세요.
훈제 파프리카는 구운 토마토와 견과 소스에 그을린 붉은 향을 더하는 역할이에요. 뇨라 고추를 구하지 못해도 이것이 있으면 '케첩에 가까운 붉은 소스'에서 벗어나요.
소스는 절구로도 만들 수 있지만 견과, 빵, 구운 토마토를 한 번에 모으려면 소형 푸드 프로세서가 편해요. 완전한 페이스트가 아니라 빵과 견과의 고운 알갱이가 남는 곳에서 멈춰요.
생선구이 그릴이 작은 집에서는 철판이나 그리들로 한꺼번에 구우면 돌리기 쉬워요. 직화의 향은 나지 않지만 겉껍질을 까맣게 하고 속을 쪄 내는 흐름은 만들 수 있어요.
| 준비할 것 | 우선도 | 이유 | 대체 |
|---|---|---|---|
| 훈제 파프리카 | 높음 | 뇨라 고추가 없을 때의 붉은 향을 보충 | 단 파프리카만으로는 훈연 향이 나지 않는다 |
| 소형 푸드 프로세서 | 중간 | 견과와 빵을 굵은 소스로 만들기 쉽다 | 절구로 정성껏 으깬다 |
| 철판・그리들 | 중간 | 대파를 한꺼번에 세게 구울 수 있다 | 생선구이 그릴, 오븐, 프라이팬 |
만드는 법|겉은 까맣게, 속은 달게
구운 파는 약불로 천천히 열을 들이면 겉도 속도 물기가 많아져요. 처음에 센 열로 겉껍질을 태우고 그 뒤에 종이와 알루미늄 포일로 싸서 여열을 들이면 겉은 벗기기 쉽고 속은 부드러워져요.
굽기와 소스의 요령
칼소타다의 굽기는 보통 구운 파보다 훨씬 까매요. 가정에서 '탔다'고 느낄 곳까지 겉껍질을 굽지 않으면 껍질을 벗겼을 때 속대가 딱딱하게 남아요. 다만 까맣게 하는 것은 겉껍질이에요. 흰 속대까지 말라 버릴 만큼 오래 구우면 단맛보다 섬유질이 도드라져요.
| 상태 | 기준 | 고치는 법 |
|---|---|---|
| 겉껍질이 갈색일 뿐 | 불이 약하다, 굽는 시간이 짧다 | 센 불로 올리고 한쪽 면에 2분씩 더 굽는다 |
| 속대가 딱딱하다 | 굵기에 비해 여열이 부족하다 | 싼 채로 5분 더 쉬게 한다 |
| 속대가 물기가 많다 | 표면의 물기가 남았다, 약불로 오래 구웠다 | 다음에는 굽기 전에 닦고 처음부터 센 열을 가한다 |
| 소스가 무겁다 | 기름이 많다, 식초가 약하다 | 식초 1작은술, 레몬즙 1작은술을 더한다 |
| 소스가 까끌까끌하다 | 견과가 너무 굵다, 빵이 너무 말랐다 | 물 1큰술을 더하고 10초만 간다 |
소스에서 가장 하기 쉬운 실패는 너무 매끄럽게 하는 거예요. 알갱이가 전혀 없으면 채소 딥이라기보다 붉은 마요네즈에 가까워져요. 빵과 견과의 고운 알갱이가 파에 감길 정도에서 멈추면 파 한 대 한 대에 맛이 실려요.
뇨라 고추를 구하지 못하면 훈제 파프리카 1작은술과 단 파프리카 1/2작은술로 가깝게 만들어요. 매운 고추를 늘리는 요리가 아니에요. 향, 붉은 색, 구운 토마토의 단맛을 받치는 것이 목적이니 고춧가루로 매운맛을 더하기보다 파프리카의 양을 지키는 편이 어우러져요.
현지에서 먹는 법과 상차림

발스시의 설명에서는 칼솟을 소스에 찍어 위로 들어 올려 입에 넣는 먹는 방식을 소개해요. 집에서 같은 동작을 하면 조금 과장되어 보일 수 있지만 긴 파를 짧게 자르지 않고 굽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한 대를 벗기고 소스에 담그고 빵으로 쫓아 먹으면 식탁의 템포가 평소의 곁들임 반찬과 달라져요.
현지의 칼소타다에서는 파 다음에 고기, 소시지, 순대, 아티초크 등을 숯불에 굽는 흐름이 있어요. 가정에서는 파를 주인공으로 하고 구운 빵, 잎채소 샐러드, 올리브, 토르티야 에스파뇰라 정도면 충분해요. 스페인 요리를 한 접시 더 한다면 차가운 가스파초보다 따뜻한 코시도 마드릴레뇨(일본어)는 조금 무거우니 다른 날로 돌리는 편이 물리지 않아요.
와인을 맞춘다면 가벼운 레드, 로제, 드라이한 스파클링이 어울려요. 소스에 견과와 기름이 들어가므로 무거운 레드보다 산미가 있는 쪽이 먹기 편해요. 술을 곁들이지 않는다면 탄산수에 레몬을 짜기만 해도 기름의 여운이 끊겨요.
보관과 데우기

칼소타다는 갓 구운 것이 최고예요. 그래도 대파를 한꺼번에 구웠다면 탄 겉껍질을 벗기고 흰 속대만 밀폐 용기에 넣어요. 소스는 다른 용기에 나누어 냉장으로 2일을 기준으로 다 먹어요. 파와 소스를 함께 넣으면 다음 날 물기가 나와 소스가 묽어져요.
데울 때는 오븐 토스터 180도C로 3~4분, 또는 프라이팬을 약한 중불로 하고 2분쯤 굴려요. 전자레인지만 쓰면 파에서 물이 나오기 쉬우니 600W로 20초 데운 뒤 토스터로 표면을 말리면 되살리기 쉬워요. 소스는 차가운 채로나 실온에 10분 두었다가 먹어도 돼요.
남은 소스는 구운 닭고기, 흰살생선, 감자, 삶은 달걀과 어울려요. 파바다 아스투리아나 같은 콩 스튜에 직접 섞으면 견과 향이 너무 강하게 나오니 곁들이는 정도로 하세요. 빵에 얇게 발라 구우면 다음 날 가벼운 점심이 돼요.
자주 묻는 질문
아주 굵은 대파(시모니타 파 등)로도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어요. 굵어서 굽는 시간은 대파보다 조금 길게 하고 생선구이 그릴이라면 한쪽 면 8~10분, 뒤집어 8분을 기준으로 해요. 겉이 까매져도 중심이 딱딱하면 싸서 쉬게 하는 시간을 15분으로 늘려요.
대파를 짧게 잘라도 되나요?
가정의 그릴에 들어가지 않으면 반으로 잘라도 돼요. 다만 짧게 자르면 식탁에서 껍질을 벗기는 즐거움은 조금 줄어요. 자를 때도 5cm 토막이 아니라 15cm 이상의 길이를 남기면 칼소타다다운 맛이 나요.
뇨라 고추가 없어요.
훈제 파프리카 1작은술과 단 파프리카 1/2작은술로 만들 수 있어요. 매운 고춧가루를 많이 넣으면 요리의 방향이 바뀌어요. 뇨라는 매운맛보다 붉은 향과 둥근 단맛을 내는 재료로 생각하세요.
신문지로 싸도 괜찮나요?
현지에서는 신문지로 싼다는 설명도 많지만 집에서는 식품에 닿는 용도로 깨끗한 쿠킹 시트를 먼저 쓰고 그 바깥을 알루미늄 포일로 덮는 형태가 다루기 쉬워요. 인쇄면이 식품에 직접 닿지 않게 하세요.
소스를 전날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어요.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하고 다음 날 쓰기 전에 실온에 10분 두세요. 기름이 분리되어 있으면 잘 섞고, 무겁게 느껴지면 식초 1작은술이나 레몬즙 1작은술을 더해요. 파는 전날 구운 것보다 당일에 구운 쪽이 향이 남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