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포타미아의 강가에서 오천 년 동안 구워 온 생선
티그리스 강변. 바그다드의 해 질 녘, 강가 식당가에 늘어선 모닥불 앞에 큰 생선이 갈린 모습으로 세워져 있어요. 숯의 붉은 빛을 받아 껍질이 천천히 바삭하게 구워져요. 이것이 이라크의 국민 음식 마스구프(Masgouf / Masgoof)예요.
마스구프는 중동 요리 중에서도 보기 드문 생선구이로, 티그리스 강이나 유프라테스 강에서 잡은 큰 민물고기(전통적으로는 잉어)를 등 쪽으로 갈라 타마린드와 향신료로 간해 숯불 앞에 세워 천천히 굽는 이라크 고유의 요리예요. 첫입에 겉이 바삭하게 구워진 껍질의 고소함과 속에서 배어 나오는 생선의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져요. 타마린드의 새콤달콤한 소스가 포인트가 되고 구운 토마토를 곁들이면 맛이 더 단단히 조여져요.
이라크 음식 문화 연구자 Nawal Nasrallah 박사의 명저 Delights from the Garden of Eden에 따르면 마스구프의 조리법은 적어도 5,000년의 역사를 가져요.
생선을 갈라 고정해 숯불 앞에 세워 굽는 이라크의 전통 요리예요. 바그다드 방언으로는 masgouf, 표준 아랍어로는 samak mashwi라고도 불러요. 레바논의 샤와르마처럼 불 곁에서 굽는 중동 요리의 계보에 놓이지만 생선을 쓰는 점이 독특해요.
영어권에서는 많은 이라크계 디아스포라 요리사들이 'Masgouf recipe'로 레시피를 공개하고 있지만 이 요리를 자세히 소개한 한국어 글은 거의 없어요. 튀르키예의 케밥이나 레바논의 후무스가 알려진 가운데 이라크 요리는 아직 미개척의 보물창고예요. 이 글에서는 바그다드의 전통 마스구프를 구하기 쉬운 생선과 조리 도구로 재현하는 방법을 설명해요.
재료(4인분)
이라크의 전통 마스구프는 티그리스 강의 잉어(shabout)나 bunn을 쓰지만 집에서는 구하기 어려워요. 도미가 가장 가까운 대체 생선으로 살이 단단하고 구웠을 때의 풍미도 뛰어나요. 농어도 좋은 선택이에요. 중요한 것은 통째로 1마리에 1kg 이상이라는 점이에요. 작은 생선은 껍질 면적이 모자라 마스구프 특유의 '바삭한 껍질 × 촉촉한 흰살'의 대비가 생기지 않아요.
조리 요령
굽기 전에 생선 표면의 수분을 키친타월로 완전히 닦아 내는 것이 껍질을 바삭하게 굽는 절대 조건이에요. 수분이 남으면 증기가 생겨 껍질이 눅눅해져요. 펼친 생선을 쟁반에 올려 냉장고에서 30분쯤 말리면 더 효과적이에요.
타마린드 페이스트에는 '블록 모양(씨 포함)'과 '병조림 페이스트(씨 없음)'가 있어요. 마스구프에는 병조림 페이스트가 쓰기 쉬워요. 블록 모양을 쓸 때는 미지근한 물에 불려 씨와 섬유를 걸러 낸 뒤 페이스트로 만드세요. 아르메니아의 하리사나 이란 요리에도 타마린드가 쓰이지만 이라크 요리만큼 주역급으로 쓰는 음식 문화는 드물어요.
1kg의 도미라면 합계 25〜30분, 1.5kg이라면 30〜35분이 기준이에요. 생선의 가장 두꺼운 부분에 온도계를 찔러 63도 이상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해요. 덜 익으면 식중독 위험이 있으니 특히 잉어 같은 민물고기를 쓸 때는 충분히 익히세요.
이라크 사람들은 마스구프에 레몬을 듬뿍 짜요. 구운 생선에 레몬의 산을 더하면 느끼함이 사라지고 살의 단맛이 돋보여요. 먹기 직전에 짜는 것이 철칙이에요. 굽기 전에 짜면 산 때문에 살이 지나치게 조여 퍽퍽해져요.
변형과 응용
연어 버전 마스구프
연어 반 마리 600g을 써요. 연어는 지방이 많아 타마린드 페이스트의 산이 더 효과적으로 지방을 끊어 줘요. 껍질 면을 바삭하게 구워 타마린드 소스를 끼얹으면 집에서 가장 손쉽게 만드는 마스구프예요.
고등어 버전 마스구프
고등어 2마리를 등 갈라서 써요. 고등어의 지방과 타마린드의 신맛은 궁합이 뛰어나서 한국의 '고등어조림'과 통하는 새콤달콤함을 즐길 수 있어요. 고등어는 살이 부드러우니 생선 그릴로 굽는 것을 추천해요.
요구르트 마리네이드 버전
타마린드 대신 요구르트 100g+강황 1작은술+커민 1작은술로 재워요. 이라크 북부 쿠르디스탄 지방의 스타일로 이란의 타흐친처럼 요구르트와 향신료의 조합이 생선을 부드럽게 마무리해요.
석류 소스 버전
타마린드 소스 대신 석류 당밀 3큰술을 끼얹어요. 이라크 남부 바스라의 고급 식당에서 볼 수 있는 변형으로 석류의 새콤달콤함이 도미 흰살과 호사스럽게 어울려요.
야외 바비큐 버전
바비큐 그릴의 숯불 옆에 갈라 펼친 생선을 금속 꼬치로 고정해 세워요. 가장 전통적인 조리법에 가까운 접근으로 숯불의 복사열과 연기의 향이 더해져 각별한 맛이 돼요. 굽는 시간은 40〜50분으로 다소 길게 해요.
이 요리의 배경
메소포타미아와 생선 먹는 문화
이라크는 '문명의 요람' 메소포타미아의 땅이에요.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이라는 두 큰 강 사이에 낀 이 땅에서는 5,000년 넘게 생선이 중요한 단백질원이었어요.
티그리스 강의 잉어
전통적으로 마스구프에 쓰이는 것은 티그리스 강에 사는 샤부트(shabout)라고 불리는 잉어의 한 종류예요. 집에서는 구하기 쉬운 도미나 농어로 만들어요.

함께 만들고 싶은 요리
- 하리사 만드는 법 - 같은 지역의 식재료와 향을 돌려 쓸 수 있어요.
- 마치부스 만드는 법 - 같은 지역의 식재료와 향을 돌려 쓸 수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
마스구프에 쓰는 생선은 도미 말고 무엇을 추천하나요?
농어, 광어, 부시리 같은 흰살 생선이 좋은 선택이에요. 연어로도 맛있게 만들 수 있지만 지방이 많은 만큼 타마린드의 양을 조금 늘리면 균형이 맞아요. 이라크에서는 본래 민물고기를 쓰지만 바닷물고기로도 마스구프의 맛을 충분히 재현할 수 있어요.
타마린드 페이스트를 구할 수 없어요. 대용품은요?
일본식 매실 장아찌 페이스트 2큰술+꿀 1큰술+식초 1큰술을 섞으면 타마린드에 가까운 새콤달콤함을 재현할 수 있어요. 레몬즙 3큰술+설탕 1큰술로도 최소한의 대용이 되지만 타마린드 특유의 깊은 맛은 나지 않아요. 아시아 식재료 가게나 온라인에서 병조림 타마린드 페이스트를 구할 수 있으니 되도록 진짜를 쓰세요.
납작한 빵이 없다면요?
난이나 피타 빵이 가장 알맞은 대체품이에요. 마트 냉동 코너에서 구할 수 있어요. 얇은 토르티야로도 대체 가능해요. 흰밥과 함께 먹는 것은 본래의 스타일은 아니지만 구운 생선+밥이라는 조합은 동아시아 사람의 입맛에 자연스럽고 맛있어요.
영양 성분(4인분 중 1인분)
| 영양소 | 함유량 |
|---|---|
| 에너지 | 380kcal |
| 단백질 | 42g |
| 지방 | 16g |
| 탄수화물 | 18g |
| 식이섬유 | 3g |
| 나트륨 | 620mg |
| 오메가3 지방산 | 1.2g |
| 비타민 D | 8.5μg |
참고 자료
- Nasrallah, N. (2013). Delights from the Garden of Eden: A Cookbook and History of the Iraqi Cuisine. London: Equinox Publishing.












